[신윤창소설] 인식의 싸움 62. 사업개발팀(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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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계에는 이대도강(李代桃僵)이란 말이 있습니다. 이는 복숭아나무 옆에 자두나무를 심어 자두나무가 복숭아나무를 대신에 병충해를 입게 해서, 더 가치 있는 복숭아 나무를 구한다라는 뜻으로, 큰 승리를 거두기 위해서는 작은 손해를 감수해야 한다는 전략입니다. 이는 고육계(苦肉計), 즉, 자기 몸을 조금 상처 내는 대신 더 큰 것을 얻어내는 전략과도 일맥상통하죠. 전쟁이든 사업이든 어느 정도의 손실은 따르게 마련인데, 문제는 그 손실이 장기적으로 미래의 이익에 어떤 영향을 미치냐는 것 아니겠습니까? 작은 손해에 집착하다 보면 오히려 손실이 더 커질지도 모릅니다. 따라서 처음엔 먼저 손해를 보더라도 그들의 의견에 동조하는 듯하면서, 그 뒤에 더 큰 이익을 챙기는 방식이 되어야겠습니다.”
       
  신대리는 잠시 말을 끊고 아직 준비되지 않은 머리 속에만 있는 생각을 섣불리 먼저 말해야 할지를 잠시 생각하더니만 이내 결심했다는 듯이 말을 이었다.
  "그리고 여기엔 조삼모사(朝三暮四) 같은 잔 꾀도 필요합니다. 팀장님, 제 생각을 말씀드리자면 조삼모사를 또 설명해야만 할 것 같은데, 괜찮을까요?” 
  “조삼모사? 그래, 계속 얘기해봐요?”
       
  신대리가 고사성어를 자주 쓰는 것에 대해 송팀장의 눈치를 보는 것과는 달리, 국제적 사업환경과 외국어에 능통한 반면 고사성어나 역사 인문에 대해서는 지식이 부족한 송팀장은 이어지는 신대리의 사자성어가 점점 더 재미있다는 듯이 빠져 들어가고 있었다. 그리고 이는 박성준이나 조윤희도 마찬가지였다.
      
  “중국 송나라 때 저공이란 사람이 원숭이를 키웠는데, 그 수가 점점 늘어나자 먹이인 도토리를 줄여야만 했죠, 그래서 저공은 원숭이들을 모아 놓고 이제부터는 도토리를 아침에 세 개, 저녁에 네 개씩 주겠다고 말하자, 원숭이들이 모두 반발했다고 합니다. 그러자 저공은 기다렸다는 듯이 그러면 아침에 네 개, 저녁에 세 개를 주겠다고 하였더니, 이에 원숭이들은 좋아했다고 해서 나온 말입니다. 결국 합은 일곱 개로 똑같지만 먼저 네 개를 주면서 상대방을 살짝 현혹시킨 것이죠.”
       
  “그거야 원숭이니까, 수준이 다 그런 거 아니겠어요?” 
  박성준이 또 토를 달자 신대리는 답답하다는 듯이 그를 보며 말했다.
  “성준아~! 내 생각엔 너의 수준이 딱 원숭이 같다. 이게 하나의 우화로 그렇다는 얘기지…, 그럼 이솝우화에 나오는 동물들이 전부 진짜 사람처럼 생각하고 행동하겠니?”
  “어? 하하~, 그러게 말이에요. 아~ 네~, 계속 말씀하세요~.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하하~.” 
  박성준은 모두에게 머리를 조아리며 말을 끊어서 미안하다며 연신 고개를 숙여댔다. 
  “자~ 그래서 그게 우리의 차선책이랑 어떻다는 거죠?” 
  기다리다 못해 송팀장이 이제 그만 빨리 본론으로 들어가라고 재촉하였다.
       
  “그 다음으로 우리회사가 지금 대리점에서 하고 있는 판매장려금 정책을 이용하면 됩니다, 한마디로 판매실적 구간별로 로열티를 지급하는 것이지요. 단지 판매장려금이 매출실적별로 실적이 높은 구간에 장려금율도 높아지는 것과는 반대로, 이번 M&C 로열티는 매출이 증가하면 로열티 지급율이 조금씩 감소하는 형태입니다. 예를 들어 초기 매출이 100억원이 안될 것 같은데, 100억 미만이면 그들이 요구하는 대로 5%를 주고, 100억~200억이면 4%, 200억 이상이면 3%를 지급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매출 증가에 따라 로열티율을 떨어뜨려도 그들이 받는 로열티의 절대값은 매출이 커졌기 때문에 금액적으로는 더욱 커집니다. 아직 시뮬레이션을 못 해봤지만 아마 5년을 가중 평균하면 3.5%~4% 정도가 나올 것 같습니다. 비록 우리 계획인 3%보다는 높지만, 평균적으로 그들의 요구조건을 줄일 수 있고, 나중에 크게 성공하여 매출이 200억대 이상을 유지하면 3%대로 유지할 수 있으니, 결국 우리의 계획 대로 되는 것이죠. 한마디로 ‘조.삼.모.사.’지요."
       
  "대리님, 그거 좋은 안인데요? 우리 당장 검토해봐요." 
  박성준이 동조하며 말했다. 송팀장도 괜찮은 생각이라며 고개를 끄덕이며 마침내 오전 내내 긴 회의를 마쳤다.
      
  제 자리로 돌아온 신대리는 조윤희에게 우선적으로 우리의 첫 번째 안을 미셸리에게 불어로 번역하여 보내기를 부탁하는 한편, 점심식사 후 차선책도 박성준과 함께 구체적으로 검토하기로 했다. 여름 휴가가 시작하기 전에 1차 협상이라도 되어야만, 그들이 바캉스를 가 있는 동안 한국에서는 쉬지 않고 다음 단계를 진행할 수 있는 중요한 기점이 아닐 수 없었다. 

- 계 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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