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윤창소설] 인식의싸움 34. 마케팅 전략 조사보고(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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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 신대리는 박성준에게 자신이 조사했던 두툼한 보고서를 보여주며 아미앙떼의 문제점을 설명해 주었다.

“4P 측면으로 아미앙떼를 분석한 보고서야. 그리고 그 첫 장을 잘 봐. 두툼한 보고서를 한 장으로 요약한 것이니. 일단 내가 간략하게 설명해 줄 테니, 나머지는 네가 틈나는 대로 살펴 보고 깊이 숙지해야 해. 그리고 남들 눈에 띄지 않게, 알겠지?”

“와우~! 이런 걸 혼자 만드시느라 고생 좀 하셨겠네요?” 
박성준은 자기를 빼놓고 생고생한 신대리를 놀리 듯이 말하였다.

“자자~ 그 얘긴 이제 그만 하고, 잘 들어 봐.”

신대리는 박성준의 농짓거리를 한 칼에 제압하고 말을 이었다.

“먼저 Product, 제품 측면에서, 아미앙떼의의 세라마이드 성분의 보습 컨셉은 이미 경쟁사에서 한 발짝 먼저 출시하여 성공한 것으로써, 현재는 콜마 같은 OEM회사에서도 쉽게 생산, 공급할 수 있는 것이야. 이런 기능적 비차별점을 극복하기 위해 경쟁사는 제품 중 한 품목이라도 집중적으로 차별화하여, 남들과 다른 컨셉을 만들고 있는 반면, 아미앙떼는 주력 품목 없이 브랜드 전반적으로 새로운 공법에 의한 혁신적 제품임을 강조하고 있는데, 이건 완벽하게 소비자를 무시한 개발자 마인드야.

성준아 너도 생각해봐.... 이미 기술은 대부분 평준화되어 있고, 미세한 기술의 차이를 소비자가 인식하는 건 거의 불가능한 일이기 때문에 이런 소구점은 더 이상 경쟁력이 되지 못하는 게 현실 이라고. 더욱이 소비자 관여도가 높은 기초 화장품 특성상, 소비자는 사용하던 브랜드를 쉽게 바꾸려 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는 건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잖아. 이렇게 유사한 제품의 때 늦은 출시는 결국 과다한 마케팅 비용이 수반될 수 밖에 없어. 그래서 이젠 브랜드 속에 뭔가 한마디로 소비자를 끄는 스토리가 있어야 하는데, 아미앙떼는 그런 게 없어. 너무 평범해.”

박성준은 신대리의 이야기를 들으며 깜짝 놀라고 있었다. 그의 예리한 분석이야 예전부터 잘 알았던 사실이었으나, 언제 그의 마케팅 수준이 이렇게 높아졌는지 가까이 있던 그조차 알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에, 박성준은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고개만 끄덕일 뿐이었다. 신대리는 얘기를 하며 간혹 가다 박성준의 눈과 표정을 감지하면서 말을 계속 이었다.

“다음으로 Price, 가격인데 말이야, 너도 알다시피 이게 제일 골치 아픈 일이야. 권장 소비자 가격은 경쟁사들이 대부분 비슷하나, 후발회사들의 주력 품목에 대한 과다한 할증과 장려금 정책 때문에, 화장품전문점에서 할인하여 소비자에게 제공되는 실질 가격은 아미앙떼가 10% 정도 비싼 편이야. 아미앙떼는 첫 출시 시점 3개월간, 한시적으로 기본 할증을 10:1에서 10:2로 증가시켰으나, 다시 10:1로 환원되면서 가격 경쟁력을 잃고 말았어. 그러자 대리점은 회사에 10:2 할증에 대한 요구를 계속하고 있으며, 현재 대리점 자체적으로 10:2 할증을 운영하는 경우도 다반수인 게 현실이야. 특히 경쟁사는 주력 품목에 대해서만 10:3 할증도 실시하는데 반하여, 아미앙떼는 전 품목에 걸쳐 하기 때문에, 실질적 비용은 더 사용함에도 불구하고, 더 비싸다는 인식으로 효과 및 효율성 측면에서 모두 뒤떨어지고 있어.

그런데 문제는 바로 우리회사 직영영업소야. 이건 유통과도 연결되어 있으니, 바로 4P의 Place적인 측면으로 들어가서 함께 설명할게. 시판유통은 주요 도심 상권을 중심으로 대형 화장품전문점과 대기업의 편집숍, 그리고 브랜드숍이 생기며 큰 변화를 시작하고 있는데, 이런 화장품 매장의 대형화, 브랜드화는 앞으로도 큰 시대의 흐름으로 더욱 진행되리라 예상된다.

화장품 매장은 이제 더 이상 동네 한 모퉁이에서 아줌마들 소일거리나 생계형의 조그만 매장이 아니야. 전국적 체인망을 형성하는 법인체로 탈바꿈하여, 대량 매입을 통한 강한 가격 협상력으로 전체 시판시장을 주도하기 시작한지 꽤 됐지만, 우리회사는 이들에 대한 전략적 대응을 하지 못하였다가, 뒤 늦게 직영영업소를 통한 회사 직거래로 대형코너에 진입하기 시작했으니, 뒷북도 엄청나게 큰 뒷 북이야.

그러니 영업소장들이 어쩌겠냐? 할증을 늘릴 수밖에. 회사에서 주는 장려금과 전체 할증을 스스로 조정해서 시장에는 주력제품에 한해 10:3에서 10:4까지 할증을 늘리니까, 대형매장에서 덥석 받아 먹게 된 거야. 그래서 지금 한시적으로 매출이 급증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여기에는 엄청난 문제가 도사리고 있어. 그래서 내가 직영영업소 가겠다는 너를 못 가게 잡은 거야. 오히려 넌 내게 감사해야 해, 임마~!”

신대리가 긴 얘기를 마치며 엄포성 발언을 하자, 박성준은 깜짝 놀라며 물었다.

“네? 뭐가요? 직영영업소가 무슨 큰 문제가 있는데요?”

“네가 그리 나무만 보고 숲을 못 보니, 언제 커서 나를 제대로 도와 주겠니?”

신대리도 강소장의 얘기를 듣기 전까지는 잘 알지 못했던 사실이었지만, 어제 속 썩인 것에 속으로 고소하다는 마음으로 짐짓 박성준에게 한심하다는 핀잔의 말을 날리며 말을 이었다.

- 계 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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