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윤창소설] 인식의 싸움 47. 사업개발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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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 한 시간 단위로 두 곳의 리서치 회사의 담당자들이 사업개발팀을 방문하자, 신대리는 마치 그가 직접 하기라도 하는 것처럼 이번 리서치의 취지를 그들에게 자세히 설명하였다.

“이상으로 이번 리서치의 주요 배경설명을 마치겠습니다. 다시 요약하면 이번 리서치는 화장품과 어울리는 외국 유명 브랜드를 선택하기 위한 것입니다. 우리가 선별한 세 브랜드는 이미 국내 젊은 여성들에게 꽤 알려진 브랜드들이지만, 정확히 어느 정도 수준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이번 조사를 통해서 우리가 알고 싶은 것은 다음과 같습니다.”

신대리는 PPT의 최종 슬라이드로 화면을 옮겼다. 화면에 이번 조사의 궁극적인 목적이 굵은 글씨체로 크게 강조되어 나타나자, 그는 힘찬 목소리로 더욱 강조하며 화면의 글을 또박또박 읽어 나갔다.

“1. 각각의 브랜드에 대해 소비자는 어떤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가?
2. 브랜드 인지도는 각각 어느 정도인가?
3. 브랜드별 정확한 코어 타겟은 누구인가?
4. 화장품 브랜드로서의 적합성은 어떠한가?
5. 결론적으로 최종 어떤 브랜드를 선택하는 것이 좋은가?”

리서치의 취지와 목적에 대한 설명이 끝나자 그는 매우 다급하다는 듯이 말하였다.

“저희가 급한 관계로 빨리 조사를 시작하고 싶습니다. 3일 후에 조사설계서를 프로포절(Proposal)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3일이요? 못해도 일주일은 주셔야 하는데요?”

리서치 회사 두 곳 모두 같은 반응을 보였지만, 신대리는 다시 한번 강조하며 말하였다.

“잘 압니다. 저도 리서치에 잔뼈가 굵은 사람이라 충분히 이해합니다. 사정 잘 아니까, 이리 부탁 드리는 것입니다. 그래서 여러분께 자세히 설명도 드리는 것이고, 별도로 제가 만든 기본 조사설계서까지 드리는 것입니다. 여러분은 저보다 전문가이시고 또 이런 브랜드 조사를 많이 해보셨을 테니까, 이미 준비된 기본 설계서가 있지 않겠습니까? 그걸 최대한 활용해서 우리 입맛에 맞게 바꿔 주시면 되지 않을까요?”

이에 두 회사는 모두 어쩔 수 없다는 듯이 신대리의 제안을 수락하며, 3일 후에 다시 만날 것을 기약하며 자리를 떠날 수 밖에 없었다.

3일 후, 두 회사 모두 성실하고 잘 계획된 제안서를 준비 해왔다. 내용으로만 보면, 신대리도 어느 곳을 선택할지 어려울 정도였지만, 여성으로서 이번 조사에 매우 흥미와 재미를 느끼며, 보다 열성적이었던 엄대리가 있었던 D사를 선택하였다. 그녀는 마치 사업개발팀 직원인 양 제 일처럼 엄청난 열정으로 관심을 표하였다. 역시 여성들에게 이번 프로젝트는 시작 전부터 큰 관심의 대상이 되는 것 같았다. 신대리는 미래의 고객이 될 수도 있는 그녀에게 한 배를 탄 것과 같은 동질감을 느꼈기 때문에 D사와 함께 일하기로 마음 먹었다.

기대한 대로 역시 이런 브랜드 조사에 대해 D사는 전문적이고 경험이 풍부하였으며, 일정한 틀이 이미 갖추어져 있었기 때문인지, 두툼한 설문지를 일주일 만에 뚝딱 만들어 제출하였다. 얘기 듣기론 보통 설문지 완성하는데 1개월이 걸릴 때도 많지만, 이번 조사는 신대리의 빠른 의사결정으로 더욱 신속하게 진행되어 갔다.

조사 표본은 고등학생, 대학생, 직장여성 세 그룹 각 100명씩으로 하여, 3주 후에 최종 보고서를 발표하는 걸로 조사를 끝내기로 했으며, 신대리는 향후 이번 프로젝트를 완성할 때까지 계속 D사와 함께 조사업무를 진행할 것을 약속하며, 상당 부분 가격도 네고(Nego)할 수가 있었다.



그리고 드디어 3주 후, D사의 엄대리는 조사 결과 발표에서, 최종적으로 M&C 브랜드를 적극 추천하였다.

“이상과 같이 M&C는 무엇보다도 브랜드 인지도 측면에서 고등학생을 제외한 20대 여성들에게 특히 90%대의 가장 높은 인지율을 보였으며, 이미지도 감각적이고 고급스러워 화장품과 가장 잘 어울린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조사결과 M&C의 타겟 고객이 생각했던 것 보다 높게 나왔습니다. 브랜드 선호도는 직장여성에서 가장 많이 나왔지만, 화장품으로 개발한다면 30대 이상의 여성에게 어울릴 것 같다는 조사 결과였습니다. 이는 아무래도 기존의 잡지와 패션의 이미지가 신입 여직원 보다 직장에서 어느 정도 자리 잡은 대리나 과장급의 커리어가 있는 여성이기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현재 화장품의 헤비 유저(Heavy User)는 20대 직장여성들이지만, 여대생들의 화장품 소비도 무시 못할 수준입니다. 이와는 반대로 30대 여성은 이미 화장품 브랜드에 안착하는 세대이기 때문에 브랜드를 쉽게 바꾸지 않으려 하며, 결혼 후 애기를 가지면서부터 화장품 사용이 줄어들기 때문에, 신제품의 주요 타겟은 아니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M&C를 선택하더라도 이런 문제점들을 반드시 해결해야만 될 것이라 생각됩니다.”

- 계 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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