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73년 만에 LG생활건강 ’후‘ 1등 브랜드 등극

2019 K-뷰티 熱戰[2] LG생활건강 ’시가총액 1위–1조 클럽-후 2조원 매출‘의 트리플 크라운 달성
화장품 브랜드에서 2등이 1등 꺾은 최초 사례

2018년 화장품산업 이슈를 돌아보며, 2019년 예상되는 시나리오를 짚어본다. 2019년은 내수와 수출 분야에서 화장품산업의 한 획을 긋는 변혁의 해로 전망된다. ①K-뷰티, 중국시장에서 주도권 상실 ②73년만에 LG생활건강 ’후‘ 1등 브랜드 등극 ③K-ODM 증설 완료, 중국 시장 ’쾌청‘ ④브랜드사들 ’제조업자 표기‘ 변경 요구 봇물 ⑤중국 화장품법규 정비, 비무역장벽 강화 ⑥한국 ODM사 무더기 FDA 경고 ⑦로드숍 vs 편집숍 유통채널 지각변동 ⑧인플루언서 마케팅 효율성 논란 ⑨화장품법 개정과 규제 완화 요구 ⑩화장품업계 이슈, 미투·52시간 근로제 [편집자 주]


시장에는 영원한 1등도 영원한 2등도 없다. LG생활건강의 ’더 히스토리 오브 후‘가 ’혼돈기에 기회를 창조한 기업의 교훈‘을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올해 10대 뉴스의 두 번째는 LG생활건강 ’후‘의 국내 첫 ’2조 브랜드‘ 탄생이다.  



국내 화장품 업계에서 매출 1조원 시대를 연 브랜드는 2015년 11월 아모레퍼시픽의 ’설화수‘였다. 이어 2016년 11월 ’후‘도 누적 1조원을 돌파했다.


하지만 국내 최초 ’2조 브랜드‘는 LG생활건강의 ’더 히스토리 오브 후‘의 차지가 확실해졌다. ’후‘는 올해 3분기까지 누적매출액 1조 4540억원으로, 광군제 매출과 연말 실적을 합하면 2조원 돌파가 유력하다는 게 LG생활건강 측의 예상이다.


LG생활건강은 2018년 매출액 6조 7780억원, 영업이익 1조 420억 원을 올릴 거라는 전망이다.(IBK투자증권) 국내 화장품사 중 △매출액 1위, 시가총액 1위 △영업이익 ’1조 클럽‘ 가입 △단일 브랜드 ’후‘ ’매출 2조원 돌파’의 이른바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하게 된다.


지난 11월 28일 차석용 부회장은 연임됐다. 이로써 2005년 취임 이후 자신이 가진 ’LG그룹 최장수 CEO‘ 신기록을 이어가게 됐다. ’승부사‘, ’M&A 귀재‘, ’미다스의 손‘의 명성도 잇게 됐다. LG생활건강의 ’후‘ 담당 김병열 상무도 전무로 승진하며 아시아사업을 총괄하게 됐다.


혼돈기에 기회를 창조한 기업에게는 달콤함도 배가 된다. LG생활건강의 실적은 사드 리스크로 모든 브랜드사가 줄줄이 마이너스 성장으로 고전하는 가운데에서 나홀로 이룬 기록이어서 더욱 돋보인다. 73년만의 ’1등 브랜드‘ 왕좌 교체는 한국화장품사에서 일대 사건이다.


LG생활건강이 아모레퍼시픽을 꺾으리라고 누가 예상했을까? 불과 2년 전만 해도 상상조차 어려웠다. 사드 리스크로 시장이 혼돈에 빠졌을 때, 혁신을 이뤄내지 못하거나 적응에 잘못 대응하면 아이콘 상품도 비틀거릴 수밖에 없다는 점을 잘 보여준다.


후는 2003년 론칭한 비교적 젊은 브랜드다. ’왕실 비법을 재현하여 왕후의 피부를 위한 궁중화장품‘을 콘셉트로 탄생했다. LG생활건강 관계자가 꼽은 성공 요인은 △왕후의 궁중문화 럭셔리 마케팅 △왕실의 독특한 궁중처방을 바탕으로 한 뛰어난 품질 △궁중스토리를 담은 화려한 디자인 등 세 가지다.


한방화장품→’궁중‘화장품으로의 차별화가 중국 소비자에게 각인되면서 한국의 왕실문화와 연계한 ’고급화 전략‘과 ’VIP 마케팅’이 중국 여성의 고소득화, 고급화와 맞아 떨어졌다.


한편 설화수는 견조한 성장세지만 1등 브랜드 자리를 ‘후’에게 내줬다. ‘명품’ 이미지로 중국 대도시 160개 고급백화점에 입점했으며, 온라인몰 ‘VIP닷컴’으로 온라인 판매망도 넓히고 있다. 설화수는 재작년에 ‘유커 만족도’ 화장품 부문 1위, ‘중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한국의 명품 ’한방화장품‘ 부문 1위에 선정된 바 있어, 잠재력이 크다.



LG생활건강 ’후‘ vs 아모레퍼시픽 ’설화수‘의 2019년 격돌은 대한민국 럭셔리 대표 화장품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아울러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의 자존심을 건 왕좌 다툼도 두 브랜드의 향배에 달려 있다.


대한민국 마케팅사에서 2등이 1등으로 올라선 사례는 조선맥주가 창립 60년만에 ’하이트(HITE)맥주‘를 론칭해 OB맥주를 누른 일이 대표적이다. 하이트맥주는 1993년 론칭 3년만에 판매량 1위를 달성했고, 지금까지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하이트‘의 성공으로 회사명을 ’하이트맥주‘로 변경했고 만년 No 2에서 업계 1위로 올라설 수 있었다. 그 원동력은 권위나 고정관념에 사로잡히지 않은 기업정신이며, IMF 위기 등을 성장의 기회로 삼아 발전한 게 컸다.


위기의 묘미는 야심찬 기업에게 성장의 기회를 찾아내는 데 있음을 ’후‘가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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