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호치민에 뜬 ’K-뷰티 다크호스‘

[2018 VietBeauty Review]②코스앤코 비나(COSNKO Vina)...현지 진출 1호점 C#Shop 선점효과 기대...K-뷰티 종합유통숍으로 중소기업 화장품의 메카 될 것

사업은 의지만으로 잘 굴러가지 않는다. 의지보다 현실이 우선이다. 현지화의 속도가 중요하다. 코스앤코(COSNKO) 홍승욱 대표는 “베트남에서 살아남는 게 쉽지 않다. 철저한 현지화로 공을 들이는 중이며, 중국처럼 온라인 결제 시스템이 열리는 순간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코스앤코는 1년 6개월여 준비 끝에 올해 2월 베트남 1호 매장인 C#Shop을 오픈했다. 로드숍이 아닌 K-뷰티 종합 유통몰로선 베트남 진출한 첫 사례다. 35개 브랜드 400여 개 품목 중 위생허가를 받은 제품도 300여 개에 달한다. Dr.MediFirm, MD638, FLEX POEWR, BIOVIM, Finden Skin Bebe, GOU:E, YUCHOO BY ME, I_PAD 등 저마다 독특한 칼라의 K-뷰티 군이다.



#1 매장은 ’사람‘이 인테리어


C#Shop 매장 인테리어는 현지 주민들의 호기심을 자극해, 간판집이 호황이라는 소문. 특히 C#Shop 로고의 전구 데코는 주변 가게의 간판 풍경을 달라 보이게 만들었다.


베트남 현지법인 COSNKO Vina의 조안나 대표는 “사람이 가장 좋은 인테리어라는 말처럼, 베트남 친구들이 즐겨 찾는 미팅 장소이자 수다 떠는 공간으로 매장을 꾸몄다”고 소개했다. 퇴근 후 직원이 친구를 부르고, 젊은 베트남 여성들이 쉬며 K-뷰티를 체험하는 오픈 공간으로서의 기능을 고려했다.


C#Shop이 위치한 곳은 호치민시의 3군으로, 베트남 여성의 평균 눈높이에 맞춰 K-뷰티를 소개하려는 전략이다.


베트남은 2017년 한국화장품 수입액이 1.4억 달러로 전년 대비 131% 성장, 아세안에선 태국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그만큼 K-뷰티 우수성이 잘 알려진데다 한국식 화장법이 유행하고 있다.


대신 비공식 루트로 유통되면서 정품 여부 확인이 쉽지 않아 소비자들이 혼란을 겪고 있다. 이 때문에 베트남 정부의 자국산업 보호 및 법규 준수 조치가 예전보다 엄격해졌다. 최근 베트남 정부는 라이선스 없이 온라인매체에 광고한 한국 업체에 500만원의 벌금을 부과하고, 중국산 밀수 화장품을 판매한 무무소(MUMUSO, 무궁생활) 베트남에 총 3억 2250만동(약 1590만원)의 벌금과 강제 폐기라는 행정처벌을 내렸다.


조안나 대표는 “베트남 시장은 K-뷰티에겐 기회와 리스크가 상존한다. 인구 절반이 젊은층이며, 한류 열풍 확산 등이 기회라면 제도 미비와 위생허가 등 비무역장벽이 리스크”라고 전했다.



#2 변호사 운(?)


해외 진출 시 성공 모델보다는 사람들의 아이디어에 주목해야 한다. 기업이 겪는 문제의 해결 과정의 복잡성과 불확실성을 줄여주기 때문이다.


베트남에서의 법인 설립은 ’좋은 변호사‘를 만나느냐에 달려 있다는 게 조 대표의 조언. 그는 “10여 명을 만났어도 수임료가 천차만별이고, 회사 매출을 먼저 물어보는 변호사라면 믿기 어렵다”고 전했다. 추가 비용 요구는 고사하고 진행도 제대로 되지 않아 고충이 크다고. 현지인을 통해 신망 있는 변호사를 구하는 게 관건이라고 했다.


로컬법인 설립과 외투법인도 고려해야 한다. 로컬법인은 베트남인을 대표로 내세워야 하고, 외투(外投)법인은 정부 규제와 간섭이 까다롭다. 현지 소식에 따르면 올해 6월까지 베트남에 설립된 한국 법인은 무려 5000여 개에 달한다. 호치민시의 교민 수도 20만명에 육박해, 이젠 교민 대상 사업도 나타나고 있다.


#3 전자지갑이 열리면!


베트남 화장품시장에서 가장 큰 변화는 전자지갑(E-Wallet)이다. 대표적인 게 잘로페이(zalo pay)다. 현재 20여 전자지갑 서비스가 베트남 중앙은행의 라이선스 인허가를 기다리고 있다. 중국의 위챗페이, 알리페이가 모델로 COD(Cash On Deliver, 후불현금결제) 방식이 65% 이상인 베트남 국민에게 큰 변화를 몰고 올 조짐이다.


조안나 대표는 “베트남은 온라인으로 주문해 택배 후 제품을 확인하고 현금을 지불하는 방식이어서 매장을 운영하는 것은 모험이다. 로드숍에서도 화장품을 확인하고 온라인으로 주문한다. 매장은 안테나숍으로서의 기능만 있다”고 소개했다. 하지만 “전자지갑이 열리는 순간 K-뷰티의 우수한 화장품을 한눈에 볼 수 있는 C#Shop이 K-뷰티의 메카로 부상할 것”이라는 기대를 조 대표는 숨기지 않았다.



#4 오토바이 타는 예쁜 한국 여자


조안나 대표는 베트남 주민들 사이에서 ’오토바이 타는 예쁜 한국 여자‘로 불린다. 그녀 혼자 오토바이 타고 골목길을 누비며 전단지 10만장을 뿌리고, QR코드 5만장을 전봇대에 붙이는 맹활약을 보고 베트남 친구들이 붙인 별명이다. 현수막을 걸다가 공안 단속에 걸려도 미소와 호소로 외려 도와주고 싶은 모성애를 자극한다.


“베트남인들은 순수해서 샘플을 주면 진정으로 기뻐하고, 필요한 게 없냐고 외려 묻기까지 한다. 많은 페이스북 친구들이 C#Shop 방송을 보고 공유해주며, 직원들이 미팅 장소로 사무실을 개방해 친근하게 다가가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3년간 호치민을 60회 방문, 상주하다시피 한 조안나 대표의 밑바닥 훑기는 그림물감 하나를 사도 ’K-뷰티 전도사‘라는 자긍심이 깔려 있다.


홍승욱 대표는 “중소기업이 살 길은 현지 시장을 알고 접근하는 거다. 알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K-뷰티를 팔아주는 분이 많이 생기도록 현지화를 적극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덧붙여 조안나 대표는 “페이스북, B2C쇼핑몰, 구글 키워드 마케팅은 물론 한번 구입한 고객이 재구매하도록 P2P도 활성화 시켜서, 베트남 화장품시장에서 K-뷰티 돌풍을 일으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베트남은 미성숙, 덜 진화된 시장이지만 반대로 선점(qwerty) 효과는 단단해 보였다. 발로 뛰고 밑바닥을 훑는 C#Shop의 현지화 전략은 100호점 탄생으로 이어지리라는 기대를 모으기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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