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정점 찍은 전문가 4인이 말한 'K-뷰티 미래'는?

25일 ‘메이크업 인 서울’에서 열린 ‘K-뷰티 & K-스타일의 미래’ 콘퍼런스에 뷰티 디렉터·스페셜리스트·마케터·뷰티툰 작가 전문가 4명 '웨이크메이크', '디어달리아', '이니스프리', '닥터자르트' 등 K-뷰티 두각 브랜드 거론, 화장품 브랜드 큰 반향 일으켜

국내 뷰티 에디터의 화석으로 불리는 잡지 보그의 디렉터가 ‘제너레이션 Z 세대’ 등장을 주목하자 6년간 500개 화장품 브랜드를 컨설팅해온 마케팅 기업 대표는 ‘선 온라인 경험 후 오프라인 구매’를 대안으로 내놨다. 남성 뷰티 에디터 1호 출신의 화장품 기획자가 ‘디자인’을 중요성을 언급했을 때 캐릭터 ‘된다’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뷰티툰 작가는 구찌의 ‘문화 마케팅’ 엿보기를 제안했다.

25일 메이크업 인 서울 ‘K-뷰티 & K-스타일의 미래’ 콘퍼런스에서 각자 분야에서 정점을 찍은 4명의 패널이 K-뷰티의 미래를 위해 꺼내든 화두다.



◇ 브랜드 춘추전국 시대, 현재 인기에 안주하면 큰일

패널로 나선 박진호 대표가 운영하는 뷰스컴퍼니는 소비 트렌드 조사를 위해 매달 H&B스토어를 분석한다. 신세대 소비층의 구매 척도를 알아보기 좋은 가장 핫한 유통 채널인 까닭이다.

이날 디지털 빅데이터를 근거로 ‘소비자’의 움직임을 포착하고 향후 트렌드를 소개한 박진호 대표의 발언은 신선했다. 

박진호 대표는 “올리브영의 올해 3월 판매 1위는 자체 PB 브랜드 ‘웨이크메이크’였다. 특히 최근 출시한 올리브영 PB ‘컬러그램’은 등장과 함께 솔드 아웃된 핫한 브랜드로 떠오르면서 유통사의 자체브랜드 강세가 돋보였다”며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매월 신규 브랜드와 유통사의 PB 제품의 상위 랭킹 진입률이 높아지면서 기존 강세 브랜드의 순위도 오르락 내리락이다. 어떠한 화장품 브랜드도 안주하면 큰일”이라고 설명했다. 

크게 소비자와 생산자 두 부류가 있다고 믿는 박 대표의 지론은 소비자와 생산자가 사용하는 언어가 다르다는 데서 출발한다. 생산자가 자신의 언어로 제품의 콘셉트를 외치지만 언어가 달라 소비자는 흘려듣게 된다. 그래서 디지털 분석을 통해 체계적인 소비자 언어로 번역하고 소통할 수 있는 창구를 뷰스컴퍼니가 만든다.  

빠르게 변하는 소비 트렌드에 대응하기 위한 방안으로 박진호 대표는 “최근 온라인에서 브랜드의 간접 경험을 유도하고 오프라인에서 구매하도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며 “이를 위해 마이크로 인플루언서를 적극 활용해 콘텐츠 양을 늘리는 방법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일반적으로 팔로워가 10만 명 미만이면 마이크로 인플루언서로 불리는 데 국내에서 200만 콘텐츠를 축적한 클리오가 이들을 잘 활용하고 있는 브랜드로 꼽힌다.  
 

 
◇ Z 세대 공략, ‘진정성’ 담은 브랜드 스토리가 핵심

보그 백지수 뷰티 디렉터가 ‘제너레이션 Z 세대’의 등장을 말하면서 가장 강조한 부분은 브랜드 스토리였다. 

비건 화장품 브랜드 ‘디어달리아’를 꼭 집어 “협찬 없이 보그에 소개하고 싶은 브랜드”라고 말할 정도다. 콘셉트 고수와 브랜드 스토리를 높게 평가했다. 그는 “비건은 내추럴이나 유기농과는 개념이 다르다. 따라서 이 제품이 ‘좋다’, ‘안전하다’고 말할 수 없다. 그냥 동물성 원료가 사용되지 않았을 뿐”이라면서도 “색조 브랜드 디어달리아는 매출의 상승과 하락에 관계없이 꾸준히 제품을 개발한다. 비건 브랜드라는 브랜드 스토리와 명확한 콘셉트를 유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스토리를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밝힌 뷰티툰 정나영 작가는 “로드숍 브랜드 이니스프리를 주의 깊게 보고 있다. 제주라는 콘셉트를 기반으로 꾸준히 같은 목소리를 소비자에게 전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즉 저렴한 가격을 어필하는 로드숍 트렌드보다 멀리 보고 소비자의 신뢰를 유지하는 브랜드 스토리를 이니스프리의 강점으로 봤다.

정 작가는 명품 브랜드와 여행이 결합한 ‘구찌 플레이스’ 앱에 녹여진 스토리도 눈여겨봤다. 사용자가 여행을 하다 특정 구찌 영역에 접근하면 이 앱에서 알람이 울린다. 또 이 장소의 히스토리가 자동으로 소개된다. 한편 이 구역에서만 살 수 있는 한정판 제품도 알려준다. 그는 “자신의 개성과 스토리를 좋아하는 신세대의 특성을 적극 활용한 ‘패션 브랜드와 여행’의 결합이다”며 “앱 자체가 스토리다. K-뷰티도 이러한 문화적 결합을 벤치마킹해야 한다”고 전했다.



◇ 제2의 K-뷰티 전성기 ‘패키지 디자인’ 주도

이날 콘퍼런스에서는 K-뷰티 미래와 디자인 패키지의 연계성도 제시됐다. 

우리나라 제1호 남성 뷰티 에디터였던 황민영 엠에스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는 “K-팝이 K-뷰티에 영향을 준 것은 사실이다. 반면 지금 우리나라 여성들의 파우치 안에 하나씩 넣고 다니는 ‘쿠션’과 ‘팩트’ 제품의 흥행이 K-뷰티 확산에 주효했다”고 전했다. 

현재의 K-뷰티를 조명한 그는 “빠른 유행과 여성들의 강한 개성이 현재의 K-뷰티를 주도하고 있다”며 “세계의 유명 브랜드와 트렌디한 화장품을 한국이라는 공간에서 모두 만날 수 있다는 것이 이를 입증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2의 K-뷰티 전성기를 위한 시발점이 바로 지금”이라며 “스토리도 중요하지만 패키지 디자인에 더욱 힘써야 할 때”라고 강조하며 ‘닥터자르트’를 사례로 꼽았다. 최근과 향후 K-뷰티 트렌드만으로 평가했을 때 제품의 비주얼이 브랜드의 이미지를 만든다는 것. 

실제 그는 닥터자르트 제품에 대해 “같은 원료를 사용하거나 비슷한 라인의 화장품을 비교할 때 소비자의 최종 판단 기준은 디자인이다. 론칭 초기부터 패키지 디자인에 공을 들여온 닥터자르트 제품에 대한 소비자 반응은 ‘일단 예뻐!’다. 그래서 소비자가 좋아하는 브랜드가 됐다”고 설명했다.

이날 콘퍼런스에서 전문가 4명의 의견을 종합해보면 이렇다. 

밀레니얼 세대를 밀어내고 새롭게 등장한 1990~2001년 출생의 ‘제너레이션 Z 세대’는 쉽게 믿으려 하지 않는 성향이 두드러지게 강하다. 이들은 온라인에서 먼저 간접경험 후 오프라인 구매를 유도하는 것이 좋다. 같은 성분이나 비슷한 라인이라면 조금 더 이쁘고 가치 있는 디자인이 그들을 끌어당길 것이며 브랜드 신뢰도 상승을 위해 스토리에 진정성이 담겨야 하고 콘셉트도 변함없어야 한다. 

여기에 K-뷰티를 K-컬쳐로 승화시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명품 브랜드 구찌는 여행 앱 ‘구찌 플레이스’를 배포했다. 뷰티 브랜드와 여행 문화를 결합한 사례다. K-뷰티를 상품적인 가치로만 접근하기보다 하나의 문화임을 인정하고 그 무대를 만들어 줘야 K-뷰티의 미래가 있다는 것이다. 

소비층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4명의 전문가가 전한 ‘K-뷰티의 미래상’의 메시지에 업계와 정부, 학계의 적극적인 반응이 필요할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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