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시장은 하루 평균 수천만 건의 상품 판매와 구매자 리뷰, SNS 댓글 등이 폭발하는 마케팅 전장터. 넘치는 데이터 속에서 진짜 의미를 어떻게 찾아내야 할까? 그래서일까 4월 25일 메저차이나의 세미나에는 300여 명이 참석, ‘데이터 속 내 제품의 방향성’을 체크하려는 열기가 가득했다.
메저차이나 천계성 대표는 인사말을 통해 “작년 4월부터 올해 3월까지의 4196만개의 개별 상품별 원료, 효능, 9.6억건의 구매내역, 15조원의 매출액의 전수 분석을 했다. 이들 데이터 속에서 AI 알고리즘을 통해 추출된 ’양극화되고 있는 중국 시장에서의 K-뷰티 해법을 찾아보는 시간‘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소개했다.
세미나는 △중국 뷰티시장 현황과 성장하는 해외 브랜드의 특징은? (주메이리 샤텐(夏天) COO) △K-뷰티가 알아야 할 중국 소비자 관심 키워드 TOP10(메저차이나 김지현 매니저) △명동/강남 화장품 매장 데이터로 알아보는 소비자 심리(워크인사이트 김한성 이사) △데이터로 혁신하는 K-뷰티 유통전략(비투일크 이소형 대표) △양극화 되고 있는 중국 뷰티시장의 해법(트렌드랩506 이정민 대표) 순으로 진행됐다.
샤텐은 “중국의 뷰티산업은 3단계로 진입했으며, 주요 특징으로 유명 KOL가 산업 구조에 큰 영향력을 끼치는 점”이라며 “주목해야 할 차세대 온라인 브랜드는 '홈페이셜프로‘, ‘퍼펙트 다이어리(完美日记)’, ‘WIS', WINONA 등이며, KOL은 장모판(张沫凡), 장다위(张大奕), BENNY 등이 떠오르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들 브랜드의 마케팅 방법은 ①좋은 스토리와 KOL과의 적극적 협력, 고객과의 소통 ②고객 커뮤니티 운영, 고객 가치 증대 ③강한 제품 파워, 핵심 R&D 기술 보유 제품 등”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소비자를 분석한 메저차이나 김지현 매니저는 “최근 6개월 간 가장 많이 떠오른 원료는 니코틴산아미드(烟酰胺)·히알루론산(玻尿酸)·아미노산(氨基酸)이며, 효능은 보습과 미백이었다. 보습 연관 키워드는 에센스, 히알루론산, 마스크팩, 미백 등이었다”고 소개했다.
이어 “마스크팩의 경우 시트 다음으로 크림 마스크 리뷰가 많았다. 보습×마스크팩의 궁금증으로는 △민감성 피부 사용 가능 여부 △미백 효과가 뛰어난 마스크팩은? △워시오프 마스크 후 기초 제품 스텝은? 에 대한 궁금증이 많았다”고 리뷰 모니터링을 설명했다.
이어 “올해 선케어 제품은 스프레이→크림으로의 제형의 변화가 예상되며, 미백과 관련된 탑 성분은 니코틴산아미드로 최근 6개월 티몰/타오바오 매출액이 누적 1400억원을 기록했다”며, 김 매니저는 OLAY의 마케팅 사례(우수성분+고객 관심, 키워드 선점+긍정리뷰=매출)를 부연 설명했다. 특히 원조 브랜드(메디필)보다 ODM브랜드(중국 로컬)가 1천배 이상 차이 나는 매출액을 올리는 사례도 소개했다.
세미나의 하이라이트는 트렌드랩506 이정민 대표의 ‘작년 3만5000개 브랜드, 4169만여 개의 등록 상품, 14.6조원 매출액의 빅데이터 분석 결과와 K-뷰티 해법’이었다.
그는 “중국 화장품시장은 새로운 판, 새로운 룰의 듣보잡 브랜드 시대다. 2017년 론칭한 ‘퍼펙트 다이어리’라는 브랜드가 올해 가장 주목해야 할 색조 브랜드로 급격히 성장하고 있다. ZUZU라는 웨이상 브랜드(온라인 디지털 다단계)는 100만원을 내면 200만원의 제품을 주는 등 마케팅을 전개하는 데 이런 듣보잡 브랜드가 마구 등장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슬라이드를 보여주며, 중국 소비자의 매대인지 또는 개인 화장대인지 구별하기 어려운 ‘미친 소비 붐’을 소개했다. 그는 “화장품시장은 ‘시간의 축적이 되면서 경험이 쌓이고 취향도 생기는데, 중국 소비자는 미친 듯이 엄청난 속도의 소비 경험을 통해 선진국을 따라잡고 있다”며 “대시보드에 올라오는 4대 플랫폼 점유율을 보면 중국 로컬 33% 한국-일본-프랑스-미국이 각 10%로 전체 75%이지만 5파전의 경쟁 구도라고만 볼 수 없다. 왜냐면 카테고리별로 가보면 경쟁력을 가진 각 나라 브랜드가 튀어나와 훨씬 복잡한 양상”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로션/에센스의 카테고리 상위 50개사 중 한국 브랜드는 없었다. 베이스의 경우에는 라네즈 등 5개사가 랭크됐지만 K-뷰티의 상징인 BB쿠션은 2개사에 불과했다. 색조는 3CE가 유일했다.
이어 소비 주류로 떠오르는 주링허우의 키워드로 ▲가성비 상품 ▲꿀조합(베이스는 한국, 아이는 일본, 립은 유럽) ▲간소화(소포장) ▲국뽕 중국, 비주얼 등을 제시했다. 이에 따라 ①확실한 아이덴티티 ②상품 집중화 ③콘텐츠(성분 중심의 세분화) ④낫 글로벌, 벗 로컬 ⑤전방위 소통 ⑥빅 데이터 등의 K-뷰티가 지향해야 할 6가지 법칙을 제안했다.
이정민 대표는 “로레알의 중국 포트폴리오는 △오프라인 서비스 제공(14개 브랜드) △가상 메이크업 미러(11개 브랜드) △미용컨설턴트 APP 출시(3개 브랜드) △무인 판매 실시(12개 브랜드) 등으로 전방위 소통에 힘을 기울인다”며 “'not global but local'에서 K-뷰티의 방향성을 읽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빅데이터로 본 K-뷰티의 위상은 카테고리별로 현저하게 밀리며 ‘좁아지는 한국 화장품 입지, 중국 2세대 브랜드의 약진’으로 정리된다. 일부에서 말하는 사드로 ‘잃어버린 2년’이라는 분석은 맞지 않음도 확인된다.
메저차이나의 빅데이터 분석은 ‘빠르게 변화하는 중국 화장품 소비자, 개인의 개성과 민족 중시’의 소비 패턴을 드러냈다. 이에 맞춘 중국 로컬의 차별화된 브랜드 스토리와 KOL을 통한 소통, 신선한 마케팅이 중국 소비자를 사로잡았음을 보여준다.
세미나에 참석한 A대표는 “중국 시장은 너무나 빨리 변하기 때문에 직관이나 경험만으로 접근하기 어렵다. 빅데이터가 방향이나 해법을 마련하는 데 실마리가 될 수 있겠다”라는 생각을 말했다. 보이는 데이터, 즉 결과를 이끌어낸 브랜드의 노력과 전략이 더욱 궁금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