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디바이스 시장의 지각변동이 예고됐다. 12년 동안 수백만 대를 기획 판매해 천억 대의 매출을 올린 위드뷰티(WITH BEAUTY) 권오진 대표의 말. “뷰티디바이스 시장은 성장 가능성 높은 카테고리다. 왜곡된 시장을 정상화 시킨다면 수조원 대 규모로 키울 수 있다.” 권 대표의 진단은 명쾌하다. 그는 “국내 뷰티디바이스업계는 도입기를 지나 성장기 초반을 지나는 단계임에도 앞장서는 국산 브랜드가 없어 답답하다”며 “홈쇼핑과 화장품업계의 관계자 사이에는 1조원 시장대로 추산되는 뷰티디바이스 시장에서 한국의 중견 리딩 기업이 나올 때가 됐다는 얘기가 많다“고 전했다. 삼성경제연구소의 보고에 따르면 전세계 뷰티디바이스 시장규모는 23조원. 그중 70~80%가 한국산 OEM 생산이다. 권 대표는 “에스티로더나 로레알 등도 한국에서 OEM 통해 제조 판매되고 있으며, 일본산 제품을 뜯어보면 한국산 부품이 대부분으로 원산지 세탁을 통해 ‘Made in Japan'으로 팔려나간다”며 실태를 소개했다. 하지만 국내 뷰티디바이스 시장은 열악한 편. 권 대표는 “그 이유로 △다단계 및 방판 위주의 판매시장 △가격 거품 △영세 업체들의 OEM 전문생산 △국산 브랜드의 기반
뷰티업계의 ‘일본통(通) JYP'가 언론과 첫 인터뷰를 가졌다. 코스메랩 박진영 대표다. 업계 간담회에서 식약처장 면전에 ’브랜드 업체 죽이는 ODM사 제조명 표기를 없애야 한다“고 쓴 소리를 마다않던 그다. 또 총리 앞에서 발언 신청을 제지당할 정도로 ‘할 말은 하는’ 기업인이다. 그는 "혁신 제품을 개발하면 ODM업체가 중간에서 미투(me too) 제품 양산을 방조하는 화장품법 개정이 꼭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진영 대표는 “노키아 사례에서 보듯 ‘대마불사’는 없다. ICT업계가 이노베이션을 강조하듯 K-뷰티 스타트업의 디스럽션(disruption; 파괴적 혁신)이 절실하다. ODM업체의 무임승차는 K-뷰티 혁신에 찬 물을 끼얹는 행위”라고 했다. 박진영 대표는 ‘알고리즘’을 중시한다. 알고리즘이란 ‘문제 해결을 위한 절차나 방법’을 말한다. 알고리즘은 매일같이 접하는 정보를 줄 세우고 솎아내고 가려내는 것으로 그는 데이터 분석에 능하다. 1990년대 말 화장품 유통은 ‘가격 할인’을 내세운 전문점이 몰락하고 ‘가격 파괴’를 내세운 마트와 인터넷 쇼핑몰로 주도권이 넘어가는 혼돈기였다. 삼성물산 대형마트 화장품 바이어로 업계와 인연을 맺은 박진영 대
천연하면 비누와 사포닌 등을 들을 수 있다. 이 중 비누가 예전에 많이 사용되었고 수도시설이 없었던 시절에 미네랄이 풍부한 경수(센물, 지하수, 시냇물 등)를 사용하여 세탁할 경우 많은 문제를 야기했다. 세정력이 급격히 떨어지고 하얀 때가 형성되었기 때문이다.1930년 대 중반에 경수에도 적합하며 또 전 세계 최초로 상업화된 화학 합성계면활성제는, 미국 P&G 회사에 의해 개발되었고, 세정력이 매우 강하고, 단백질을 변성시키며 또 세포를 효과적으로 파괴하는 소듐라우릴설페이트(SLS; sodium lauryl sulfate) 계면활성제였다. 계면활성제는 물을 싫어하고 기름을 좋아하는 소수성 부위와 물을 좋아하는 친수성 부위로 이루어졌기 때문에, SLS의 경우, 전자는 오일의 라우릴 지방산을 그리고 후자는 황산이 사용되었다. 물론 그 둘을 결합시키기 위해 화학반응이 사용되었고 그래서 SLS라고 하는 화학 합성계면활성제가 탄생된다. 여기서 소수성 부위는 석유 추출물을 이용해 합성될 수도 있고 또 오일에서 추출한 라우릴 지방산이 사용될 수 있지만, 합성이든 천연이든 모두 친수성 부위와 연결될 경우, 화학반응이 관여되기 때문에 SLS는 화학 합성계면활성제일 수
신대리가 마케팅 정책 및 신제품에 대한 모니터링을 위해 계획한 안테나 매장 운영계획은 매우 좋은 평을 받고 채택 되었다. 안테나 매장 운영은 다음과 같은 일석이조 (一石二鳥)의 효과가 있기 때문이었다. 첫째, 전국 주요 매장으로부터 자사 및 경쟁사의 정책 현황을 고객의 입장에서 보다 체계적으로 현상 파악할 수 있으며, 새로 출시된 신제품에 대한 파일럿 테스트(Pilot Test)를 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했다. 물론 신제품에 대해서는 그간에도 출시 전후 다방면의 조사가 있었지만, 주요 매장에서 제품을 직접 판매하는 사람들의 의견이 반영된 적은 별로 없었다. 이렇게 판매자가 직접 제품 개발과정에 참여하는 것은 신제품에 대한 충성도(Loyalty)를 높일 수 있어, 향후 경쟁사 제품 보다 더 관심을 기울여 판매를 증대시킬 수 있는 장점도 있다. 둘째, 설문조사 보답으로 지급하는 미니샘플(Mini Sample)은 그 자체가 주요 우수 매장에 대한 고객관리가 되는 한편, 샘플을 통한 제품 홍보 및 판촉 효과가 있어 매출 증대에 도움이 될 수가 있다. 물론 샘플 지급 비용이 적지 않게 들겠지만, 비용 대비 거둘 수 있는 효과가 더 크다는 것이 모두의 공통된 생각
며칠 후, 신대리는 신과장으로부터 먼저 전화를 받았다. 그렇잖아도 문선배에게 받은 신과장 전화번호를 책상 앞에 붙여놓고 매일 전화해야 하는데 하는 마음만 있었지, 그 동안 안테나 매장의 선정 및 운영 방안에 대한 계획서를 작성하느라 미처 연락을 취하지 못하고 있었던 참이라, 그의 전화가 여간 반가운 게 아니었다. 신대리는 오늘이라도 당장 만나고 싶은 마음에, 만사를 제쳐 놓고 오후에 약속 장소인 명동의 대형 화장품전문점 앞으로 나갔다. 신과장은 약 170cm 밑으로 보이는 작은 키에 검은 색 뿔테 안경을 끼고 있었으며, 초겨울 날씨에 벌써 추위를 느끼는지 긴 회색 코트를 입고 있는 모습이, 마치 이불을 덮고 있는 것만 같아 가뜩이나 작은 그의 키를 더욱 작아 보이게 했다. 신과장은 전화로 설명들은 인상착의만으로도 충분히 알아 볼 수 있을 정도로 개성 있는 모습이었다. 신대리는 아무 내색 않고 환한 웃음과 함께 손을 내밀어 인사를 했다. 둘은 악수로 서로의 따스한 온기를 나누고는, 바로 가까운 커피샵으로 자리를 옮겼다. 자리에 앉자 약간의 인사 말과 소개가 이어졌다. 신과장은 신대리와 한글로는 같은 신씨였지만 평산이 본인 신(申)대리와는 달리, 흔치 않은 거창
“전국의 전문점을 지역별, 규모별로 분류해서, 정기적으로 설문을 통해 모니터링 하면 어떨까 해요. 그 대신 감사의 뜻으로 시용품을 다량으로 지원해주는 거죠. 다시 말하면, 기존에 있는 주요 화장품 매장들을 안테나 매장처럼 활용하겠다는 거에요. 그런데 문제는 우리회사 정책에 대한 장, 단점을 모니터링 하는 것은 고객의 소리라는 측면에서 좋을 것 같은데, 타사 정책에 대해서 얼마나 신빙성이 있을지, 그리고 적은 표본조사가 전국 상황을 대표해 줄 수 있는지가 의심스러워요.” 그러나 문선배는 신대리의 고민에는 아랑곳 하지 않고 갑자기 눈을 크게 뜨며, 신난다는 듯이 소리를 쳤다. “야~! 그거 좋은 생각이다. 신대리 나도 껴주라. 나도 요즘 너무 어려워서 그런지 샘플이 너무 부족해. 꼭 나도 거기 껴줘야 해! 내가 설문에 성실히 응해줄게.” “참~ 내..., 형은 진짜, 마음이 완전히 콩밭에만 가 있는 거 아니에요?” 신대리의 투정에 문선배는 갑자기 호탕하게 웃으며 말을 했다. “사실 내가 좋은 생각이 있어. 너도 잘 알겠지만, 다른 회사에서도 너 같은 놈들이 우리 매장에 수도 없이 오거든. 나야 한가하면 좀 만나주고 바쁘면 짜증내고 쫓아냈지만, 그 중 A사에 다니
9월 현재 식약처 등록 화장품 제조업체는 2052개, 제조판매업체는 9696개다. 그중 빅2가 80% 매출을 차지하는 시장에서 나머지 업체들의 살아남기 경쟁이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 레드오션이다. ‘적자생존,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 마케팅에 모두의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직장을 8번 옮기면서도 마케팅 외길을 걸었던 정통 마케터가 신윤창 전 세라젬헬스앤뷰티 한국·중국 대표다. LG전자-피어리스-애경-필립스전자-미니골드-LG생명과학-세라젬화장품 등 전자와 화장품 영역을 넘나들다 현재 한양대 박사과정 수학 중이다. 지인의 요청으로 5개 회사 컨설팅을 맡고 있다. 숱한 강의와 소통·미팅으로 페북에서 두터운 팬덤을 형성 중이다. 그가 30년 마케팅 경험과 이론을 소설 형식으로 정리한 ‘인식의 싸움’을 출간했다. ‘소비자 마음속에 제품을 어떻게 위치시킬 것인가’에 대한 ‘포지셔닝’을 쉽게 풀이했다. 본지 연재 중이다. 먼저 회사를 자주 옮긴 이유는? 질문에 그는 “회사·직장 상사와 자신 사이의 인식 싸움” 때문이라고 답했다. 마케팅 목적은 이익 창출인데 정작 타깃인 소비자보다 제품 중심 전략을 짠다는 것. 그 과정에서 의견 충돌과 리더의 독선, 군대식 문화 등이 갈
“신대리 늦어서 미안해! 많이 기다렸지? 오늘 따라 유난히 손님들이 많네? 신대리가 손님들을 몰고 온 건가? 하하~” 문선배의 목소리에 문득 잠에서 깨어났을 때는 어느덧 10시가 다 되어 있었다. 이미 두 시간이 지난 후였다. 요즘 매장들을 돌아 다니며 신경을 많이 써서 무척 피곤했었는지, 신대리는 비좁고 지저분한 소파였지만 깊고 달게 잔 것만 같았다. “응, 이제 다 끝났어요? 빨리 술 한잔 하러 가자, 형.” 신대리는 길게 기지개를 펴며 말했다. “그래, 요 앞 서서갈비로 가자. 오늘 돈 좀 벌었는데, 소갈비로 한턱 낼게. 서서갈비지만 앉아서 먹는 곳이야, 하하하.” 문선배의 쾌활한 웃음이 벌써부터 그의 기분을 위로해 주는 것만 같았다. 술이 여러 잔 도는 동안 문선배는 그 동안 화장품전문점을 운영하면서 겪었던 얘기를 여러 갈래로 풀어놓았다. 한마디로 매출이 꾸준하지 못해, 어떨 때는 완전히 공치는 날도 있을 정도로 어렵다는 것이다. 한 달 중 반만이라도 오늘만 같았으면 일할 맛이 날텐데, 실상은 이 지역이 종잡을 수 없을 정도로 기복이 심하다는 것이었다. 사실 신대리도 1호선 남영역은 고정고객 보다는 유동 고객이 많은 곳이라, 언뜻 보기에는 사람이 많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