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화장품시장에서 ‘신원료 혁신’이 시작됐다는 소식이다. 혁신 기술로 원료 효능을 입증한 브랜드들이 고성장을 달성함으로써 분위기를 주도하고 있다.
이와 관련 코트라 우한무역관은 “대표적인 제품으로 상하이 자화(上海家化) 산하 스킨케어 브랜드 Dr.Yu(玉泽)를 들 수 있으며, 매출은 전년 대비 155% 증가했다.
LG생활건강의 식물 성분 브랜드 오휘의 매출도 2020~2021년 전년 대비 각각 316%, 26% 성장했다. 또한, 독일 바이어스도르프(Beiersdorf) 산하 브랜드 유세린(EUCERIN) 매출은 2021년 240%, 2022년 19% 각각 증가했다”고 전했다.
이는 2021년 5월 1일부터 시행된 '화장품 신원료 등록 및 제출에 관한 규정(化妆品新原料注册备案资料管理规定)'에 따른 변화라는 분석이다. 탈모방지, 자외선 차단, 착색, 염색, 주름제거 및 미백 기능이 있는 ‘신원료(新原料, 이하 신원료)’만 승인이 필요하며, 중·저 위험도의 신원료는 등록만 하면 된다. 동시에, 신원료 사용자가 제품 등록 또는 출원을 신청하는 경우, 등록자 및 출원인으로부터 반드시 확인받아야 한다.
신원료란 중국에서 처음으로 화장품 생산에 사용된 원료로 ‘기사용 화장품 원료 목록(已使用化妆品原料目录, 2021)’에 포함되지 않은 원료를 말한다.
중국NMPA의 신원료 등록 현황을 보면 원료 규정이 시행된 ‘21년 6건에서 42건(’22) → 69건(‘23) → 33건(’24. 4)으로 총 150건에 달한다. 매년 가파른 증가세로 수년 내 500개를 돌파할 것으로 예측된다.
그 배경엔 화장품기업들의 신원료 경쟁이 있다. 화장품 소비자들이 제품 효능을 중요시하면서 독자적인 원료를 함유한 제품이 시장 경쟁력을 높일 뿐아니라 브랜드 기업의 R&D 역량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게다가 로컬브랜드로선 원료의 외부 의존도를 줄일 필요도 있다.
아울러 화장품산업을 전략적으로 육성하는 성(省)·시(市)인 광저우, 선전, 항저우, 베이징, 상하이 등이 신규 화장품 원료 등록에 성공한 기업에 대규모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선전은 최대 100만위안, 중국 특색 식물 원료는 200만위안을 지원한다. 광저우도 100~500만위안을, 후저우도 품종당 100만위안, 제품당 50만위안을 보조금으로 지급한다.
화장품신원료등록 플랫폼의 유형별 원료 등록 현황(‘21~’23)을 보면 총 117건 중 화학 67건 바이오 28건 식물성 원료 16건 동물성 원료 6건 등이다. 대표적인 항노화 식물성 원료인 레티놀/바쿠치올(Bakuchiol)은 4회나 등록됐다. 2023년 중국 화장품 시우지(稀物集)는 식품성 원료의 송이버섯 버섯 크림을 출시한 지 1년도 채 되지 않아 Tmall에서만 매출이 1500만 위안을 돌파했다.
‘노화의 종말’에 소개돼 '불로초'로 알려진 '베타 니코틴아미드 모노뉴클레오티드(NMN)'는 중국 내에서 10회 이상 등록된 가장 대표적인 신원료다. 이러한 바이오 원료가 포함된 제품은 가격군도 높게 형성돼 있어, 전자상거래 플랫폼에서 5개입 'NMN 페이셜 마스크'가 상자당 629위안, 30ml 용량의 'NMN 에센스'는 병당 2544위안에 팔리고 있다.
(관련기사 LG생활건강, 中 상해서 ‘안티에이징의 미래 NAD+’ 발표... NMN 승부수 http://www.cncnews.co.kr/news/article.html?no=9140 ) "中 화장품 시장에서 성공하려면 ‘성분 마케팅’ 패턴을 읽어라" http://www.cncnews.co.kr/news/article.html?no=8636 )
이 때문에 원료 제조사가 벤처 캐피탈의 주요 투자 대상으로 부상하고 있다. F-Beauty 통계에 따르면, 2023년 중국 내 화장품 원료 분야 투자는 총 27건으로 스킨케어, 메이크업, 맞춤형 케어, 의료 미용, 소매유통 등 분야를 합친 것보다 많았다.
국가별 등록건수는 중국 68건으로 가장 많았고 미국 23건 일본 6건 독일 4건 등이며 한국은 1건이었다.
NMPA인증 전문기업 매리스그룹코리아(Marisgroup Korea) 김선화 차장은 “국내에서도 중국 신원료 등록에 관심을 가진 기업들이 2년여 전부터 준비 중이다. 아모레퍼시픽도 올해 신원료 등록했다가 자진 취소한 바 있다”라며 “화장품 혁신기술은 신원료 개발에서 성패를 가름하는 동시에 고성장, 고부가가치 상품에 적용됨으로 원료 제조사들의 노력이 점차 가시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그는 “중국 화장품규제가 2025년 5월 1일로 한시적으로 연장되고 간소화 버전을 적용하는 방침을 밝힌 만큼 임상(4-5개월) 테스트 및 결과 보고서 제출 심사(3-4개월) 등을 고려해 올해 9월 이전에 서둘러 등록하는 게 바람직하다”라고 말했다. 까다로운 풀버전 제출 이전에 등록하는 게 여러모로 유리하다는 얘기다.
한편 식약처의 우리나라의 기능성 신규 성분으로 심사받은 ▲ 주성분 원료 개발은 ’21년 5종 → ‘22년 16종, ▲ 신규 주성분을 사용한 제품 개발도 ’21년 5종 → ‘22년 54종이었다. 직접 비교할 순 없지만 건수로만 보면 중국에 비해 크게 뒤처지고 있다.
글로벌 화장품시장에서 더마코스메틱이 활성화되고, 고효능·고함량·과학적 입증의 소비자 선호와 맞물려 화장품 신소재 개발은 늦출 수 없는 과제가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