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쇼케이스 선반이 70만원...‘라스베가스 참사’ 후폭풍

[속보] IBITA와 피해업체 사후간담회...윤주택 회장, 사과문 낭독했으나 불명확한 보상안, 장치사 책임 떠넘기기 여전...피해업체들 추석 전 해결 요구
"전시 에이전시의 예산 지원 및 업체부담금 정보 공개 필요"


‘라스베가스 참사’(참가업체 대표의 표현) 후 국제뷰티산업교역협회(회장 윤주택, 이하 IBITA)가 마련한 사후간담회가 4일 영등포 타임스퀘어 코트야드 미팅룸에서 열렸다. 사과는커녕 장치사에게 책임을 떠넘기길 시종하다 34일만에 피해업체와 IBITA가 첫 대면 자리였다.


배포한 안내문에는 ‘2019 라스베가스 전시 참가사 사후 후속 조치와 2020 라스베가스 한국관 운영 방향 및 지원관리 건의사항’이라고 했으나 분위기는 사뭇 달랐다. 간담회장은 피해보상은 물론 미팅 취소 및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는 대표들의 성토가 이어졌다.


한 여 대표는 못을 직접 박고 울음을 터트렸다는 얘기, 쇼케이스 선반 몇 개에 70만원을 지불했다는 증언 등이 나왔다. 사전 미팅 약속을 취소하고, 미국인 대표가 고소하겠다는 걸 말리고, 변호사 비용 댈 테니 끝까지 가자는 대표의 전언까지, 피해를 호소하는 참석자들의 표정은 격앙돼 있었다.


이날 간담회 참석 기업은 16개사. 이에 대해 중국 광저우 전시회 참가 기간 중에 갑작스레 날짜를 잡은 것은 IBITA의 꼼수라는 지적이 나왔다. 그래서일까 미팅룸도 20여 명이 정원이었다.


당일 기자는 ‘업체와의 대화’라는 윤주택 회장의 입장 만류와 차후 기자간담회를 갖겠다는 말에 후속 취재를 위해 대기 상태였다. 하지만 객관적 진행이 필요하다는 업체 대표의 요청에 따라 50여 분이 지난 후에야 입장, 양쪽 입장을 청취할 수 있었다.


IBITA 윤주택 회장은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 앞서 말했듯 참가사 전체에 공통적으로 30% 보상하고 나머지 원하는 부분은 장치업체에서 피해를 보상하도록 해드리겠다”고 발언을 이어나갔다. 이어 그는 “관계기관(중소기업중앙회)에 소명 자료를 준비하고 있다”며 나름 고통의 시간을 보내고 있음을 알렸다.


A대표는 “윤 회장이 말하는 라스베가스에서 성과를 거뒀다는 업체들도 불러라. 이렇게 피해 입은 업체가 많은데 장치업체에게 책임을 떠넘기지 마라. 또 에이전시 없이도 전시회 참가는 가능하다. IBITA가 해외 주최사를 통해 기업들의 개별 참가를 방해하지 마라”고 일갈했다.


B대표는 “여기 오신 업체 정도면 사정이 있어서 그렇지 100개 업체가 다 온 거다. 돈 때문만이 아닌 누적된 불만사항을 얘기하러 왔다. 향후 이런 상황 발생하지 않도록 공익 목적으로 온 거다”라고 말했다.


C대표는 “요구사항은 첫째 큰 돈 왔다 갔다 하는 데 계약서 없이 하는 게 말이 안된다. 앞으로 계약서 작성해라. 둘째 장치사가 업체를 신경 쓰지 않는다. 발주사 눈치만 본다. 누구를 위해 전시회 참가하나? 셋째 장치사를 복수로 선정하고, 계약서 상 시공에 필요한 비용은 제대로 줘라. 에이전시 맘대로 헐값으로 맡기니 장치사는 비전문가를 동원하고, 알바 풀어 쓰는 게 아니냐. 그건 전적으로 IBITA 책임이다. 그런 부분을 조사해서 업체에 알려 달라”고 요구했다.


이어서 A대표는 “아직 공개 안 한 피해업체들의 동영상과 자료, 사진 더 있다. 기자가 달래도 주지 않았다”며 “앞으로 어떻게 할지를, 시정방안을 말해 달라”고 압박했다. 이어 “참석 못한 한 업체 대표가 변호사 비용을 다 댈 테니, 끝까지 가자고 말한다. 그런 지경이다”라며 분위기를 전했다.


이에 대해 윤 회장은 “앞으로 장치사를 복수로 받아, 참가사와 함께 선정하도록 하겠다”며 몸을 낮췄다.



B 대표는 “진정성 있게 며칠 내로 어떻게 하겠다는 통보를 해달라. 장치비는 당연히 받아야 된다. 오늘 참가하지 않은 업체에게도 돌려줘라”고 말했다.


C 대표는 “보상에 관심이 많다. 왜냐 하면 전날 1시에 완료된다고 해서, 늦어도 3, 4시면 끝날 거라 예상해서 업체 미팅을 잡았다. 하지만 밤 11시까지 묶여 있었다. 여자 대표가 전동드라이버를 들고 다니며, 못을 박았다. 선반이 없어서 직접 외부에서 사왔다. 미팅 예약도 날렸다.(cancel) 보상을 얘기하는데 그 걸로는 성이 안 찬다”며 울분을 토했다.


D 대표는 “전시회 가기 전에 5월 30일까지 추가 신청하지 않으면 현지에서 30% 패널티를 물린다고 했다. 그래서 미리 돈을 보냈는데, 안해 준거는 어떻게 할 거냐? 헤어브러시는 반짝 거리도록 디스플레이 해야 한다. 그런 거 어떻게 피해 보상 해줄 거냐?”고 따졌다. 한 대표는 ”전시회에 목숨을 걸고 갔는데 부스가 조악하고, 이루 말할 수 없다. 중국 업체도 이렇게 장치 안 한다”며 얼굴을 붉혔다.


F사는 “처음 참가한 업체다. 피해사항을 리포트로 작성해 전달했는데, 여기 참석할 때까지 어떠한 제안이나 전화도 없었다. 참가사 대표가 미국 분인데, 말도 안되는 내용을 보고하게 돼서 난감하다. 어떻게 할 것인지 명확한 답변을 해달라”고 질타했다.


윤 회장은 “개별적으로 피해보상을 해줘야 하지만 장치문제는 IBITA가 전문이 아니어서 어렵다. 장치사가 연락하고 보상하도록 하겠다. 피해내용을 인정할 건 하고 책임을 다하겠다”고 발언해 반발을 샀다.


H대표는 “처음 발언한다. 윤 회장은 지금까지 장치업체만 가지고 말만 한다. 장치사 전화를 받은 적 없다. 언제 연락 오나? 업체별로 장치사에 전화하고, IBITA에 연락해야 하나? 총 주관사는 IBITA이니까 장치사와 협의한 내용을 업체에 전달해 달라”며 분노를 표시했다. 여러 업체들도 “맞다. IBITA로 일원화해서 보고하고 피해를 보상하라”고 한목소리를 냈다.


한편 기자는 “앞서 오고간 얘기 중에 IBITA와 업체 대표 사이에 의견이 접근된 내용을 말해달라”고 요청했다.


윤주택 회장은 “▲기본적으로 전체 보상을 진행하겠다. 개별적으로 큰 피해를 보거나 보상해야 할 부분은 다시 정리해서 보상할 수 있게끔 하겠다 ▲장치·물류·여행사 등은 향후 복수로 선정하고 참가사와 함께 평가하겠다 ▲세부사항 등 디테일하게 정리해서 기업들이 알 수 있고 오해 없도록 하겠다 ▲책임부분은 연말까지 마무리하겠다. 회장직을 사임하고 능력 있는 분이 이끌도록 하겠다. 김은정 국장을 비롯한 가족 실무진은 교체하겠다 ▲내년에는 정부지원 사업에 탈락한 것으로 본다” 등을 발언했다.


윤 회장은 “전시회 전날 장치사를 보고 나도 화가 많이 났다. 그런 상황을 처음 봤다”고 했다. 이에 대해 C대표는 “오후 2시부터 8시까지 장치사 직원 3, 4명이 어떻게 90여 개 업체 부스를 동시다발적으로 시공할 수 있나? 이것은 IBITA가 헐값에 계약하고 ‘어떻게 되겠지’ 하는 무책임에서 비롯된 거다. 이것은 인재다!”라며 질책했다.


A대표는 “오늘 회장 혼자 나올 줄 몰랐다. 관계자들 다 불러야 하는 거 아니냐? 나는 몰랐다라고 하는 건 무성의하다”며 몰아쳤다.


업체 대표들은 ▲장치사 핑계 대지 말고 IBITA가 책임지고 피해보상을 해줄 것 ▲장치비 내역을 업체별로 공개하고, 보상할 것 ▲IBITA 보상안의 근거를 제시할 것 ▲추석 전에 구체적 안을 정해 재협의 할 것 등을 주문했다.


윤주택 회장은 장치비 중 30% 보상안으로 마무리 지으려는 의도가 역력했다. 잘 모른다는 핑계로 장치사에 책임 전가는 여전했다.


IBITA가 밝힌 라스베가스 전시회 참가사는 정부지원 업체 33개사, 미지원 IBITA 단체관 64개사다. 정부지원을 받은 업체는 별도로 마케팅비 명목으로 87만원씩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근거 없이 개별기업에게 별도로 부풀린 흔적이다.


참가비 내역을 IBITA만 알고 있어, 정부예산이나 업체 부담금의 지출 내용 파악이 안된다. 장치비만으로 참가 업체의 피해를 보상하기에는 유·무형 피해가 크다는 게 업체들의 하소연이다. 당일 직접 시공하고, 자재를 사오고, 비즈니스 기회를 날리는 등에 대한 보상이다.


중소기업중앙회의의 ‘수출컨소시엄 세부 지원기준’에는 전시·상담장 임차·장치 등에 각각 50% 지원된다. 화장품은 80%까지 지원가능하다. 정보공개 청구가 필요한 부분이다.


‘라스베가스의 참사’는 업계에 회자되고 있다. 다른 에이전시를 통해 간 업체들도 당일 “그런 일은 처음 겪는다”며, 에이전시의 자질에 의문을 표시했다.


IBITA를 통해 한국의 전시회 에이전시의 수준이 드러났다. 연간 해외전시회에 막대한 돈을 퍼붓는 업체들이 ‘갑질 에이전시의 횡포’를 보고도 ‘나 몰라라’ 했던 건 아닌가라는 의문이 들었다. 업체마다 말을 아껴서는 부조리만 만연할 뿐이다.


관련기사: '해외전시 에이전시 IBITA 주의보' http://www.cncnews.co.kr/news/article.html?no=4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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