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CNews 사설] 한국화장품중소기업수출협회 출범, 활력을 기대하며…

한국 경제의 ‘4대 고질병’ 피하는 방법에서 활로 찾아라

6월 20일자로 한국화장품중소기업수출협회(KCEA)가 중소기업벤처부로부터 정식 인가를 받았다. 화장품산업의 구심점이 새로 마련됨에 따라 중소기업 화장품수출에 활기를 불어넣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2017년 화장품 수출동향 분석’에 따르면 “한국의 화장품은 한류 영향의 초기 단계를 넘어 K-뷰티의 접점을 지나 전 세계 트렌드를 선도하는 산업으로 크게 발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화장품산업의 작년 수출액은 전년 대비 18.3% 증가한 50억 달러로 4년 연속 흑자 달성 중이다. 중화권 수출 증가폭이 둔화된 반면 유럽 및 미국, CIS의 수출증가율이 지속적으로 증가해 수출 다변화도 활발하다고 보고서는 전하고 있다.


50억 달러 중 빅2를 뺀 80% 이상이 중소기업 수출액이어서, 향후 화장품산업의 글로벌 Top3 진입을 위해선 중소기업의 역할이 그만큼 중요해졌다. 이 시점에서 향후 화장품산업의 수출 증진을 위한 반면교사로 삼고자 최근의 한국 경제 현황을 소개한다.




#1 OECD, 한국 4대 그룹 순익 67% 차지 ‘코리아 디스카운트 발생’


지난 6월 20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랜달 존슨 한국경제담당관은 ‘OECD 한국경제보고서’를 설명하는 자리를 가졌다. 그는 “한국의 4대 대기업집단이 전체 이익의 67%를 차지한다. 재벌이 한국경제 성장의 원동력이 돼 오고 수출을 주도하고 있지만 부정적 영향도 갖고 있다”고 했다.


그는 재벌로 인한 부정적 영향으로 기업가정신의 희생, 중소기업 간 불공정 거래 관행이나 자본의 잘못된 분배, 높은 시장 장악력 등을 꼽았다. 반면 “파산체제나 기업의 퇴출 체제를 향상시켜 경쟁력 없는 중소기업은 퇴출되도록 해야 한다. 중소기업 대출 때 단순히 보증이나 담보로 하는 것이 아니라 중소기업이 가진 기술을 바탕으로 늘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덧붙여서 그는 “한국에서 중소기업은 고용의 77%를 차지하고 매출의 45%를 차지한다"며 "한국에서 중소기업의 역할은 다른 OECD 국가보다 역할이 더 크다"고 설명했다.


#2 기업 고령화


2016년 상장사를 대상으로 한 10년 이하 기업은 116개사로 전체 기업의 7.2%에 불과하다. 이는 미국의 31.4%, 중국 8.2%에 비교하면 젊은 기업의 위상이 위축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 수치는 2012년의 10.1%에 비해 3.9%p 떨어진 것이다. 시가총액도 8.0%(2016)로 2012년 8.9% 보다 축소됐다. 열살배기 기업 수가 적다는 것은 기업의 고령화를 단적으로 말해준다. 경제 활력이 떨어졌다는 의미다.(현대경제연구원, ‘열 살배기 이하 젊은기업의 현황과 시사점’)


#3 기업가정신 지수(GEI)


우리나라의 창업환경과 활동력을 가늠하는 기업가정신 지수(GEI, Global Entrepreneurship Index)는 OECD 평균과 비교해 낮은 수준임이 드러났다. 2018년 GEI 점수는 54.2로 137개국 중 24위로 호주(5위), 홍콩(13위), 대만(18위)에 뒤처진 것으로 나타났다. OECD 평균과의 차이는 4.8점이었다.


GEI 지수의 항목 중 △기업가에 대한 일반 국민의 긍정적 인식(52개국 중 49위) △생계형 창업자 대비 기회형 창업자 비율이 낮음(24개국 중 15위) △기업의 국 제화 수준이 낮고(OECD 평균 0.68, 한국 0.32) △한국 기업의 재무환경 수준 취약(54개국 중 36위) 등에서 기업가정신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중소기업연구원 ‘최근 기업가정신 현황 및 시사점’)


#4 소상공인 과밀, 어느 수준?


서울시 도·소매업 소상공인의 경우 일부 구를 제외하고 모든 구에서 평균 소득이 전국의 동종업종 5인 이상 사업체 근로자 평균임금보다 낮은 과밀상태인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도소매업 내의 소상공인이 영위하는 업종의 72.3% 정도는 근로자 임금보다 낮은 소득을 얻을 정도로 과밀상태이며 이중 7.4%는 손실이 발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중소기업연구원, ‘소상공인 과밀, 어느 수준인가?)


앞의 4가지 사례는 한국 경제 현황의 민낯이다. 현재의 화장품산업도 기형적 구조는 이에 못지않다.


즉 빅2가 국내 매출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점, 내수 판매 기회를 얻지 못한 중소기업의 수출 몰빵, 취약한 여건으로 인한 가격·유통질서 혼란, 중국 로컬의 추격, 글로벌 브랜드의 M&A 등으로 혁신 실종, 상위권 기업의 기업가정신 실종, 제조판매업자 1만여 개 돌파로 경쟁 과밀 등이 그렇다. 따라서 향후 화장품산업에서는 상기 4가지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협회가 적극 나서야 한다.


화장품중소기업수출협회의 출범이 반가운 이유는 한국경제의 4가지 고질병이 번지지 않고, 궁극적으로 치유 방안을 찾으리라는 기대 때문이다. 또 경계의 뜻도 전하고 싶다.


로버트 프로스트는 ‘가지 않은 길’이란 시에서 “숲 속에 두 갈래 길이 있었고, 나는/사람들이 적게 간 길을 택했다고/그리고 그것이 내 모든 것을 바꾸어 놓았다고”고 했다.


한국병(病)을 앓는 경제와는 달리 ‘화장품산업은 전혀 다른 길을 걸어야 한다’는 바람을 말하고자 한다. KCEA의 출범을 축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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