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CNews 사설] K-ODM 꽃길은 7년?

‘중국제조 2025계획’ 따른 제조업+정보화의 융합 과정에서 ‘By China’로 K-뷰티 설 길은?
알리바바 등 e커머스의 빅데이터, K-뷰티에 위협...국내 브랜드와의 공동 마케팅 인식 필요

미·중 무역전쟁이 관세폭탄 폭발을 예고하는 가운데, ‘중국제조 2025계획’이 이슈다. 미국이 두려움을 가진 이유에서, K-뷰티(브랜드+ODM업계)의 미래도 낙관만 할 수 없다는 게 업계의 인식이다.



#1 K-ODM 하반기 턴어라운드 전망


최근 증권사마다 K-ODM의 업황을 낙관하는 보고서가 잇달아 발표됐다. 신영증권은 ‘화장품업(신규) 어지러운 세상, 중심 잡기’라는 보고서에서 “ODM업체는 온라인채널을 통해 급증하는 국내 화장품 제조판매업자의 수요부터 중국 현지 및 글로벌 진출업체의 수요까지 폭 넓게 수용할 수 있어 화장품업 내 가장 매력적”이라며 “최선호주로 ODM사를 추천한다”고 밝혔다.


그 근거로 ①국내 ODM사의 글로벌 시장 선도 ②중국 현지 및 진출 업체의 수요 대응 ③국내 브랜드사의 난립으로 발생하는 수요로 성장 가능 등을 꼽았다.


IBK증권은 ‘글로벌 스탠다드로 향하는 K-ODM’ 보고서에서 ①중국 수요 회복과 글로벌 브랜드의 매출 확대 ②국내 H&B숍 신규 입점, 홈쇼핑 히트 상품 확대, 이커머스 등 신규 채널의 신제품 출시 활발 ③국내 브랜드사의 해외 시장 진출과 글로벌 브랜드의 한국 전문 제조업체 선호도 증가 등의 이유로 국내 ODM Top 3사의 하반기 턴어라운드를 전망하고 있다.


K-ODM은 장밋빛만 있을까? 여기서 눈여겨 볼 게 ‘중국제조 2025 계획’이다. 향후 30년 동안 3단계에 걸쳐 중국의 제조업을 ‘첨단기술 굴기’로 바꾸겠다는 구상은 현재의 미·중 무역전쟁을 촉발시킨 원인이기도 하다.


한해 4000억 달러의 무역적자에 첨단기술을 갖춘 중국과의 경제전쟁은 미국에겐 악몽이다. 미국의 관세 폭탄이 ‘중국제조 2025’를 정조준한 이유다.


‘중국제조 2025’는 전산업 공동의 체질 개선을 기본 방향으로 제시한다. 전체 제조업의 공통 과제로 ▲혁신 능력 제고 ▲제조업과 정보화의 결합 ▲품질 제고 ▲녹색 성장 등의 4대 과제를 적시하고 있다.


이를 화장품산업과 연결시켜 보면 K-ODM에게 주어진 시간은 불과 7년밖에 남지 않았다. 최근의 여러 사정 때문에 그러하다. 



#2 ‘중국제조 2025’와 ‘By China’


국제무역연구원(KITA)의 ‘4차 산업혁명이 불러온 중국 소비행태와 유통방식 변화’ 보고서는 “IoT, AI, Big Data와 클라우드 및 모바일 기술 융합은 초연결성 기반의 플랫폼으로 발전하고, O2O 및 공유경제와 같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등장하면서, 중국 소비행태와 유통방식 변화를 초래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알리바바 마윈 회장이 주창한 ‘신유통(新零售)’은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 상품 생산-유통-소비 과정의 업그레이드로 신생태계 구축을 목표로 한다. 또 스마트 유통은 소비자 습관을 파악하고 트렌드를 예측해 제품의 생산방향을 유도한다.


온라인 쇼핑객 규모가 5.33억명에 이르는 중국 소비자들은 ‘제품성능 보다 혁신을 접목한 체험과 서비스의 차별성’을 중시한다. 신기술에 대해 개방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소비시장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IBK증권 안지영 애널리스트는 현지 방문을 통해 ‘2017년 중국 화장품시장의 포지셔닝 변화‘로 ▲mass→masstige로의 내수 변화 ▲로컬 브랜드의 고성장, 로컬전문 브랜드존(Cosmetic Store Zone)의 급성장 등을 예로 들었다. 또 ▲스마트 화장품(스마트폰 앱, 스마트 마스크팩, 휴대용 피부분석기 등) 출시와 더불어 ▲신유통 채널인 스마트 쇼핑서비스, DIY체험, 무인판매시스템 등 ICT 기술과 접목한 혁신적인 환경이 지속적으로 등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제조 2025‘의 혁신 능력 제고와 제조업+정보화의 융합이 화장품산업에까지 훈풍을 불어 넣고 있는 것이다. 그뿐만 아니다.


#3 K-ODM의 선택지


해외에서 보는 K-ODM의 장점은 신기술 보유와 빠른 대응속도다. 간략한 화장품 항목과 주제, 성분만 간단하게 보내도 일주일 안으로 샘플이 도착할 만큼 대응속도가 빠르고 적은 수량에도 가격 대비 성능이 좋다는 것. 하지만 한국의 많은 연구원들이 중국 업체로 스카우트 된 이후 중국 로컬브랜드의 품질력 향상이 부메랑이 되어, K-뷰티를 강타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많은 연구원들이 중국 제조업체에 들어간 후 로컬 브랜드의 품질력이 향상됐다는 얘기가 많다. 문제는 그들이 보유한 포뮬라를 무차별적으로 이전해줌에 따라 K-뷰티와 중국산 화장품 차이가 없다”는 지적이다. 이는 빅3 ODM 출신 간부의 말. “중국의 화장품 제조기술은 이제 한국과 똑같다고 본다”고 그는 말했다.


웬만한 화장품 전시회는 모두 참가한다는 A기업 해외영업이사는 “박람회를 다니다보면 중국 부스와 한국 부스의 차이가 없다. 한국의 기술력이 높다지만 현장에선 그 차이점을 구분하지 못한다. 반면 J-뷰티는 고유의 특색이 있고, 미국·EU는 글로벌 브랜딩이 탄탄하다”고 했다. 또한 “전시장에 한국 ODM 업체가 나오는 것은 아닌 거 같다. ODM의 기술력은 한국 브랜드 제품에서 충분히 살펴볼 수 있는데, 영업 때문에 나온다는 것은 넌센스다. 한국 화장품회사의 브랜드가 살아야 K-뷰티가 부흥한다는 점을 외면하고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이렇듯 품질 제고 평가와 함께 중국 화장품산업의 경우 ’중국제조 2025‘에서 내건 공통 4대 과제가 거의 달성 단계에 이르렀음을 엿볼 수 있다. 


또 하나의 문제는 ’C-뷰티의 업그레이드‘ 과정에서 이뤄지는 ’By China’다. QR코드를 찍자마자 정품인증, 결제부터 소비 데이터, e커머스 홍보, 마케팅까지 무엇 하나 한국 기업의 손길이 닿기 어렵다.


국내 화장품업계가 가장 촉각을 세우고 있는 분야가 알리바바 등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의 빅데이터다. 데이터는 모을수록 소비자 편의성이 높아지고 기술이 고도화된다. 이렇게 되면 K-ODM만의 기형적 성장은 ‘동북4성 하청기지’로의 전락을 의미한다. 브랜드와 ODM의 동반 성장만이 K-뷰티의 미래를 담보할 수 있다.


‘중국제조 2025’가 K-뷰티의 재앙이 되지 않도록 심각한 문제 인식을 가져야 할 때다. K-ODM에게 주어진 두 가지 선택지(選擇枝) 중 현명한 판단이 요구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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