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10월 26일) 베일에 싸였던 ‘고현정 크림 시즌3’이 홈쇼핑 채널을 탄다. 론칭을 준비한 브랜드빌더스 김세라 대표는 “여배우 본인이 꼼꼼히 발라보고 체크하는 타입이어서 소재·성분·용기·디자인 등 결정에 20개월여의 숙성기간이 필요했다. 그만큼 소비자들로부터 좋은 평가가 기대된다”고 두려움과 설렘을 숨기지 않았다. “두려움은 오늘 이후 받아들 성적표 때문이지만 여배우 셀렙에 맞는 걸출한 기대작이라는 데서 오는 설렘도 크다”고 그는 말했다. 방송 전 쇼핑몰에 등재된 제품명은 ‘코이(Koy) 이너튠 노카 크림’이다. 별점 5에 평점 99다. 후기 90여개가 달렸다. “겨울만 되면 피부가 얇아서 빨개지고 건조해지는데 유분기가 있어 막아주네여. 유분기가 부담스럽지 않아요. 향이 소나무? 숲속 향이 나면서 촉촉하게 스며드는 느낌이 좋네요.” 대체로 발림성과 수분 유지력, 향을 언급한 댓글이 많았다. 이 제품은 특이하면서도 유니크한 소재를 썼다. 바로 녹각추출물인 ‘노카(NOKKA)’다. 일 년마다 떨어지는 녹각은 포유류 중 가장 빠른 속도로 재생한다. 글로벌 브랜드의 미래형 화장품 키워드가 ‘피부재생(skin regeneration)'인 점에서 녹각이 주목받는
"조금 고칠까, 아니면 확 뜯어버릴까? 혁신 or 파괴!" 마스크팩 원단 전문기업을 운영하는 용미진 대표(SRC컴퍼니)가 신제품 구상할 때마다 되뇌는 화두다. 이노베이션(Innovation)이 기존보다 잘하는 것이라면 디스럽션(disruption)은 기존을 무용지물화하는 것이다. 기존 기업은 전자에 집중할 것이고 도전기업은 후자를 택할 것이다. 비용-편익 분석도 고려해야 한다. 경영은 두 가지 중 하나의 선택을 강요한다. 용 대표는 '디스럽션'을 선택했다. 그리고 자신의 이름 '미스 용(Miss Yong)'을 내걸었다. 제품명은 '미스용 리얼 시크릿 누드' 마스크팩이다. 메시지는 '용언니의 비밀 조언(secret advice of Sis.Yong). 10~20대를 타깃으로 피부트러블 고민 해결을 강조한 이중 기능성 제품이다. 용 대표는 "자사 브랜드로 예스투탐(YESTOTOM; Tomorrow better than today)의 첫 작품이다. 매일 타사 제품 50장씩 수백차례 사용하며 파악한 감성을 토대로 만든 역작이다. 타깃층에게 가장 최상의 선물이 될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마스크팩의 관건(關鍵)이 원단임을 강조하는 말이다. 용 대표는 세 가지 모
2005년 11월의 첫 번째 월요일 아침. 신대리는 영업부가 있는 2층을 지나 6층으로 걸어 올라갔다. 왠지 모르게 처음부터 엘리베이터를 타고 6층으로 바로 올라가기가 싫었다. 6층 초입에 있는 자재부를 지나서 복도 왼쪽, 마케팅부라는 작은 명패가 붙어있는 문은 마치 난공불락처럼 굳게 잠겨 있는 것만 같았다. 그는 옷 매무새를 고치고 큰 호흡을 한 번 하고 난 후, 용기를 내어 문을 활짝 열었다. 앞으로 그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꾸게 될 마케팅이라는 신세계로 첫 발을 내딛는 순간이었다. 그는 업무적으로 마케팅부원들과 자주 부딪치기는 했지만, 개인적으로 한 사람 한 사람을 보면 그리 나쁜 관계는 아니었다. 영업지원부에 있을 때도 회의 시간에 격한 논쟁을 하게 되면 각 자의 입장이 틀린 것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으며, 어쩌다 심한 말이 오고 갔을 때면 퇴근 후 한잔의 술로 풀기도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첫 출근 날 생각지도 않은 그들의 환한 반김에 그간의 걱정이 조금은 덜어지는 것 같기도 했다. 처음 일주일 간 OJT(On the Job Training)의 일환으로 각 BM(Brand Manager)별로 매일 이루어진 브랜드별 제품교육 및 시장현황에 대한
물론 대학시절 그가 제일 흥미롭게 공부했던 것이 마케팅이었지만, 이 책은 뭔가 다른 것을 깨우쳐주는 것 같았다. 신대리는 안개 속에서 어렴풋이 희미한 길 하나를 찾은 듯한 느낌이었지만 그것이 명확히 무엇인지는 알 수가 없었다. 늦은 밤 잠자리에서 눈을 감고 있어도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오늘 읽은 마케팅 불변의 법칙과 그 동안 자신이 해왔던 영업활동들, 그리고 회사 마케팅부 사람들이 했던 전략들이 뒤엉켜, 그의 머리 속을 마구 헤집고 돌아다녔다. 이 생각 저 생각에 수도 없이 집을 지었다 부수기를 여러 번, 결국 그는 거의 밤을 꼬박 새우다시피 하고 이른 새벽에 회사로 출근 하였다. 그는 아무도 없는 회사에 홀로 앉아, 첫 번째 법칙부터 다시 차근차근 회사 현황과 대비시켜 보았다. 화장품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대기업들의 전략을 따라 해왔던 그의 회사로써는 선도자의 법칙이 불가능해만 보였다. 그리고 이미 오래 전부터 성숙시장인 화장품 시장에서 최초로 뛰어들 수 있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는 일도 보통은 아니라 생각되었다. 한 명, 두 명씩, 출근하는 동료들의 아침 인사와 함께, 마케팅 책을 들고 있는 그를 보고 벌써부터 마케팅 직원 다됐냐는 놀림 소리에, 그는
하지만 누구나 최초가 되기는 어렵다. 어느 영역에 최초로 들어간 사람이 될 수 없다면 최초로 뛰어들 새로운 영역을 개척해야 한다. 두 번째로 이어진 '영역의 법칙'이다. 그렇다면 큰 연못 속의 작은 고기가 되는 것보다 작은 연못 속의 큰 고기가 되어야 할 것이다. 앞서 얘기했듯이 사람들은 두 번째 미국 대통령을 기억하지 못하지만, 16번째인 링컨 대통령을 기억한다. 그 이유는 링컨이 노예를 해방한 첫 번째 대통령이기 때문이다. 바로 세분화된 시장에서 첫 번째 주인공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시장에 최초로 나오기만 하면 되는 것이 아니다. 어떤 영역에서든 선도적 브랜드는 거의 대부분이 고객의 기억 속에 맨 처음 자리잡은 브랜드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무조건적으로 최초가 되기 위해 신제품을 시장에 먼저 출시하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소비자의 기억 속에 맨 먼저 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세 번째 '기억의 법칙'이 시작됐다. 과거 콜럼버스는 지구가 둥글기 때문에 동쪽으로 계속 가면 동양이 나올 것이라 믿고 동쪽으로 항해를 떠났다. 그러다 도착한 대륙이 신대륙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콜럼버스는 그곳이 동양인 인도라고 믿었다. 덕분에 그 곳에 살고 있던 원주민들을
닉네임 ‘조통령’으로 유명한 조성선 MD가 ‘홈쇼핑 채널전략’을 펴냈다. 이 책은 화장품 상품기획자에서 홈쇼핑 MD로 변신한 저자가 20여년간의 경험을 녹여낸 국내 최초의 ‘화장품 맞춤형 홈쇼핑 가이드’다. 저자는 “홈쇼핑은 ‘구슬 서 말도 꿰어야 보물’이라는 격언처럼 첫 단추인 MD와의 신뢰가 대박 성공의 출발점”이라고 강조한다. 그는 “홈쇼핑채널은 기획자의 피땀으로 탄생한 화장품을 고객에게 매력적으로 방송함으로써 콜을 받아내야 하는 과정”이라며 “성공한 기획자가 되려면 △근면성 △창조적 아이디어 △끈질긴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먼저 저자는 “처음 방송사를 찾은 기획자가 ‘친절한 MD’를 만나기 어렵다‘며 ”이는 홈쇼핑이 PD-MD-쇼호스트를 축으로 한 수십여 명의 협업으로 방송되는 시스템에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즉 “입점→론칭→타깃→상품기획→마케팅→방송 프로그램 전략 등을 거쳐 방송 후 콜을 받기까지 수많은 결정의 순간을 맞게 된다”며 “이를 조율하는 MD는 홈쇼핑 무대의 작곡자”라고 업무 특성을 소개했다. 그녀는 “성공한 브랜드의 경우 △상품 경쟁력 △약속 △매력 등에서 MD와의 협력이 원활하게 진행됐다”고 말한다. 기획자는 창의적인 아이디어 상
“이번 정거장은 , 가라뫼, 가라뫼입니다. 다음은….” 버스에서 나오는 안내 방송 소리에 깜짝 놀라며 잠에서 깨어난 그는 여기가 어딘가 하며 차창 밖을 두리번거렸다. 집까지는 아직 몇 정거장이 더 남았다. 잠시 졸았기 때문인지, 살짝 열어둔 창 틈 사이로 들어오는 바람에 문득 한기가 느껴져 왔다. 그는 얼른 창문을 닫으며, 다시 한번 숨을 길게 내쉬었다. 마치 오랜 꿈에서 깨어난 듯 지난 시간이 아득하게만 느껴졌다. 멀미에 뒤틀렸던 속도 조금은 가라앉은 것 같았다. 그러자 비로소 눈 앞에 펼쳐진 현실이 다시 한번 느껴지기 시작하였다. ‘다음 주부터는 마케팅부에서 일해야 하는데…, 어쩌지?’ 그는 자신이 아무런 준비가 되어있지 않다는 생각이 들자, 문득 뭐라도 하나 해야겠다는 심정에 집보다 몇 정거장 떨어진 화정역 앞에서 얼른 내려, 동네 비교적 큰 서점으로 달려갔다. 마케팅 책이라도 한 권 사야겠다는 생각이 간절하였다.마케팅, 브랜드, 전략, 포지셔닝, 기획 등 마케팅 용어로 치장된 수 많은 책들이 넓은 코너를 장식하고 있었다. 한 순간 무엇을 골라야 할지 몰라 난감해 하며, 한편으론 그 동안 너무 책을 읽지 않은 자신을 반성하며, 그는 부끄러운 표정으로 카
그래서 그는 영업부에서 만큼은 그 어느 누구에게도 뒤지고 싶지 않았다. 만 3 년동안 주말도 쉬지 않고 밤낮으로 온 몸을 바친 결과 남다른 성과도 올렸으며, 선배 및 동기들과 어려움을 극복했던 노력과 경험, 그리고 목표를 달성했을 때의 희열과 성취감 등이 그를 어느새 열정적인 영업사원으로 변신시켰다. 무엇보다도 그는 영업을 하며, 잘 몰랐던 거래관계에 대한 다양한 지식을 쌓고, 가장 큰 자산이라 할 수 있는 여러 사람들을 만나 인적관계를 두텁게 할 수 있어 영업이 점점 더 좋아졌다. 이렇게 그는 자기도 모르게 영업이 바로 자신의 천직이라고 생각하게 되어, 앞으로도 계속 전문 프로 세일즈맨으로 성공하고, 언젠가는 돈을 모아 조그만 사업체를 운영하는 꿈도 꾸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직장상사인 허지점장과의 말다툼 끝에, 참을 수 없는 젊은 혈기로 사표를 내던지고 말았다. 그러나 그건 일순간의 섣부른 감정이 아니었다. 대기업 조직의 수직적 명령체계와 상급자의 개인적이고 부당한 요구에 대한 누적된 항변이었다. 그러나 그것은 그의 인생에 돌이킬 수 없는 후회로 여전히 마음 한 구석에 지울 수 없는 자욱이 되어 남아있었다.그 후 백수시절의 방황이 6개월 간이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