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이 공정위의 ‘위계에 의한 고객유인행위’(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로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1400억원을 부과받았다. 아울러 쿠팡㈜과 씨피엘비㈜를 각각 검찰에 고발했다.
씨피엘비㈜는 쿠팡의 PB상품을 전담하여 납품하는 쿠팡의 100% 자회사다. ‘20년 7월 쿠팡의 PB사업부에서 분사해 설립됐다.
쿠팡㈜은 검색순위 산정 기준을 설정·운영하고 상품거래를 중개하는 플랫폼이자, 자기 상품의 판매자로서 이중적 지위를 가지며, 이러한 이중적 지위로부터 자기 상품 판매와 입점업체의 중개상품 판매에 있어 이해충돌이 발생할 수 있는 상황에 놓여있다는 게 공정위의 판단이다.
때문에 쿠팡의 상품 검색 순위인 ‘쿠팡랭킹’의 알고리즘 조작 및 임직원의 구매후기 작성과 높은 별점 부여를 통해 쿠팡 온라인몰에서 판매되는 21만개 입점업체의 4억개 이상 중개 상품보다 자기 상품만을 검색순위 상위에 올리는 위계행위를 적발했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소비자들은 쿠팡의 상품이 입점업체 보다 더 우수한 상품이라고 오인하여 쿠팡 상품을 구매 선택하게 되도록 유인했다는 것이다.
실제 공정위의 조사에 따르면 쿠팡은 ’19.2월부터 현재(’23. 7월 기준)까지 3가지 알고리즘을 이용하여 중개상품을 배제하고 최소 6만 4250개의 자기 상품(직매입상품 58,658개, PB상품 5,592개)을 검색순위 상위에 고정 노출하였다. 이중에는 ‘판매가 부진한 상품’, ‘납품업체로부터 리베이트를 받기로 한 상품’ 등도 포함되는 등 위계행위(프로모션)를 지속하면서 SGP, 콜드스타트 프레임워크 방식을 추가해 알고리즘을 조작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프로모션 대상 상품의 총매출액은 프로모션 대상 상품의 총매출액은 76.07% 증가, 고객당 노출수는 43.28% 증가, 검색순위 100위 내 노출되는 PB상품의 비율은 56.1%→88.4%로 증가(쿠팡 내부자료)했다.
따라서 쿠팡이 판매하는 21만개 입점업체는 검색순위 상위에 올리기 어렵게 됐고, 소비자는 합리적 구매 선택이 저해됐다. 또 쿠팡 내부자료에 따르면 자기 상품을 상위에 고정 노출해야 평균 판매가격이 상승한다는 것이 확인됐다. 이는 입점업체가 가격을 내려도 노출되지 않게 되고, 쿠팡의 자기 상품이 상위에 노출되어 가격을 내릴 유인이 없게 된다.
특히 PB상품에 대한 소비자의 ‘쿠팡체험단’을 통한 구매후기 수집이 어려워지자, 임직원 2297명을 동원해 긍정적 구매후기를 달고 소 7342개의 PB상품에 7만 2614개의 댓글을 작성, 평균 4.8점의 별점을 부여토록 했다. 이는 쿠팡의 운여위원회인 CLT에서 임직원 바인을 실시하기로 결정하는 등 전사적 목표하에 조직적 행위를 실행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공정위의 1차 현장조사(‘21.6월) 이전까지 알리지 않았고, 이후에도 소비자들이 해당 구매후기를 임직원이 작성하였다는 사실을 확인하기 어렵게 하는 등 방해했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쿠팡은 입점업체가 구매후기 작성에 ’마켓 내 경쟁사업자 간 공정경쟁을 저해하는 심각한 위법행위‘라고 호도했다는 게 공정위의 조사 결과로 나타났다.
쿠팡은 2,900만 명의 사용자, 1,400만명의 유료 회원가입자를 보유한 국내 최대 온라인 쇼핑몰로, 시장에 미치는 파급력이 가장 큰 사업자다. 이번 사건 행위 이후 ’19년 이후 쿠팡과 씨피엘비의 매출총액은 매년 급증하였으며, 특히 씨피엘비는 ‘20. 7월 설립 후 항상 영업이익 흑자를 시현 (’23년 영업이익 1,143억 원, ‘21년 대비 4.6배 증가)했다.
결국 쿠팡은 ▲ 알고리즘 조작을 통해 자기 상품(PB)을 상위에 고정 노출 ▲ 임직원 구매후기 작성 통해 검색순위 인위적 상위 노출 등 위법 행위로 공정거래법을 위반했다는 혐의를 받았다.
이에 대해 쿠팡은 매체를 통해 ‘유례 없는 상품진열 제재’로 시대착오적이라고 항소할 뜻을 밝혔다. 하지만 쿠팡 거래 유통사들은 “그동안 의혹이 있었지만 말할 수 없었는데 이제야 왜 그렇게 됐는지 알게 됐다‘는 반응이다.
시장 지배적 온라인 플랫폼이 알고리즘을 자위적으로 조작하거나 자사 PB를 위한 리뷰 작성 등 시장을 왜곡하고, 공정 경쟁을 저해하는 행위를 공공연하게 자행했다는 점에서 매우 충격적이다. 어느 순간부터 소비자들이 납득하지 못하는 상품이 상위에 노출되는 작태는 공멸을 불러온다는 점에서 이번 쿠팡의 행위는 지탄받아야 마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