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한·중 화장품 가치사슬의 ‘玉石’ 가릴 미들맨이 될 것”

[인터뷰] TS Packaging 강민철 대표... “고부가 프리미엄 용기의 중국 진출 기회”

치엔바오산포장재유한공사(乾宝三(上海)包裝材有限公司, TS packaging Co.,Ltd) 강민철 대표의 명함에는 ‘중·한 화장품포장전업합작상’으로 적혀 있다. 무엇을 하는 회사인지 금방 알 수 있다. 한·중 패키징 가치사슬의 미들맨이라는 소리다. 

중국 화장품 가치사슬은 한국과 유사한 상태로 진화 중이다. 업스트림(원료=BASF, 華熙生物) → 미드스트림(OEM/ODM=코스맥스, 北鐘) → 다운스트림(브랜드, 유통=로레알, 시세이도, 逸仙电商, 上海家化)의 구조다. 

강민철 대표는 “중국 브랜드들도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독특하고 창의적인 용기를 많이 찾는다. 패키징은 브랜드 BM과의 소통이 중요하다. 또 납기 속도를 중요시한다”고 말한다. 때문에 한국의 디자인이 신박하고 기능성이 향상된 고급용기라면 수요는 충분하다는 설명이다.  



참고로 중국 파운드리는 브랜드가 승인한 원료 공급사로부터 구매 후 가공 및 생산한다. 포장재와 박스는 아웃소싱과 자체 생산으로 구분한다. 아웃소싱은 프로세스를 증가시키지만 비용을 줄인다. 액세서리가 많은 경우 한 제조사에서 모두 생산하는 비용에 비해 각 구성요소의 전문 제조사를 찾는 비용이 낮다. 때문에 제조사는 아웃소싱하고 책임만 지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 보니 소통과 리스크 관리 노하우를 갖춘 미들맨의 역할이 중요해졌다.  

강민철 대표는 중국 브랜드사에게 한국 용기를 공급한다. 그는 “연우에서 독립해 스타트업을 창업했다. 쯔번(至本)을 비롯한 고정 고객에게 한국에서 소싱한 창의적이고 지식재산권이 설정된 용기를 공급한다”라고 밝혔다. 쯔번은 중국 내 기초 5위, 국내외 종합 21위에 랭크된 연 매출 2천억 원대 신흥 화장품기업이다. 

중국은 ‘화장품감독관리조례’ 제정을 통해 생산품질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고 글로벌 수준으로 품질을 끌어올리고 있다. 아울러 2018년부터 국산품 애용을 추진해 ‘궈차오’ 열풍이 화장품을 휩쓸었다. 품질과 판매 양쪽에서 중국 기업은 가파른 성장세다. 

강 대표는 “중국의 신흥 브랜드는 자국에서 성장한 지금 유럽 수출에 자신감을 갖고 있다. 그만큼 좋은 원료, 특이한 패키징에 아낌없이 투자한다. 이로 인해 고급 브랜드의 프리미엄 용기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고 전했다. 패키징은 대만 기술을 전수받고 최신 설비를 갖추고 있지만 ‘이노베이션’이 부족하다는 평가다.  

때문에 디자인을 개선하고 창의적이며 지식재산권 보호를 받을 수 있는 프리미엄 용기를 공급할 수 있는 한국 패키징 회사에겐 호기라는 것. 그는 “노멀(normal) 용기는 워낙 한국과 단가 차이가 크다 보니 어렵다. 향후 PCR, PET 등 친환경 용기, 중국의 디자인 기호에 맞춘 발 빠른 제품 개발 등을 공급할 기회”라고 강조한다. 

화장품산업은 가치사슬 간 밀접하게 연계되어 타 산업보다 복잡하고, 분야별 구분이 명확하지 않다. 가치사슬 이해와 소통이 잘 이뤄지기 위해선 현지화가 중요하다. 

이에 발맞춰 강민철 대표는 ‘TC 패키징만의 한·중 공급망 관리(SCM) 구상’을 실현하려고 한다. 세구병·콤팩트·튜브·파우더 등 형태별 분류에 따라 품질 수준이 높은 합리적 가격대의 협업(co-work) 공급망을 구축한다는 포부다. 



그는 “저만큼 중국 브랜드사와 패키징 개발 관련 미팅을 많이 한 사람은 손에 꼽을 것이다. 한국과 중국을 잘 안다는 장점이 있다. 대량 구매를 실현한 경험도 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코로나로 공급망이 흔들리면서 가치사슬 관리가 과제로 떠올랐다. ‘구매자와 판매자에게 가치를 선사하는’ 미들맨의 역할이 새롭게 조명받고 있다. 미국 경제에서 생산되는 부가기치의 3분의 1이 미들맨들의 노력에 의해 만들어진다고 한다. 

TC 패키징의 강민철 대표는 ‘한·중 화장품 가치사슬의 미들맨’이 되려고 한다. 물리적, 사회적, 시간적 거리를 좁혀 거래를 활성화하는 교량자(bridge), 성가신 일을 줄여주고, 정보의 홍수 속에서 고객이 올바른 결정을 내릴 수 있게 돕는 안내자(concierge)를 비즈니스 모델로 상정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양쪽에 가치를 창출하는 역할이다. 

강 대표는 “패키징은 BM의 요구에 맞춰야 하기 때문에 항상 긴장을 한다. 소통이 중요하다. 또 현지화에 익숙해져야 만족도를 높일 수 있다”며 “신뢰를 얻을 수 있도록 매순간 최선을 다한다. 나의 가치를 늘 증명하려고 노력한다”라고 말한다. 

미들맨은 양쪽에서 균형을 유지해야 하는 숙명을 안고 산다. “균형을 잘 잡는 미들맨은 선순환 고리를 만든다. 대체로 가장 존경받는 미들맨은 최고의 구매자를 끌어오고, 최고의 구매자는 다시 최고의 판매자를 끌어오며, 최고의 판매자는 더 많은 최고의 구매자를 끌어온다”(‘미들맨의 시대’에서 인용)

TC 패키징 강민철 대표는 갑작스레 퇴사하고 창업했다. 그는 한 지인으로부터 “너를 퇴사 결심토록 한 사람에게 선물 해야 한다”는 말을 들었다고 한다. 망설이지 않고 차라리 기회가 온 거라고 생각하면서 강 대표는 상해봉쇄 직전 회사문을 열었다. 6개월 동안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구매자와 판매자 모두에게 얻은 ‘신뢰’로 마음을 다잡을 수 있었다고 한다. 

TC 패키징 강민철 대표는 “지금의 비즈니스가 얼마나 도전적인지를 겸허히 인정하고 그 일을 잘할 수 있는 기회를 찾아냈다”라고 말한다. 한·중 화장품 가치사슬에서 그의 도전은 수천 수만의 사업 아이디어에서 ‘옥석(玉石)’을 가려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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