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쇼핑몰의 ‘다크패턴’에 대해 공정위와 한국소비자원이 실태 파악에 나섰다. 다크패턴이란 ‘소비자의 착각, 실수, 비합리적 지출 등을 유도할 의도로 설계된 온라인 화면 배치(인터페이스)’를 말한다.
예를 들어 서비스 측이 원하는 방향에는 '미끼'를 두어 유인하고, 원치 않는 방향에서는 ‘매운 연기’를 뿜어내어 얼씬도 하지 못하게 하는 방법이다. (윤재영 홍익대 인터랙션 전공교수 지음, ‘디자인 트랩‘) “조작 디자인, 속임수 설계, 다크 넛지 등 인간의 행동을 꾀어내는 교묘한 디자인의 덫”이라는 설명이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국내외 쇼핑몰 웹사이트+모바일앱 76개의 다크패턴 사용실태 조사 결과 다크패턴 수는 총 429개였으며 평균 5.6개의 다크패턴 유형을 사용했다. (7월 31일, ‘온라인 다크패턴 자율관리 가이드라인’은 다크패턴 세부 유형을 19개로 구분한다)
가장 많이 사용되는 다크패턴 유형은 “지금까지 ○○○개 구매”와 같은 ‘다른 소비자의 활동 알림’(93.4%)이였다. 그 다음은 ‘감정적 언어사용(86.8%), ’시간제한 알림‘(75%) 순이었다. 이 3가지 유형은 소비자에게 심리적 압박을 가해 특정 행위를 하거나, 하지 않도록 유도하는 압박형 다크패턴 유형에 속한다. 이는 거짓 과장된 사실을 알리는 등 기만행위로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 보호법‘ (제21조 제1항 제1호)에 따라 규제가 가능하다.
공정위는 19개 다크패턴 중에서 ‘거짓 할인’ 등 13개 유형을 ‘소비자 피해를 유발할 우려가 큰 유형’으로 제시한 바 있다. 조사 결과 76개 웹사이트 및 모바일앱에서 총 188개가 확인되어 평균 2.5개 유형이 사용되고 있었다.
위 13개 유형 중 가장 많은 유형은 ‘특정옵션 사전선택’(48.7%, 37개)이었고, 다음으로 ‘숨겨진 정보’(44.7%, 34개), ‘유인 판매’(28.9%, 22개), ‘거짓 추천’(26.3%, 20개) 순이었다. [13개 유형 : 거짓 할인, 거짓 추천, 유인 판매, 위장 광고, 숨겨진 정보, 속임수 질문, 가격비교 방해, 숨은 갱신, 반복간섭, 순차공개 가격책정, 잘못된 계층구조, 특정옵션 사전선택, 취소·탈퇴 방해]
예를 들면 △ 구독료가 높은 상품이 미리 선택되어 있거나(특정옵션 사전선택) △ 제품 구매 시 최소(또는 최대) 구매 수량이 있다는 표시를 하지 않아 구매과정에서 확인되는 경우(숨겨진 정보) △ 낮은 가격으로 유인했으나 실제 해당 제품이 없는 경우(유인 판매) △ 판매 상품이 아닌 다른 상품의 후기가 포함된 경우(거짓 추천) 등이다.
이 중 ‘특정옵션 사전선택’, ‘잘못된 계층구조’, ‘취소·탈퇴 등의 방해’ 등 6개 유형은 현행법으로 규율할 수 없어 소비자피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관련 법률 개정이 필요하다. [ 반복간섭, 순차공개 가격책정, 숨은 갱신, 잘못된 계층구조, 특정옵션 사전선택, 취소·탈퇴 방해 ]
이번 조사에선 하나의 화면에서 여러 유형의 다크패턴을 결합해서 사용하는 점도 적발됐다.
예를 들어 멤버십 서비스 해지 과정에서는 ‘취소·탈퇴 등의 방해’, ‘감정적 언어 사용’, 그리고 ‘잘못된 계층구조’ 유형까지 3개 유형이 결합된 형태가 있었다. 또한 책상을 광고하면서 상판 가격만 표시하고 이를 기준으로 할인율을 표시한 사례에서는 ‘거짓 할인’과 ‘숨겨진 정보’ 2개 유형을 결합하고 있었다.
이밖에 다크패턴 사용 빈도는 모바일앱이 평균 5.8개 유형으로 웹사이트(평균 5.4개)보다 상대적으로 더 많았다.
이번 실태조사는 ‘가이드라인’ 배포 전에 시작됐다. 한국소비자원은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조사대상 사업자들에게 ▲ 소비자가 거래조건을 쉽게 이해하고 선택할 수 있는 화면 구성 등 쇼핑몰 인터페이스의 중립적 설계, ▲ ‘온라인 다크패턴 자율관리 가이드라인’에 따른 상시 모니터링 등을 권고할 예정이다. 소비자들도 거래 과정에서 상품정보 표시내용, 결제 전 주의사항 등을 꼼꼼히 살핀 후 구매할 것을 당부했다.
다크패턴 행위는 해외에서도 EU ‘디지털서비스법(DSA)' 미국 캘리포니아주 ’소비자 개인정보보호법(CPRA)' 등에 관련 규정이 있어 제재를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