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박영호 회장 “대한화장품학회는 명사가 아닌 동사”

[인터뷰] 새로운 시대 맞아 학회 역할 강화...“화장품과학자 연구 역량 함양·다학제 융합·소비자와 소통에 힘쓸 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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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임 대한화장품학회 박영호 회장이 화장품과학 발전을 위한 리셋(reset)을 선언했다. 11월 29일 기자간담회에서 박 회장은 “수십 년 동안 선형(linear)이었던 한국 화장품산업의 R&D 역량을 새 시대에 맞게 오퍼레이션(operation) 구조로 바뀌어야 한다. 학회도 미래지향적, 시스템으로 운영되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대한화장품학회가 명사(이름씨)가 아니라 동사(움직씨)여야 한다는 다짐이다. 

그는 “10여 년 이어져왔던 역할이나 연구라도 소재·상황이 변하면서 분야가 매우 다양해지고 전공·부전공이 의미 없는 세상이 됐다. 어떤 분야든 새로운 시대를 맞아 전문성을 확장해야 경쟁력을 가질 기회가 많이 있다”라며 “다학제간 교류를 통해 화장품 R&D의 폭이나 깊이를 확대할 수 있고 회원들의 역량을 끌어올릴 수 있다”고 부연 설명했다. 

K-뷰티의 R&D 역량 제고를 위해서는 회원들이 다양한 학문과의 통섭(consilience)을 통한 스킬업(skill up)이 필요하다는 인식이다. 

“우리가 최초로 TDS방식을 생각해 낼 수 있었던 건 사실 화장품 연구소 덕분이에요. 화장품은 오직 피부를 통해서 그 효능 성분들이 전달되기 때문에 그만큼 피부를 통한 전달기술이 발달할 수밖에 없으니까요.” (’아모레퍼시픽 기술연구소 히스토리북‘에서 인용)

이 말은 박영호 회장이 아모레퍼시픽 의약품연구소장으로 TDS(Trans-dermal Delivery System, 경피약물전달시스템) 기술을 도입한 ’케토톱‘ 개발을 주도하면서 한 말이다. 박 회장이 아모레퍼시픽에서 ’메디컬 뷰티'를 이끈 경험이 바탕이 됐음을 알 수 있다.  

그는 취임사에서 “대한화장품학회는 회원들이 ▲가고 싶은 학회 ▲가면 도움이 되는 학회 ▲얻을 게 많은 학회라는 인식과 기능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화장품산업은 규모나 국가적 위상으로 보아 한층 발전적 모습을 만들어야겠다고 총론에서 말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주인공인 학회 회원, 화장품과학자들이 뻔질나게 찾는 학회가 되어야 한다”라며 박 회장은 화장품과학자들의 분발심을 자극했다. 



올해 초 대한화장품학회는 발족 53년 만에 식약처 산하 사단법인으로 재출범했다. 이는 ①산·학·연 연결 R&D 공유, 융합 ②안전성 이슈의 과학적 근거 제시 및 산업계와 규제당국과의 규제완화 역할 ③K-뷰티 혁신 성장의 중추 기능 등 역할론으로 업계의 관심이 모아졌다. 

이에 대해 박영호 회장은 “현재 4개의 분과학회(규제과학·소재·제형·평가)가 있는데 이를 활성화 하겠다. 예를 들어 지금까지 포뮬레이션이 이끌었다면 요소기술이 과거보다 중요해졌다. 화장품은 안전성, 임상, 혁신소재, 바이오, 디지털 등이 융합된 다학제적 종합과학이다. 그런 면에서 구분 되지 않고 섞여 있다 보니 바이오 전문가가 화장품과학자와 깊이 있는 애기를 하기 어려웠던 부분이 있었다”라며 “분과마다 외부 전문가와의 메타인지(metacognition)를 강화해 화장품만의 깊고 넓은 전문가 풀(pool)을 확대하겠다“라며 과제를 분명히 했다. 

그래야 화장품과학자의 전문성 수준이 전반적으로 높아지고 임팩트 강한 학술연구가 학회에서 발표되기를 희망했다.  

사실 화장품산업 학술활동은 기업간 민감한 사안으로 다소 폐쇄적인 분위기였다. 이런 부분도 학회에서 논문·특허·PT 등 발표기회가 늘어나고 자유롭게 소통하고 배워야 산업 전체의 질적 수준을 높일 수 있다는 게 박 회장의 학회 활성화 방안이다. 

①산학연 생태계 구축으로 전문분과 체계 구축 및 활성화로 새로운 시대에 맞게 시스템화 ②학술지 위상 제고 ③산업계 중심이자 종합과학적 특성을 가진 학회로의 외부 전문가 유입 확대 ④화장품산업과 접점(미용·에스테틱·디바이스·의학·제약·ICT 등)에 있는 전문가 학회 참여 유치 ⑤참여 회원의 단계적 기회 확대 및 편의성 강화 ⑥연구성과 발표 기회 확대, 학술회의장 안정화 ⑦과학기술상, 창의혁신상 등 발전적 운영 및 학술상 위상 강화 ⑧사업다각화 방안 모색 등 실천방안을 짜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영호 회장은 “알차고 내실 있는 학회로 이끌어서 국민과 국가의 사랑을 받는 학회로 환골탈태할 것“이라는 각오를 비쳤다. 

화장품은 소비자의 선택을 받아야 생존 가능한 산업. 그러다 보니 소비자와 소통은 필수다. 또한 정부의 규제 해소와 글로벌 수출 TOP3로 올라선 ‘K-뷰티 미래육성방안’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하는 주체로서 역할 등이 놓여 
있다.

박 회장은 “학회가 산업계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보니 소통이 쉽지 않았다. 이런 부분을 보완하는 쪽으로 학회가 신뢰자산을 쌓아나가야 한다. K-뷰티의 연구과제도 연구비를 받아서 수행하다 보니 결과적으로 산업발전 기여 측면에서 정책담당자와의 공감이 부족한 부분이 있었다”라며 어려운 점을 전했다. 

그러면서 “화장품학은 응용과학이자 실제 성과를 보여줘야 의미 있는 학문이다. 우리가 얼마나 기획을 잘하느냐가 중요하다. 신뢰 피드백을 튼튼히 구축하는 것이 학회의 역할임을 인식하고 있다”고 박 회장은 덧붙였다. 

박영호 회장(현 아모레퍼시픽 기술원장)은 업계에서 ”순(純·順·柔)하다“는 평이다. ‘96년 아모레퍼시픽 입사 이후 26년째 오직 한 곳에만 전념하는 순수 화장품과학자로 명성이 높다. 또 온화하고 양순한 인성에 ’부드러운 리더십‘으로 아모레퍼시픽 기술연구원을 이끌고 있다는 평가다. 

올해 4월 처음 발표된 ’일본화장품산업 비전‘은 “일본의 첨단기술과 문화에 기반한 Japan Beauty를 전세계에 전파하여 행복(well-being)과 지속가능한 세상을 만드는데 기여하는 산업”을 비전으로 제시하고 있다. 

그렇다면 Korea Beauty는 국민과 국가에게 어떤 비전을 제시할까? K-뷰티의 싱크탱크이자 산업발전의 핵심 동력인 대한화장품학회에 대해 기대가 한껏 쏠리는 이유다. 박영호 회장의 K-뷰티 진단과 그의 리더십이 그려낼 K-뷰티의 미래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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