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소비자 시그널에서 K뷰티 활로 찾아야

[2019 시그널, 2020 힌트] ③‘19년은 오만한 K-뷰티가 응징을 받은 해
‘20년 플랫폼과 리테일 압박 거셀 듯...해외 인디 브랜드에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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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소비자의 시그널에 따라 플랫폼의 알고리즘, 리테일의 변화를 충분히 살펴봤다. 플랫폼은 거대 파워를 앞세워 알고리즘 참여를 강요한다. 옴니 채널 리테일의 마케팅 비용 전가도 여전하다. 수익 부담을 안은 채 홈쇼핑의 유혹도 끈질길 것이다. 2020년에는 여전히 화장품기업의 마케팅 비용은 폭발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화장품 시장 참여자들의 저마다 엇갈리고, 걸핏하면 반복하는 의견들을 동시에 조합하고 수용하는 시장 메커니즘은 과연 있을까? 그렇다면 우리 앞에는 한 가지 질문이 놓여 있다. 시장가격은 누가 주도해야 하는가?



#7 휴브리스와 네메시스


고대 그리스 신화에서 휴브리스(hubris)는 오만의 여신이다. 욕망과 탐욕의 불꽃을 지피고 자아(ego)가 원하는 것을 이루기 위해 위험을 감수하라며 충동질한다. 더 많은 돈, 더 많은 성공을 원하는, 이렇게 해서 성공한 소수는 과신과 오만으로 끝내는 과오를 저지른다.


즉 자신의 과거 성공 경험을 과신해 자신의 능력 또는 자신이 과거에 했던 방법을 절대적 진리로 착각해 실패한다.


네메시스(nemesis)는 응징의 여신이다. 지나치게 오만에 빠진 사람에게 상실이라는 벌을 내린다. 네메시스는 모든 기업의 대표와 재무상태표, 직업에 도사리며, 오만을 응시하며 기회를 엿본다.


K-뷰티는 지난 세월 중국 특수로 오만에 빠졌고, 결국 ‘19년 응징의 벌을 받았다. 대부분의 기업이 네메시스로부터 ’재무제표 악화‘라는 상실감을 맛보았다.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른 3분기 경영실적을 보면 화장품 기업 71곳 가운데 마이너스, 적자전환 기업이 43곳에 달했다. 극히 일부를 제외하면 매출악화로 고전 중이어서 업계 분위기는 흉흉하다.


휴브리스는 욕망을 혁신으로 이끌며 희망을 준다. 네메시스는 두려움이다. 경제학자 피파 맘그렌은 “휴브리스와 네메시스, 다시 말해 오만과 처벌이 균형을 이룰 때 비로소 인간은 목표를 성공적으로 완수하고 경제번영에 이바지할 수 있다. 어느 한쪽에 지나치게 지배되면 재앙으로 치닫게 된다“고 말한다.


2020년 K-뷰티에게 휴브리스와 네메시스, 희망과 두려움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하는 과제가 주어졌다. 실패의 쓴맛을 본 후에야 위험감수 능력이 증가한다. 그래야 미래의 성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19년의 쓴맛이 ’20년의 위험감수 능력 향상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 실패에서 얻는 교훈이 성공에서 얻는 교훈보다 중요할 수 있다.


#8 천재는 태어나지 않는다, 편집될 뿐이다


문화심리학자 김정운은 ‘에디톨로지: 창조는 편집이다’에서 “온라인 네트워크로 연결된 무수한 정보들 속에서 어떻게 나만의 관점을 갖고 지식을 편집해나갈 것인가? 그 과정에서 남들과 다른 창의성은 어떻게 만들어낼 수 있는가? “정보가 부족한 세상이 아니다. 정보는 넘쳐난다. 정보와 정보를 엮어 어떠한 지식을 편집해낼 수 있느냐가 관건인 세상이다”라고 갈파했다.


그는 이 책에서 ‘낯설게 보기’를 통해 독창적인 관점을 갖고, 암기가 아닌 주체적 공부로 나만의 이론과 철학을 만들어내는 다양한 에디톨로지 방법을 소개한다.


K-뷰티 생산의 전환점은 ‘생산과 판매의 분리’라고 ‘화장품 60년사’는 적고 있다. “1990년대의 OEM등장은 … 이미 미국, 일본, 프랑스 등의 선진국에서 일반화된 형태였다. 수탁전문회사는 유명 브랜드와 공생하며, 주문자 생산뿐만 아니라 제품개발에까지도 참여했기 때문이다. 화장품의 품목이 다양하고 다품종 소량생산은 물론 주기가 짧고 빠르게 변화하는 소비자의 요구 변화에 맞춰야 하는 특성을 감안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OEM사의 등장은 아웃소싱의 열풍을 불러왔다. 당시 IMF체제를 겪으면서 기업투명성 제고와 구조조정, 슬림화와 아웃소싱을 통해 기업경쟁력을 강화해야 하는 환경변화를 초래했다. 이어 화장품회사 인원들이 영업과 마케팅을 기반으로 대거 브랜드기업을 창업하게 된다. 2000년대 들어 초저가숍과 브랜드숍 등 시판시장의 새로운 변화와 인터넷쇼핑몰과 마트 등 화장품 유통채널이 세분화되고 영역별 성장이 커졌다.


업계의 한 임원은 “미샤의 등장은 브랜드숍 탄생과 더불어 향후 20여 년 K-뷰티 시장 확대에 상당한 기여를 했다. 당시 3300원의 초저가 화장품이란 콘셉트는 획기적이었다”고 회고한다. 화장품산업 관계자들이 공감하는 부분이다.


‘미샤’는 K-뷰티 발전사에 획기적 사건으로 기록된다. 김정운의 ‘에디톨로지’에 따르면 “관점의 발견과 서구 합리성의 신화”로 풀이할 수 있다. 이는 화장품산업이 ‘편집’에 따라 얼마든지 발전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발견하게 된다. 김정운의 “천재는 태어나지 않는다, 편집될 뿐이다”이라는 대목이 실감나는 장면이다.


K-뷰티 ‘19년의 성적은 지난 6년여 중국 특수 붐의 오만에 따른 응징이었다. 이제 오만을 ’희망‘으로 해석되는 휴브리스로 바꿔야하는 과제가 ’20년에 주어졌다. K-뷰티의 고질적인 가격과 유통질서 훼손이 내년에도 발목을 잡을 거라는 건 명확하다. 


내수와 수출 양쪽에서 화장품시장 가격을 누가 주도해야 하는가? 플랫폼과 리테일의 거센 압박에서 벗어나려면 소비자 선택에 좀 더 집중해야 한다. 중소기업에게는 똑같은 처지의 해외 인디 브랜드의 선전을 주의 깊게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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