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글로벌 시장의 신호, ‘멀티 페르소나’

[2019 시그널, 2020 힌트] ① “신호는 데이터에 아직 포함되지 않은 미래에 대한 힌트”
밀레니얼+Z세대의 시그널...페르소나·개인·分人+공정·책임·윤리 →인디 브랜드의 전성시대

#1 ‘립스틱 효과’를 읽는 법


경기 악화로 주머니 사정이 나빠진 여성은 옷은 포기해도 화장품은 포기하지 않는다. 특히 립스틱은 절대 포기하지 않는다. 이른바 립스틱 효과다. 2008년 세계적인 금융위기에서 에스티 로더의 립스틱과 립글로스 매출은 늘었다. 이를 보고 모두들 경기불황이라고 진단한다. 하지만 경기불황일 때 반대로 소비자를 만족시킬 수 있는 상품은 잘 판매될 것이라는 시그널이 아닐까?


그런 에스티로더도 미국 본토에서는 인디 브랜드에 밀려 체면을 구기고 있다. 에스티로더가 닥터자르트를 인수한 배경은, K-뷰티가 예뻐서가 아니고 미국에서의 실적 하락을 메우려는 글로벌 전략 때문이다.


시그널(signal)은 어떤 일이 있거나 있을 거라는 신호다. 숫자로 표기한 데이터는 어제 일어난 결과만을 확인해준다. 따라서 데이터는 과거 지향적이다. 대부분 경제의 과거 실적이 어떤 식으로건 미래를 예측하는 잣대로 가정한다. 금융기관의 투자계약서에는 “과거의 수익은 미래의 성과를 보장하지 않는다”는 경고 문구가 반드시 적혀 있어야 한다. 과거를 미래에 대입하는 것은 그럴 듯하지만, 숫자보다는 신호에 주목해야 한다.


신호는 데이터에 아직 포함되지 않은 미래에 대한 힌트이다.(피파 맘그렘 저, ’시그널‘에서 인용)


#2 ’19년의 시그널


기자는 11~12월을 ’2020년 트렌드와 전망‘ 관련 각종 세미나, 자료, 보고서를 섭렵하며, 다양한 견해를 모았다. 한 해 동안 K-뷰티에게 보내는 각종 시그널을 발견했고, 2020년이 패러다임 전환에 따른 변화 여부가 성공과 실패의 첫 해라는 생각을 떨칠 수 없었다.


이는 화장품산업 뉴스의 중심 – 씨앤씨뉴스의 기사모음에서 엿볼 수 있다. ’K-뷰티의 빛과 그림자‘에서 중국 시장 변화로 위기 시그널이 감지됐다. ‘중국 화장품 동향’은 로컬의 추격을 생생하게 전달하고, 브랜드숍의 중국 철수와 포지셔닝 문제를 꼬집었다. ‘중국수출사관학교’의 강의를 소개한 기사는, 현지 진출 기업의 고민과 중국 트렌드를 전달하는 정보 창구였다.


’새로 바뀌는 포장재법‘은 K-뷰티에게 친환경이 ’예외‘로 인정받아 안주할 일이 아닌 현실임을 보여줬다. 맞춤형화장품제도 시행은 규제와 안전을 현장에서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며, 맞춤형(customize)의 가능성과 기술을 소개했다. ’부산화장품기업협회‘ 기사는 지자체와 화장품기업의 결합이 어떻게 이뤄져야 하는지를 조명했다.


’알렌 정의 마케팅 스토리‘는 마케팅의 신세계로 인도하는 길라잡이였다. ’이커머스 플랫폼‘, ’인플루언서 마케팅‘은 유통 변화와 기업의 대응, 소비자 접점에서의 접근법을 다뤘다.


’제조원 표기 이슈‘는 글로벌 기업의 모방, 중국기업의 짝퉁, 거대 유통사들의 K-뷰티 견제의 유용한 도구로 활용되고 있음을 고발했다. ’2020 유럽이 기회다‘는 화장품의 본고장 유럽에서의 피할 수 없는 한 판 승부를 예고했다. K-뷰티의 글로벌화를 위해서, 유럽의 견제를 뚫는 역동성이 필요하다는 기획이었다. ’화장품 성분‘은 EWG의 허구와 쇼핑몰 ’화해 앱‘의 성분 마케팅을 비판했다.


‘화장품 수출동향’은 매월, 분기별로 K-뷰티가 세계 시장에서 고전하는 데이터를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이 와중에 보건복지부의 ‘화장품산업 미래 육성 계획’은 ‘만시지탄의 감은 있지만, 없는 것보단 나았다. ’화장품업계 인수전‘ 기사는 K-뷰티의 긍정적 평가라는 면도 있지만 성장 동력 상실과 기업가정신 실종이라는 문제점을 낳았다.


미투와 주 52시간제 시행에 따른 제조사의 갈등, 끊이지 않는 오너리스크 문제를 다룬 기사는 기업문화를 들여다 본 장업계 최초의 기사였다. 화장품산업이 국가 유망 5대 소비재 품목으로 꼽히면서 K-뷰티로 포장된 이면의 민낯이 국민 관심사로 떠올랐다. 향후 국민의 사랑을 받는 소비재로 자리매김 하기 위해서 업계의 윤리의식을 고양시킬 필요성이 대두됐다.


2019년 씨앤씨뉴스에 비친 화장품업계의 시그널은 2020년 변화의 소용돌이가 되어, 새로운 K-뷰티를 예고하고 있다.



#3 소비자 ’개인‘ 선택이 트렌드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는 2020년 트렌드로 ’위기를 극복하는 용감한 히어로, 마이티 마우스(MIGHTY MICE)’를 선정 발표했다. 10개 키워드 중 맨 앞에 내세운 게 ‘멀티 페르소나(multi persona, Me and myselves)’다.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 최지혜 박사는 ”페르소나는 심리학에서 타인에게 비치는 외적 성격을 말한다. 다매체 사회에서 현대인들은 모드 전환에 능해졌고 상황에 따라 삶의 방식이 세분화 됐다“고 설명한다. 덧붙여 ”인간은 천 개의 페르소나를 갖고 있고 상황에 맞게 꺼내 쓴다“(C.G. 융)는 글귀를 인용했다.


그 배경은 집단, 혈연, 직업 정체성의 약화다. 인터넷의 정체성 이동(trans-identity)은 SNS의 다계정으로 나타난다. 셀카도 두드러진 특징이다. 이 때문에 ”페르소나의 가면을 쓰는 소비자들이 그 가면이 진짜 자기라고 믿는 현상인 ‘디지털 허언증’이 만연하고 있다“고 최 박사는 분석했다.


이를 반영하는 소비 유형이 ①양면적 소비(가성비 vs 프리미엄의 공존, 야누스 소비, 일품명품/일점호화 트렌드 ②직업이 아닌 취향에 따른 공동체 형성 ③캐릭터와 굿즈(goods) 열풍 ④패션/연예계의 젠더 정체성 변화 ⑤느슨한 연대의 증가 등이다.


기업은 매체와 상황에 맞는 다면(多面)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해졌다. 소비자와의 접점을 넓히고, 마지막 접점에서 즉각 느낄 수 있는 만족(Immediate satisfaction)이 중요해졌다. 새벽 배송이 리테일의 유행이 된 것은 라스트 마일에서 라스트 핏(fit)이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최근 코트라(KOTRA)는 ‘2020 세계 주요지역별 시장 진출 전략’을 발표했다. 글로벌 시장도 ‘개인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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