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K-뷰티의 미래, ‘화장품 과학자’의 학술 잔치

대한화장품학회 춘계학술대회 논문 69편 발표...사단법인화 추진
화장품 R&D 선진화 이끈 강학희 명예회장, 박장서 교수에게 후학들 박수갈채

화장품 과학자들의 지적 향연이 서울과학기술대학교 100주년 기념대강당에서 5월 17일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350여 명이 참석, 화장품 R&D 동향을 파악하고, 상호 관심사에 대한 의견 교환이 있었다. 이날 발표된 논문 수는 69편이었다.


이날 행사에서 두 선배 과학자의 고별사가 눈길을 끌었다. 세계화장품학회(IFSCC) 총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한 강학희 명예회장과, 글로벌코스메틱연구개발사업단(NCR) 단장으로 화장품R&D 정책을 집행한 동국대 박장서 교수다.



두 분이 활동하던 1980~2000년대는 한국화장품산업의 중흥 및 세계화 시기. 소재연구에 머물던 연구개발 부문은 IT·BT·NT 등 첨단기술과 연계하면서 2000년대 기능성 화장품시대를 열었다.(대한화장품 60년사) 강학희 회장은 1981년 태평양 기술연구소에서, 박장서 교수는 두산 R&D센터에서 연구개발 여정을 시작했다.


강 회장은 IFSCC를 통해 K-뷰티의 글로벌화를 선도했고, 박 교수는 NCR에서 선진국과의 기술 격차를 좁히는 주역으로 활동했다. 40년여를 산·학에서 활동하며 K-뷰티 R&D의 중흥 및 글로벌 도약에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강학희 회장은 개회사에서 “95년 운영위원장으로 시작된 학회 활동은 저한테 영광스럽고 좋은 추억이자 죽을 때까지 가져가야 할 나의 소중한 자산이다. 특히 제 임기 중에 세계화장품학회(IFSCC) 회장으로 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른 일은 개인적으로 영광스럽다. 이 자리를 통해 학회 회원들께 감사드린다. … 학회장에선 물러나지만 학회에 대한 열정은 계속 진행형”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앞서 강 회장은 “지피지기백전불태(知彼知己百戰不殆)라는 말이 있다. 국내나 해외 학회 참가가 중요하다. 경쟁사 생각이 어떤지, 수준과 통찰력(insight)을 어떻게 가지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세계화장품학회 총회는 그런 성격이 강하다. 로레알, 시세이도, 에스티로더 등 글로벌 브랜드에서 열심히 참가하는 이유는 경쟁을 통해 인류의 미학 건강을 증진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올해 가을에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IFSCC 학술대회가 열린다. 학회원들은 한국 소속으로 나가 기술수준과 생각, 통찰력을 세계 각국 제품과 견줘 배울 점이 있는지, 어떻게 싸울 것인지 등의 의미를 찾아보기 바란다”며 “올해 IFSCC 봄 미팅에서 2026년 개최지로 아시아가 확정됐고, 호주와 중국이 경합 중인데 중국 개최로 양보하는 분위기다. 또 앞으로 13년 뒤인 2030년 한국 유치가 확정됐다. 신진 화장품 과학자들이 잘 끌고 나가길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강학희 명예회장은 현재 한국콜마 기술연구원 원장으로 재직 중이다.



이어 열린 학술대회 키노트(Keynote) 강의에 나선 박장서 교수는 “2010년~18년까지 NCR 단장으로 R&D 활성화에 도움을 줄 수 있어서 행운이었다”며 소감을 밝혔다. ’세라마이드‘ 연구로 유명한 박 교수는 동국대 화공생물학과 교수로 그동안 피부장벽학회, 생물공학회 등에서 활동했다.


박장서 교수가 이끈 NCR의 8년간 활동을 보면, 이 기간 동안 국내 화장품 연구력은 크게 향상됐음을 알 수 있다. 먼저 국내외 SCI급 논문 431편 등 총 580편이 발표됐다. 이중 IFSCC 발표 논문이 361편(‘14~’17)에 달해 한국화장품 기술의 국제적 위상 제고에 기여했다는 평가다. 또한 NCR의 지원으로 이뤄진 특허 출원·등록은 1009건이었다. 상품화 출시는 8년간 총329건이었으며, 이들 제품의 수출액은 7년간 1768억원이었다.


NCR은 업계 설문조사를 통해 “선진국 대비 전체 화장품 기술수준은 86.8%로 최고 기술국과 2.4년의 격차가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고 분석했다.[기술수준 80.1%(‘14년)→86.8%(’18), 기술격차 4.8년(‘14)→2.4년(’18)]


박 교수는 “NCR 단장 재임 시 좋은 논문들이 많은 기회를 얻었고, 국내 좋은 학자들을 많이 만났다”며 “정년 후에도 화장품산업 R&D의 연구력을 향상시키는데 기여할 생각“이라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앞서 박장서 교수는 ‘세라마이드 연구 개발의 역사’(1995~2019)‘를 주제로 정년퇴임 고별강연을 가졌다. 그는 ’맥주 효모연구에서 화장품 연구로, 다시 술 연구‘로의 40년여 연구 이력을 소개하며, 정년 후 ’피부에 좋은 기능성 막걸리‘ 개발을 과제로 삼은 이유를 설명했다.


세라마이드는 피부장벽의 지질막 성분의 하나로, 보습과 유해물질 침투 방어 기능을 가진다. 현재 효모를 통해 개발된 세라마이드3(Ceramide NP)와 합성에 의한 세라마이드2가 사용되고 있다. 1998년 국내에서 최초로 세라마이드3의 효모 발효에 의한 대량생산기술을 개발해 산업화가 이뤄지고 있다.


박 교수는 “전통적인 바이오테크놀로지가 발효기술이다. 양조법이 경험과 지역 특성만 있지 체계적으로 과학화된 게 없다. SKⅡ의 코직산도 발효된 막걸리에서 추출했다. 앞으로 맛있는 막걸리이면서 피부에 좋은 ’기능성 막걸리‘를 개발하는 게 숙제다. 앞으로도 K-뷰티의 연구력을 향상시키는 데 기여를 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한편 대한화장품학회는 전주대 조완구 교수를 신임 회장으로 선임했으며, 강학희 회장을 명예회장으로 추대했다.


조 신임 회장은 취임사를 통해 “첫째 학회 활성화가 필요하다. 연구결과를 세계 학회와 공유하기 위해 영문판 창간을 검토하겠다. 둘째 연구 활동을 위해선 용기(encourage)를 북돋워야 한다. 제형·평가·신소재 부문의 대한화장품학술상을 올해 안에 제정, 심사해서 내년 총회 때 시상할 수 있도록 하겠다. 셋째 학회는 소통이 중요하다. 춘·추계 학술대회와 별도로 심포지엄, 워크숍, 해외학술동동개최 등 활성화에 노력하겠다”는 공약을 소개했다.


이밖에 대한화장품학회는 ▲사단법인화 추진 ▲화장품 학술활동 강화 ▲국제경쟁력 강화 ▲학회지 위상 강화 ▲학회제정 논문상 TF 출범 등의 2019년 활동계획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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