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보호

테스터 화장품 80%가 뚜껑 없이 개봉, 오염 위험 커

42개 중 14개에서 기준치 초과 미생물 검출…일회용 도구 제공 등 협회에서 가이드 마련

미국·유럽 박람회 참가사는 소비자용 테스터 화장품 진열은 금기로 통한다. 여성 소비자들은 타인의 손을 거친 화장품 접촉을 꺼리기 때문이다. 대신 1회용 샘플 또는 소분한 견본품을 비치해 직접 발라보거나 향을 맡도록 권한다.


하지만 우리나라 브랜드숍들은 ‘견본’ 또는 ‘샘플’인 ‘테스터 화장품’ 제공이 일반화돼 있다. 이런 매장용 테스터 화장품에서 미생물 오염이 확인돼 위생 관리 강화가 필요하다고 한국소비자원이 경고했다.




1월 10일 한국소비자원은 유동인구가 많은 16개 화장품 매장의 42개 테스터 화장품의 비치 실태 및 미생물 위생도 조사를 발표했다. 아이섀도 16개, 마스카라 10개, 립스틱·립틴트 등 립제품 16개 등에서 미생물 4종(총 호기성 생균수·황색포도상구균·대장균·녹농균)이 발견됐다.


총 호기성 생균수는 상처나 면역력이 떨어진 경우 염증이 발생할 수 있다. 황색포도상구균은 피부나 점막에서 증식해 피부질환·구토·설사·복통 및 오심 등을 유발한다. 대장균은 설사·발열·구토 및 복통을 유발하며, 녹농균은 패혈증·전신감염·난치성 감영 등을 일으킨다.



비치상태를 보면 대부분 개봉된 상태였으며, 개봉일자도 기재되지 않았다. 화장품은 공기 중 먼지·습기·사용자 사이의 교차오염 등으로 위해미생물이 쉽게 오염·증식될 수 있다. 16개 중 13개 매장(81.3%)에서 아이섀도 제품을, 9개 매장(56.3%)에서 고체형 제품(립스틱)을 뚜껑이나 덮개가 없었다. 또 일회용 도구(브러시 등)를 제공하는 곳은 1개 매장에 불과했다.


테스터 화장품 42개 중 6개만 개봉일자를 기재했고, 13개는 유통기한과 제조일자를 확인할 수 없었다. 이중 1/3인 14개 제품에서 기준치 초과 미생물이 검출돼 충격을 줬다.


아이섀도는 16개 중 2개에서 ‘총 호기성 생균’이 510~2,300cfu/g 수준으로 기준(500 이하)을 초과했고 1개 제품에서 병원성 세균인 ‘황색포도상구균’이 검출됐다.


마스카라 10개 중 5개에서 ‘총 호기성 생균’이 550~2200cfu/g가 검출, 기준(500 이하)을 초과했다. 립제품 16개 중 4개에서 ‘총 호기성 생균’이 1530~214만cfu/g 수준으로 기준(1000이하) 초과 검출됐고 3개에서 ‘황색포도상구균’이 나왔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아이섀도·마스카라·립제품 등의 용기는 대부분 뚜껑을 열어 사용하는 단지 형태(open jar)로 튜브나 펌프식 보다 사용자의 교차 오염 위험이 높다. 오염 제품을 눈·입술 등 민감한 부위에 사용할 경우 피부질환·염증 등이 발생 가능성이 높아 위생관리 강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소비자원과 식약처는 테스터 화장품 안전성 확보와 소비자피해 사전 예장을 위해 △화장품협회에서 가이드 마련 △업체에는 매장 내 테스터 화장품 위생관리 강화를 권고했다. 또 소비자들은 △일회용 도구(브러시 등) 사용 △눈·입술 사용 자제하고 손목·손등에 테스트 △개봉일자와 유통기한 확인 △테스트 후 최대한 빨리 제거 등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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