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화장품업계 상장은 고작 3건. 사드 보복으로 위축이 된데다 이미 ‘성장성’ 높은 기업들은 사모펀드의 경영권 인수나 지분 투자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IPO의 경우 ‘상장의 저주’로 주가가 지지부진이다. 9월 29일 현재 SNP 브랜드의 에스디생명공학 -25%, 아우딘퓨쳐스 -31.7%, 중국 화장품 원료 기업 컬러레이 -27.2%로 3사 모두 공모가를 밑돌고 있다.
IPO 대신 경영권 인수나 지분투자가 활발하다. 올해 M&A의 정점은 유니레버의 AHC·닥터MJ 브랜드의 카버코리아 인수다. 유니레버가 95.39%의 지분을 인수했으며 규모는 3조원대에 이른다.
이보다 앞서 4월에 국내 IMM프라이빗에쿼티가 미샤·어퓨 브랜드의 에이블씨엔씨 서영필 회장의 지분 53.48% 인수로 금액은 4880억원이다.
국내 화장품사를 대상으로 한 지분투자는 3년 전부터 활발하게 이뤄졌다. 2015년 에스티로더그룹이 닥터자르트·DTRT의 해브앤비 지분 33.3%를 인수했다. 금액은 비공개. 2016년에는 굿워터캐피탈·알토스벤처스·포메이션그룹 컨소시엄이 포니이펙트·아임미미의 미미박스의 미국지사 지분 100%를 1430억원에 인수했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기업이 수조원을 들여 한국 화장품사를 인수한다는 것은 상상조차 하기 어려운 일이었다. 사드 보복으로 주춤하지만 K-뷰티의 미래 성장성을 글로벌 업체가 인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유니레버처럼 사모펀드가 인수한 경우는 새 주인을 찾기 마련. 이에 따라 에이블씨앤씨의 C사 인수설도 모락모락 연기가 나고 있다. IMM프라이빗에쿼티가 공개 매수, 유상증자 등의 자금 투자를 진행 중이다.
또한 IPO 직전 업주가 구속된 네이처리퍼블릭은 상장이 연기된 데다 최근 매출 부진을 겪고 있고, IPO를 잠정 중단한 엘앤피코스메틱 등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 국내 화장품 기업들이 실적 하락으로 고전하고 있는 상태에서 대형 화장품 업체나 해외기업에 의한 M&A 가능성은 열려 있다는 평가다. 혁신적인 제품과 초스피드 출시로 세계 화장품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K-뷰티의 성장성이 M&A 키워드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