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미국 스포츠계는 LA다저스 오타니의 홈런-도루 신기록에 열광 중이다. 22일 다저스타디움은 5만여 명이 몰려들어 9회말 오타니-베츠의 백투백 홈런으로 역전 승리의 환호성이 가득 찼다. 경기 시작 전 기자가 본 흥미로운 광경은 차에서 내린 가족들이 너도나도 자외선차단제를 바르고 뿌리고 서로 꼼꼼히 챙겨주는 모습이었다. 이렇듯 캘리포니아에선 야외에 나설 때 자외선차단은 필수다.
그런데 기능성과 사용감 좋은 한국산 자외선차단제가 MoCRA 시행 이후 잇달아 수입 거부 사태를 맞고 있다.
‘자외선차단제 수입 거부’ 본지 보도 기사(9월 4일자) 이후에도 한국산 자외선차단제에 대한 미국의 수입 거부 사례는 계속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8월 22일까지 자외선차단제 수입 거부는 169건이었다. 이후 9월 16일까지 불과 한 달도 안돼 자외선차단제 수입 거부 사례는 38건이 추가 확인된다.
기업별로 ▲ 한국콜마 20건 ▲ 스킨1004 12건(크레이버 2건 포함) ▲ 에이블씨앤씨 2건 ▲ 큐브미 아모레퍼시픽 2건 ▲ 씨앤티 드림 1건 ▲ 코스메카코리아 1건 등이었다.
이미 제조사 실사, 소명 등을 거쳤더라도 FDA의 PREDICT (Predictive Risk-based Evaluation for Dynamic Import Compliance Targeting)라는 ’위험 기반 분석 도구‘는 여전히 작동하고 있음이 확인된다. 미국으로 수입되거나 수입 제안된 모든 규제된 선적을 전자적으로 자동 선별하는 시스템으로, 데이터가 쌓일수록 더욱 정교하게 걸러지는 것이다.
이로써 2023년 MoCRA 시행 이후 ‘24년 9월 18일까지 한국산 자외선차단제 207건이 수입 거부됐다. 전체 수입 거부 340건 가운데 61%를 차지한다. 위탁 제조가 많은 현실에서 해당 기업도 점차 많아지고 있다. 브랜드사의 피해는 물론 수출 차질도 적지 않으리라 예상된다.
이와 관련 식약처는 23일 보도자료를 내고 “자외선차단제가 화장품(기능성)인 우리나라와 달리 미국에서는 일반의약품으로 관리되고 있어 업계에서 국가 간 제도 차이에 따른 관련 규정과 FDA의 GMP 실사에 대한 교육을 마련했다”라며 업계의 주의를 촉구했다.
신준수 바이오생약국장은 “최근 미국향 수출액은 화장품 수출의 14.3%(’23)를 차지할 정도로 증가했다”라며 “글로벌 품질 경쟁력을 갖춘 우수한 국산 자외선차단제의 미국 시장 진출을 보다 활성화하기 위해 ‘FDA GMP 실사 사례 웨비나’가 수출 준비 중인 업체들에게 내실 있는 교육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한화장품협회는 9월 24일 ‘미국 자외선차단제 규정 및 식품의약품청(FDA) 의약품 제조·품질관리기준(GMP) 실사 사례 온라인 교육(웨비나)’을 개최한다. 강사로는 △ (규정 안내) 김경옥 대한화장품협회 글로벌협력실장, △ (실사 사례) 김상준 코스맥스 글로벌품질팀장 등이 발표한다.
미국 FDA의 자외선차단제 수입 거부 고리를 끊어내기 위해선 기업들의 대응이 중요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