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2024년 스몰 브랜드 전성시대' 온다 ...‘튀어야 생존’ 차별화 무기는?

[지상중계] 메저커머스 주최 세미나...화장품시장의 소비 주류로 등장한 젠지(Gen Z), 힙(hip)한 스몰 브랜드에 열광, 상위 제품 3분의 2가 중소 브랜드

메저커머스가 주최한 ‘더라이징 2024: 글로벌로 떠오르는 스몰 브랜드’ 세미나가 26일 섬유센터 이벤트홀에서 열렸다. 세미나에는 430여 명의 브랜드, 제조사 관계자들이 참석, 4P의 ‘차별화’ 사례를 공유했다. 



글로벌 화장품시장은 “모두가 돈이 없는 가운데, 중저가 선호 트렌드 지속”(오린아 이베스트투자증권 애널리스트) 전망이다. 소비 주류로 떠오른 MZ세대의 개인화 소비 성향은 ‘차별화’로 무장한 스몰 브랜드의 급성장(윤정하 잼페이스 대표)을 불러왔다. 상위 50개 제품의 66%가 중소 브랜드 제품이고, 찜 상위에 오른 중소 브랜드의 제품 역시 롱테일 법칙을 따르고 있다고 한다.(잼페이스 앱 조사) ‘80%의 사소한 다수가 20%의 핵심 소수보다 뛰어난 가치를 창출’해 시장을 풍성하게 하리라는 기대다. 

세미나는 메저커머스 천계성 대표의 사회로 ▲ 2024 유통 시장 전망(이베스트투자증권 오린아 애널리스트) ▲ 데이터로 본 글로벌 라이징 트렌드와 K-뷰티(메저커머스 신지선 애널리스트) ▲ 제조사가 바라본 미국 진출 성공 전략(그린코스 조경철 전략마케팅팀장) ▲ 나만의 브랜드로 누군가의 인생템 만들기(㈜온유 홍울 대표) ▲ 터지는 스몰 브랜드, 이렇게 만들어집니다(와디즈 김서현 PD) ▲ MZ를 중심으로 본 뷰티 트렌드(잼페이스 윤정하 대표) ▲ 국내 급상승 인디 브랜드의 5가지 트렌드 키워드(메저커머스 이라희 애널리스트) 순으로 진행됐다. 



가장 주목을 받은 발표는 ‘제조사가 바라본 미국 진출 성공 전략’(그린코스 조경철 전략마케팅 팀장)이다. 핫 브랜드인 ‘조선미녀’의 글로벌 진출 과정에서의 목표와 방향, 짜임새 있는 실천을 컬래버한 제조사×브랜드사의 케미(chemi)가 돋보였다.  

조 팀장은 “한국 시장만이 아닌 글로벌 마켓 세분화(segment)에 주목해 △ 아시아계 20대 여성 → 히스패닉계 20대 여성으로의 확장 △ 히스패닉계 분포+아마존 셀러 분포+BTS Army Map 등 중첩된 소비자가 팬으로 진화 △ 한국과는 다른 감성 이해 △ 마케팅 요소 더하기 △ 타깃에 따른 SNS 전략 등이 맞아 떨어지면서 매출이 드라마틱하게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그린코스는 ‘젠더와 인종’을 통해 방대하면서도 세분화(segmentation)된 글로벌 시장을 볼 수 있었고, 히스패닉계라는 낯선 소비자를 아무런 가정이나 예측 없이 실제를 관찰해 상품을 개발했다. 한국과는 다르지만 선입견 없이 ‘채움(CHAE:UM)' 컬렉션을 확장했다. 조 팀장은 “각 고객사의 특수성을 고려한 맞춤형 토털 ODM 서비스를 제공하며, 자사만의 기술과 특허, 정확한 납기로 고객 신뢰를 구축하고 있다”며 그린코스의 가치를 소개했다. 



그렇다면 스몰 브랜드는 어떻게 차별화를 진행해야 할까? 이에 대해 와디즈 김서현 PD는 “기획 단계부터 어디서(채널) 어떻게(판매방식)라는 두 질문에 대한 답이 명확히 그려지는 기획이야말로 스몰 브랜드의 차별화, 팔리는 상품 기획의 시작”이라고 강조한다. 아울러 “검색되는 고객의 니즈를 충족시키면서 다른 수천만 개의 상품을 제치고 내 상품에 집중하는 차별성을 주어야 브랜드 생존률이 높아진다”라며 화제를 모은 ‘비주얼(제형) 임펙트’, ‘요리하는 뷰티’ ‘압도적 신뢰감’ ‘국소부위 케어’ 등의 사례를 소개했다. 

윤정하 대표(잼페이스)는 “Me-Centric 성향의 잘파(Zalpha) 세대는 스몰 브랜드에 열광한다. 기존세대가 mass 타입이라면 MZ세대는 small & unique를 추구하며 남다른, 나만의 힙(hip)한 상품을 선호한다”라고 설명한다. 이어서 “급성장한 스몰 브랜드의 성공방식은 ① 타깃 맞춤 제품 개발 ② 메시지 세분화 ③ 채널 차별화 등이며 세분화된 제품 개발과 남다른 브랜드로 소구 등”이라고 맥락을 짚었다.  

또 그는 “‘퍼스널 컬러’를 안다고 응답한 MZ세대는 한국(89%) 미국(77%) 일본(83%) 등으로 나타난다. 퍼컬을 고려해 구매 경험한 색조 제품 판매도 증가하고 있다”라며 “퍼컬 관련 검색 키워드 유형으론 △ 퍼컬+카테고리(겨쿨 아이팔레트) △ 퍼컬+브랜드(롬앤 갈웜) △ 퍼컬+뷰티(여쿨뮤트 메이크업) 등이 등장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메저커머스의 신지선 애널리스트는 ‘2023 글로벌 뷰티 라이징 트렌드 포커싱’으로 △ 민감/여드름 △ 수분 △ 안티에이징을 꼽았다. 미국(K-달팽이 뮤신) 동남아(여드름 고민) 중국(주야생체리듬 케어, 낮C 밤A) 독일(K-선크림) 등 국가별 검색량 상승 키워드를 추출했다. 

또한 이라희 애널리스트는 ‘국내 급상승 인디브랜드의 5가지 트렌드 키워드’로 ① 민감슈티컬(zero자극) ② 성분 개성(특허성분, 트렌디 효능+개성 성분) ③ 1초 생경함(생경한 컬러, 제형) ④ 신박한 홈케어(Notox, 시술 후 관리) ⑤ 진심 마케팅(가격 투명성, 선한 영향력)를 제시했다. 키워드별 대표 제품 리뷰에서 차별화 요소를 분석, 설명해 박수를 받았다.  



오늘날 글로벌 화장품 시장은 트렌드 동조화(coupling)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K-스몰 브랜드로선 트렌드 파악과 함께 각국 소비자의 숨겨진 욕구(hidden desire)를 발견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존재감을 키울 수 있는 기회다. 

또 챗GPT 시대라곤 하지만 스몰 브랜드의 생존은 가상 공간이 아니라 실제 시장에 있음도 깨달아야 한다. AI 빅데이터 분석 결과가 데자뷔(déjà vu)인지 뷔자데(vujà dé)인지 헷갈려선 안된다. 전자는 경험하지도 않았는데 이미 본 적이 있다고 느낀다. 후자는 매일 겪는 익숙함이 낯설게 느껴지는 듯 생경함을 느낀다는 의미다. 

“인류학자들은 뷔자데의 감각으로 통찰을 얻는다”(‘혁신의 조건’에서 인용)고 한다. 앞서 그린코스는 ‘흔하고 친숙한’ 데자뷔가 아닌 ‘초심자의 마음으로’라는 뷔자데로 브랜드사의 타깃 확장을 지원한 사례로 볼 수 있다. 

리뷰에서 많이 검색되는 단어를 추출하고 ‘유행’ ‘트렌드’라고만 소개해선 후발 기업에겐 현실성이 떨어진다. 그런 면에서 스몰 브랜드는 ‘참여 관찰’을 통해 발견되는 진실을 마주할 필요가 있다. 

참고로 과학기술학 연구자 임소연이 쓴 ‘나는 어떻게 성형 미인이 되었나’는 성형외과에서 3년간 코디네이터로 일한 생생한 기록이 담겨 있다. 소비자를 이해하려는 브랜드사에게 ‘어떻게’라는 무기를 상상할 수 있다는 점을 엿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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