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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저로 K-뷰티 수익성 악화...상반기 일본 수출 물량 0.15%↓ 금액 3.4%↓

일본 벤더들 물량 줄이거나 시기 미루는 등 변화...그래도 시장점유율 확보 위해 진출 붐 지속

화장품기업들의 일본 수출이 붐을 이루는 가운데 엔화 결제로 인해 환차손에 따른 수익성 악화가 우려된다. 실제 올해 상반기 대 일본 화장품 수출은 3억 9700만달러로 전년 대비 3.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도 기저효과(+10%)도 있지만 엔저가 장기화되면서 화장품기업들도 영향을 받고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다. 



매매기준율에 따른 100엔당 1천원대 이하는 ‘22년 3월 28일 985.87원을 기록한 이래 17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엔화의 매매기준율은 8월 16일 기준 100엔 당 919.68원이다. 최근 1년간 최고 1004.17원 ~ 최저 896.95원 사이에서 910원대를 기록 중이다. 

일본 유통기업 A대표는 “엔저로 인한 환차손으로 수익성이 예전보다 감소한 건 사실이다, 일본 거래처가 엔화로 바꾸자는 제의를 해와 이를 수용하고 있다”며 실상을 전했다. 대 일본 화장품 수출 감소 원인의 하나가 ‘엔저’ 때문이라는 의견이다. 실제 일본 벤더사들이 엔저 현상으로 발주를 줄이거나 미루는 경향은 복수의 유통사에서 확인된다. 

엔저 영향은 화장품 수출물량과 수출금액의 차이에서도 드러난다. 관세청 통계에 따르면 ‘23년 상반기 HS 33류의 대 일본 수출물량은 2만820톤, 3억 9511만달러였다. 이에 비해 ’22년 상반기 수출물량은 2만 1240톤, 4억 1438만달러였다. 물량 기준 0.15% 감소했으나 금액 기준으로는 4.6% 감소했다. 물량 감소에 비해 금액 감소가 더 컸다. 이는 환차손으로 이어져 수익성이 악화됐음을 뜻한다. 

업계에선 엔저로 인한 수익 악화보단 일본 시장 진출이 더 급한 과제라는 인식이 많다. 오히려 마케팅 비용 부담을 덜 수 있다는 점도 있다. 일본 시장 붐을 지속하기 위해선 투자라는 생각을 가진 기업이 많아 엔저에 대한 저항은 상대적으로 약하다. 또 장기적으로 엔화 상승이 예상됨으로 시장 점유율에서 우위를 차지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분석도 있다.  



물론 엔저 영향은 타 산업도 마찬가지다. 한국수출입은행이 수출기업 500개사를 대상으로 한 ‘엔화 하락의 수출기업 영향’에 따르면 △ 부정적 33% △ 긍정적 10% △ 영향 없음 57%로 나타났다. 다만 일본 수출비중이 높은 철강·비철금속(30%) 기계류(23%) 등은 부정적 영향이 높았다. 또 엔화 결제 비중이 높은 플랜트·해외건설(67%)이 가장 높고 철강·비철금속(44%), 기계류(38%) 순으로 높았다. 엔저에 긍정적인 산업은 자동차(19%) 기계류(12%) 선박(8%) 순이었다.  

엔저에 부정적 영향을 답한 기업은 △ 수출대금 감소(56%) △ 일본 상품 대비 가격 경쟁력 하락(26%) △ 수출대금, 가격 경쟁력 모두(14%) 순으로 응답했다. 이에 따라 수출기업의 엔화 하락은 수출 경쟁보다 수익 감소 영향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긍정적 영향을 답한 기업들은 부자재, 부품 구입시 원가 부담 하락(100%)을 응답해 상대적으로 수익이 개선됐다. 

일본 거래 기업의 경우 엔화 결제 40%, 엔화와 다른 통화 혼용 결제 23% 등 63%가 엔화로 거래하고 있었다. 

엔화가 약세를 보이는 가장 큰 이유는 미국과의 이자율 차이다. 미국은 기준금리를 5%대로 지속 인상한 반면 일본은 단기금리 -0.1%로 동결하고 있다. 이는 일본 수출기업에게 이익을 줘 해외 이익은 1954년 이래 최고치를 기록 중이다. 엔화 약세로 수출과 관광 수입이 급증하면서 2분기 6% 성장률을 기록, 깜짝 성장했다. 반면 소비자와 수입기업에 불리한 영향을 미친다. 

미국 연준의 금리 인하는 내년 이후에 본격화될 전망이다. 8월 15일 달러 대 엔화는 145.6엔으로 최저치를 찍었다. 지난해 9월 145엔대 이하로 내려가자 일본은행은 엔화 매입 등 시장에 개입한 바 있다. 다만 일본은행이 긴축 기조를 유지하고 있어 양국 간 금리차이가 더 벌어질 수 있다. 

금융권에서는 3분기까지 엔저가 이어지다 4분기부터 내년 초에 상승하리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화장품기업의 일본 수출 수익성은 올해까지 고전할 것으로 점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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