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수출 일선으로 K뷰티전사들 go!

[취재파일] 중국, 베트남 등 입국 제한, 자가격리 14일 조치..."고립무원에서도 수출 전의 불태운다"
중국 바이어의 마스크, 손 소독제 구입 부탁으로 사업보다 꽌시 위해 한달여 소일


A사 C 총경리는 중국지사 발령을 받고 칭다오에 도착하자마자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칭다오 공항에서 무려 4시간 반 기다렸고 한국 출발 16시간만에야 비로소 구해둔 집에 입주할 수 있었다.


그는 열악한 식사, 심각한 행동 제약, 아무것도 할 수 없는 환경을 견뎌냈고, 336시간 집에서 묶여 지내야 한다. 재택 근무에 영상 미팅으로 업무를 시작했다. 코로나19로 겪는 어려움은 2020 목표를 향한 그의 전의를 더욱 불태울 뿐이다.


그는 페친에게 보내는 안부에서 “중국에 오는데 도와준 분들께 뒤늦게 이 자리를 빌려 공개적으로 감사드린다. … 세 분의 대표님이 귀한 마스크를 무료로 보내주셨고, 동네마트에서 손세정제를 사지 못했다는 소식을 들은 대표님 한 분은 집까지 손세정제를 가져다주었다. … 또한 타사 후배가 면역력이 좋아야한다며 건강식품을 잔뜩 챙겨주었다. … L 법인장은 기꺼이 집으로 와서 공항까지 태워다 줬다. 부치는 짐에 마스크가 한 장이라도 있으면 안된다는 걸 몰라서, 4개의 공항 바닥에서 큰 짐을 다 풀고 박스를 뜯어 마스크를 한 곳에 모으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 이 모든 것에 깊이 감사드리며, 격리 이틀째 시작한다. 코로나19가 갈수록 더 기승을 부리는 대한민국 모든 국민들 힘내시기 바라며, 대한민국 정부, 질본 공무원들, 그리고 격전지에 있는 의사들 모두 파이팅~^^”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화장품 수출 일선에서 수고하는 이웃 기업인들의 끈끈한 정이 묻어난다. 그러면서 하루빨리 한국의 사정이 나아지길 바라는 심정도 절절하다.


호치민에서 K-뷰티 전문매장 코스앤코비나를 운영하는 제시카 조(Jessica Cho) 대표는 호치민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격리 조치에 들어갔다. 그는 3월 2일 ‘호치민 껀터 현재 상황 보고’라는 단톡방 글에서 “신주화 영사님 등 4분의 영사님이 어제부터 껀터에 파견되어 대민지원하고 계십니다.… 신주화 영사님이 설명한 어젯밤 11시 오늘 아침 9시 상황에 따르면, 어제 껀터 공항으로 입국한 한국인 45명은 전원 시설 격리되어 있는 상태이고 베트남 당국은 이분들에게 14일 시설격리조치를 모두 통보한 상태이며 이에 수긍하지 못하는 분은 한국으로 돌아갈 것을 요청했지만 전원 이를 수용하고 격리시설로 이동해 숙박한 상태”라고 전했다.


이어서 “2월 28일자 베트남정부 공문에 따르면, 이미 한국에서 오는 승객은 전원 14일 격리 조치할 것을 지시했지만 호치민 공항으로 .오는 분들은 유예하다가 껀터 공항에서부터 이를 실행하고 있습니다. 대사관과 총영사관은 이에 대해 자가 격리해 줄 것을 베트남 당국에 강력히 요청할 예정입니다만 베트남 정부 지침이 워낙 강경하여 당분간 이 상황이 유지될 거라 전망합니다. 호치민에 입국하시는 분들에게 14일 동안 사용할 간단한 생활도구를 챙겨 오실 것을 알려주시고 너무 겁먹지 않게 안심시켜 주세요. 호치민 한인회와 각 단체들은 협심하여 매일 생활용품과 한국 식료품을 갖고 껀터 격리시설에 보급할 것입니다. … 매우 불편하고 부담스런 상황이지만 차분히 대처해 나가면 코로나는 지나갑니다. 힘내십시요^^”라며 근황을 전했다.


지금 전세계 70여 개국에서 한국발 항공기 및 한국인의 입국을 제한, 금지하고 있다. 도착하자마자 14일 격리는 필수다. 미국만 빼곤 전 세계가 최고 단계의 입국 제한 조치를 취한다. 중국은 코로나19 한 달여 동안 보여준 한국민, 한국정부의 호의를 잊어버린 양 행동한다. 엄중한 사태 앞에선 피아(彼我)가 분명해 보인다.


그럼에도 K-뷰티 수출 일선에 선 담당자들의 노고는 뭉클하다. 임지로 떠난 지사장은 미루지 않고 자가격리를 자청하며 일선에 섰다. 비즈니스란 신뢰와 이를 뒷받침하는 약속이라는 신념을 가진 대표는 앞뒤도 돌아보지 않고 호치민 공항에 들어섰다.


이 모두 제자리를 지키자는 국민적 공감대에서 이뤄진 행동이다. 국제 비즈니스는 전장터다. “골이 깊으면 산도 높다”는 격언이 있다. 현재 애쓰는 모든 K-뷰티 수출전사들은 “코로나19로 상황이 어렵다고 해도 V자 반등”이 희망하는 시나리오다. 손 놓고 있다가 반등을 맞는다는 건 어불성설이다. 어려울수록 타개하려는 결단과 준비가 필요하다.


코로나19로 많은 기업들이 화장품을 팔기보다 마스크와 손 소독제를 구해달라는 중국쪽 바이어의 요구를 위해 분주하게 뛰어다닌 한 달여 시간이었다. “어려울 때 친구가 진짜 친구”라는 꽌시(關係)가 그렇게 형성된다고 알고 있기에 많은 K-뷰티 전사들이 애썼다. 그렇다보니 정작 한국에선 마스크가 동이 나 어려움을 겪는 게 작금의 현실이다.


이제 차분하고 냉정할 때다. 앞서 사례에서 보듯 K-뷰티의 똘똘 뭉친 자부심이 중국과 베트남에서의 행보를 이어가게 하는 동력이다. 상황이 어려울수록 더욱 잘 만들고 서비스 충실하고 꽌시를 이어가면 그 결실은 많은 K-뷰티 기업들 편이라는 믿음이 있다. 새삼 지금도 수출 일선에 선 K-뷰티 전사들의 노고가 뭉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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