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화장품 로드숍 위기 ‘Z세대 외면’ 때문

95년 이후 출생한 모바일 원주민 세대, 가성비+상품성 중시
Z세대, 2020년 이후 미국·중국의 주류 소비층으로 등장 전망

로드숍의 위기는 ‘Z세대의 외면’이 가장 큰 이유인 것으로 나타났다. Z세대란 90년대 중반 이후에 출생한, 현재 가장 젊은 소비자층이다.


시장조사기관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실시한 ‘화장품 구매 행태 및 로드숍 vs 드럭스토어 U&A 조사’에 따르면 Z세대(1020)는 화장품 구매 시 △매장 방문 재미 △가격 민감 △다양한 제품 △소비자 후기와 평가 등에 영향을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조사는 13세~59세 여성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다.


먼저 화장품 구입 시 고려하는 요인은 ①성능 ②가격 ③사용경험 ④사용후기 등이었다. 특히 Z세대는 가격(10대 62% 20대 53.5%)과 할인 여부(10대 44.5% 20대 50.5%)에 가장 민감했으며, 사용자 후기와 평가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태도(10대 47% 20대 46%)가 확인됐다.


실제 소비자 후기가 별로 없는 화장품의 구매를 꺼려하는 태도(10대 84.5% 20대 89%)를 보였다. 그렇다고 온라인의 평가를 전적으로 신뢰하지 않아 후기와 뷰티 블로거/유튜버가 추천한 제품은 실패할 확률이 적다는 생각은 각각 42.6%, 25.3%에 그쳤다. 또 응답자 79%가 SNS에서 소정의 돈을 받고 쓰는 홍보 및 광고 후기가 많다고 생각했다.


둘째, Z세대는 온라인보다 오프라인 매장(10대 58.7% 20대 47.6%)에서 화장품 구입 비중이 높았다. 드럭스토어(10대 74.5% 20대 80.5%)와 로드숍(10대 84% 20대 65.5%) 구매 경험이 많았다. 상대적으로 오픈마켓과 멀티브랜드숍, 소셜커머스, 백화점, 홈쇼핑에서의 구입은 적었다. 3040 여성은 오픈마켓에서, 50대 여성은 백화점과 홈쇼핑에서 화장품을 구입하는 특성을 보였다.



로드숍 불황은 응답자 2명 중 1명이 체감했다.(47.9%) 로드숍의 인기 하락 이유로는 ‘화장품 판매처의 다변화’라는 의견이 많았다. 온라인 이용과 오프라인 매장이 많아지면서 로드숍의 경우 세일기간이 아니면 소비자들이 찾지 않거나(43.5%) 가격 경쟁력이 없다(40.6%)는 게 드러났다. 특히 여성 소비자의 61%가 둑이 단일 브랜드 로드숍 매장에 갈 필요성을 못 느꼈다.


셋째, 드럭스토어를 이용한 소비자는 94.1%나 됐다. 또 예전보다 이용이 증가했다(39.3%)는 응답이 감소했다(14%)는 것에 비해 많았다. 소비자들은 △매장 방문 재미(49.5%) △다양한 제품(46.8%)에 높은 점수를 줬다. 한번에 다양한 물건을 구매하고(47%) 화장품 외 생활용품 구비(39.7%) 등의 이유로 많이 찾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화장품 이외 제품(간식, 식음료 25.6%, 생활잡화 21.8%)도 많이 구입해 확장성도 밝게 나타났다.


이번 조사 결과로 한국형 Z세대의 특징을 엿볼 수 있다. 즉 가성비를 중시하며, 브랜드보다 상품 자체를 더 중요시 여긴다는 점이다. 여기에 1인 가구 증가와 더불어 ‘사생활 보호’에도 민감하게 반응한다. 가성비와 다양성, 호기심 자극 측면에서 Z세대의 선택을 받지 못했기 때문에 로드숍 위기가 자초됐다는 설명이 가능하다.


로드숍의 위기는 이제 ‘도태’를 고려해야 할 정도로 심각하다. 앞서 세일기간에만 로드숍을 찾는다는 소비자 조사 결과는 평소에는 그냥 구경만 하고 지나가는 쇼윈도로 추락했다는 의미다. 새롭게 주류 소비자층으로 떠오르는 Z세대의 눈길을 끄는 데서 로드숍 회생의 해법을 찾을 수 있다. 아니라면 새롭게 Z세대를 겨냥한 ‘뉴(new) 로드숍’을 구상할 때다.


한편 Z세대 등장에 전 세계 소비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이와 관련한 마케팅이 활발한 곳이 미국과 중국이다.


미국의 Z세대는 ‘포스트 밀레니얼 세대(Post-Millennial)’ 혹은 ‘i세대(iGeneration)’라고 불린다. 태어날 때부터 디지털 환경에서 자란 디지털 네이티브(Digital Native)로 아날로그 시대에 대한 기억 및 경험이 없다. 이들은 테러리즘, 2008년 금융위기, 월가 점령 운동 등의 사회적 사건과 환경에 영향을 받으며 성장했다.


골드만삭스의 연구에 따르면 Z세대는 2015년 기준 약 7500만 명이며, 미국 전체 인구의 약 22%를 차지한다. Z세대는 2020년까지 전체 소비자 중 40%를 차지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Z세대의 특징으로는 △백인이 아닌 유색인종 비율이 48%로 다양한 인종이 섞여 있는 세대 △문화적 다양성으로 각자 ‘다름’을 초월하는 소비 트렌드 △패션의 경우 누구와도 어디에도 잘 어울리고 기본에 충실한 ‘놈코어(normal+hardcore=normcore)’ 유행 △인스타그램, 유튜브, 스냅챗 등을 통해 게임과 동영상을 즐기는 디지털 원주민 △제품 구매 시 SNS 상품평과 ‘좋아요’ 수 확인 △실질 구매는 오프라인 매장 선호 △소통 중시하며 능동적 소비자로 가상체험과 온라인 커뮤니티 참여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중시, 환경문제 경각심 등으로 나타났다.


이에 비해 중국의 Z세대(1995~2010년 사이 출생자)는 유학파, 정보화로 대변되는 자유분방한 모바일 원주민 세대다. 또 사회적으로는 1가구 1자녀의 차세대 소황제 그룹으로 지칭된다. 


바이두의 MUX의 ‘95’세대 생활형태연구보고에 따르면 1995년 이후 출생자 수는 약 1억명에 달하며, 부모의 부유한 환경을 이어받아 거침없는 소비성향을 보인다. 스마트폰의 발전과 함께 출생하고 성장한 세대로, 진정한 '디지털 원주민(digital native)' 또는 '모바일 원주민 1세대(mobile generation)'이자 디지털산업 소비가 가장 활발하다. 이들은 주로 모바일을 이용한 온라인 게임 및 동영상 시청, 음악 감상 등 대부분의 여가 및 오락 활동을 모바일 콘텐츠를 통해 즐기고 있다.


'Z세대'의 소비 규모가 이미 2014년에 약 440억 달러였으며, 이들이 학교 졸업 후 취업하는 2020년 이후에는 중국 디지털 소비 경제의 주역으로 부상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텐센트(QQ) 빅데이터 보고에 따르면, 'Z세대'는 ①본격적인 글로벌화 세대로서 ②개방적인 성향과 자신을 표현하고자 하는 욕구가 강하다고 한다. 실제 자신만을 위한 소비욕구가 강해 '95세대'의 30% 이상은 월 수입 대부분을 패션의류, 화장품, 액세서리 등 구입에 쓴다.


이렇듯 미국과 중국에서는 Z세대가 소비 트렌드 주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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