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화장품학회 3차 정기총회 및 추계학술대회가 16일 더케이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렸다. 화장품 과학자들은 연구 성과를 공유하고 초청 강연을 통해 뉴노멀의 K-뷰티를 모색했다.
이는 박영호 회장의 인사말에서도 잘 드러난다. 그는 “팬데믹으로 인한 어려움이 오래된 과거처럼 느껴질 정도로 국내외 정치·경제·사회·과학기술 모든 면에서 큰 변화를 실감하고 있다”고 전제하고 “그 상황에서 K-뷰티가 전세계 화장품 시장의 변화를 주도하는 Key Player로서 자부심을 가질 정도로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박 회장은 글로벌 시장이 주목하는 K-뷰티로선 책임지고 해결해야 할 어려운 도전과제가 연구 개발자들에게 놓여 있다고 말했다. 즉 전지구적 환경, 지속가능 이슈, 인구위기, AI 디지털 기술의 급속한 확산과 함께 산업 내부적으로 미국의 MoCRA 제도 시행, 글로벌 확장 위한 국가/권역별 개발전략 수립 등이다.
박 회장은 “이들 과제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서 선제적으로 해결하고 우리 K-뷰티만의 경쟁력과 새로움을 창조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 우리 학회가 더욱 주도적으로 화장품 연구개발의 경계와 정의를 확장시키면서 Open Innovation을 리딩하는 대표 창구로서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를 뒷받침하듯 오전의 초청강연 세션에선 ▲ 딥러닝을 통한 자외선차단지수의 일관된 평가방법 연구(㈜룰루랩 유상욱) ▲ 엑스선 현미경을 이용한 화장품 분석기법(성균관대 마르타 곤살베, 송채연, 원병묵) ▲ 코스메슈티컬 활용을 위한 HME-DDS 방식에 의한 천연물 가공기술 (강원대 백종섭) ▲ 피부장벽 지질의 Orthorhombic 패킹 구조 강화를 주요 지표로 하는 피부장벽 개선 제형 연구(동덕여대 이설훈) 등이 발표돼 화장품 과학의 호흡을 깊게 했다.
강원대 백종섭 교수는 “화장품이나 건기식 성분은 용해도와 흡수율이 관건인데, 기존 유기용매에 의한 천연추출물의 특정 성분 추출 기술은 고가와 느린 공정, 환경오염 등이 문제”라며 “HME-DDS(열과 압력을 가하는 핫멜트 압출(Hot-Melt Extrusion, HME) 방식에 의한 약물전달시스템)은 △ 유기용매를 사용하지 않고, △ 빠른 공정으로 △ 천연물의 모든 성분을 나노입자 크기로 캡슐화하여 △ 체내 흡수율을 극대화한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천연물은 합성의약품에 비해 효능이 떨어지고, 동일한 물질을 사용하더라도 기후나 채집 시기, 가공방법 등에 의해 품질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이 천연물 기반의 개발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다.
백 교수는 “HME-DDS 플랫폼 기술을 적용하면 체내흡수율을 최대 50배 이상 증가시키며, 입자크기를 최대 1만배 감소시킬 수 있고 물에 녹지 않는 성분을 물에 최대 100배 이상 녹게 할 수 있다”라며 “해외에 의존하고 있는 천연물 가공기술을 국산화함으로써 K-뷰티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백종섭 교수는 강원대학교 기술지주회사 자회사인 '비네이처바이오랩' 대표이기도 하다.
오후 세션은 △ 평가 및 임상분과 △ 소재분과 △ 피부분과 △ 제형분과의 4개 분과별로 4편의 연구 성과를 공유하며,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날 세미나에는 사전등록자 500여 명과 현장 등록 및 초청인사, 식약처, 대한화장품협회 등 관계자들이 참석해 이야기꽃을 피웠다.
앞서 열린 정기총회에서는 △수석부회장(경희대 황재성 교수) △ 부회장 서병휘(아모레퍼시픽·전 운영위원장) △ 운영위원장 박성일(아모레퍼시픽) △ 재무위원장 양재찬(목원대학교) △ 학술위원장 신동욱(건국대학교·전 재무이사) △ 국문편집위원장 박준성(충북대학교) △ 이사 김진웅(성균관대학교·전 학술위원장) △ 신임 이사(코스맥스 박천호 R&I센터 부원장) 등의 선임을 확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