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발품과 ‘디테일’로 중국 門 열어야”

‘13억인과의 대화’ 최종명 작가 “18년 동안 중국의 속살을 들여다보니…”
중국수출사관학교 9월 조찬간담회...꽌시를 맺으려면 3년여의 숙성이 필요


13억 인구대국, 중국의 역동성은 어디에서 찾아볼 수 있을까? 어떻게 비즈니스 문을 두드릴 것인가? 지난달 중국수출사관학교의 조찬간담회에는 중국 도시 300여 곳을 다닌 ‘발품 취재기자이자 작가’인 최종명 씨가 ‘13억 중국인의 대문을 여는 법’을 소개해, 박수갈채를 받았다.


그는 “각 지역의 역사, 문화, 생활을 보고 듣고 기록하면서 중국은 16곳으로 쪼개져서 바라봐야 한다”며 말문을 열었다.


#중국인의 마음을 얻으려면


중국은 진시황 이후 ‘일통론(一統論)’을 유지한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이에 대해 최 작가는 “중국 25사를 분석했더니 평균 2, 3년에 한 번씩 국가가 망할 정도의 자연재해가 일어난다. 황하의 홍수, 황충(蝗蟲, 메뚜기)의 습격이 순식간에 한 나라의 흥망을 좌우한다. 자연·토양·지리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진시황 이후 중앙집권을 유지하게 됐다”는 분석이다. 


그러면서 그는 “한국이나 유럽 사람이 중국 전체를 하나로 본다는 것은 무모하다. 지역별로 역사, 문화, 풍속, 주민 등이 다르다”며 “16개 지역으로 쪼개서 바라봐야, 문을 두드릴 수 있다는 생각을 70~80% 완성했다”고 말했다. 정리되는 대로 다음 저서를 펴낼 생각도 밝혔다.


최종명 작가는 중국 귀주에서 마신 마오타이주의 경험을 말한다. “지금까지 가짜나 짝퉁을 마셨는지 몰라도, 현지에서 마셔보니 진짜 맛있었다. 술 하나도 이런데, 중국을 제대로 보고 알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2007년 그는 무작정 180일 동안 중국 전역을 돌아다녔다. 틈틈이 IT, 벤처캐피털 사업을 하다, 우연히 ‘가이드’로 나서라는 주변의 권유로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며 ‘디테일 중국 방랑기’를 쓰게 됐다. 그래서 탄생한 책이 ‘13억인과의 대화’다. 


중국의 전통 가옥이 사합원(四合院)이다. 가옥 가운데에 마당이나 정원을 두고 □자형의 좌우대칭 구조다. 13억 인구는 매년 1월 1일 문의 신을 갈아붙인다. 중국인이 숭상하는 ‘재물신’은 화상 시조인 왕해(상나라 7대 군주), 상인의 모범 ‘범려’, 도교사원의 재물신 비간, 삼국지의 영웅 관우 등이다. 최근의 재물신으로는 마오쩌둥과 마윈이 유명하다.


최종명 작가는 “사합원의 문을 알아야 중국과 비즈니스를 할 수 있다. 중국인은 집으로 초대는 극히 드물다. 인맥과 꽌시는 개념 차이가 있다. 꽌시는 ‘돈 거래를 해도 탈이 안나는 긴밀한 관계’다. 최소 3년 이상 거래하고, 부탁했을 때 언젠가 같은 것을 들어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화장품 기업이 중국 진출할 때 1선 도시는 대기업을 빼고는 경쟁력이 없다”고 말한다. 대신 “2, 3선 도시에 디테일하게 접근해서 성공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여기서 디테일은 ‘현지에서 심혈을 기울이고 전재산을 투자해서 열심히 하겠다는 의지’를 뜻한다. 그는 ”돈 벌어서 이웃을 도와주면 중국인들은 본성적으로 도와주고 협력한다“며 현지화의 중요성을 전했다.



# ‘문화’로 성공한 한류, 화장품도 콘텐츠 중요


중국은 34성, 334지급, 2861현급이 있다. 최 작가는 지급 이상 도시는 다 섭렵했다. 그는 미디어에도 관심이 많다. 자연스레 한류에 대한 이야기도 꺼냈다. ”한류를 키워준 곳이 중국이다. 1992년 수교 후 합법적으로 방송이 진출하고, 이웃 국가여서 투자의 선순환이 이뤄졌다“고 소개했다.


최 작가는 ”원래 한류라는 말은 북경 청년보 기자가 강타의 중국 공연을 보고, 비아냥으로 한류(寒流)를 처음 썼다. 중국 젊은이에게 찬 기운이 오고 있다는 의미였는데, 한류(韓流) 붐을 표현하는 말이 됐다“고 말했다. 2기는 대장금 이후 한국 문화, 음식, 옷, 액세서리가 젊은층에 어필했다. 이후 혐한(嫌韓)이 등장하고 침체했다가, 인터넷(별에서 온 그대)을 통해 3기 한류가 불었다. 이때 쪽대본이 유행하던 한국 드라마 제작방식이 중국 투자 덕분에 완성도가 높은 ‘사전제작’ 시스템으로 바뀌었다. 지금이 4기 한류시대다.



최종명 작가는 ”한류는 중국의 16개 문화권과 연계해서 문화산업으로 발전해야 한다. 대 전제는 중국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고, 디테일하게 알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관광코스로 유명한 진시황의 병마용을 가보면, 병마용이 진시황 때 것이 아니다. 원래 주인은 앞선 시대의 유물일 가능성이 높다는 게 중국 학계에 퍼져있는 정설“이라며 ”조금만 들어가도 13억 중국인의 대문을 열 수 있고 비즈니스를 할 수 있다“고 최 작가는 설명한다.


그러기 위해서 ▲상업의 발원인 중국의 재물신 ▲중국인의 마음-피하고 싶은 마음(避諱) vs 드러내고 싶은 마음(面子) ▲중국인의 상방과 상인[晉商-교치용, 徽商-호설암, 유교상인-맹락천(맹자 69대손, 객가(客家) 상인) ▲중국 명주에 얽힌 스토리텔링 ▲중국의 10대 요리 등 중국·중국인·중국문화를 알려는 노력과 이해가 필요하다고.


중국 비즈니스는 이러한 역사와 문화, 생활, 마음을 보고 듣고 이해함으로써, 문을 열 수 있다는 게 최종명 작가의 말이다. 그의 블로그에는 2001년 이후 2019년 9월까지 답사한 지명이 빽빽하게 써 있다. 하나하나 클릭하면 구석구석 다닌 최종명 작가의 발품의 넓이와 폭이 드러난다. 밴드 멤버는 808명. 발품이 디테일 할수록, 비즈니스 아이디어도 풍성해진다는 게 최종명 작가의 지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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