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렌 정의 마케팅 스토리

소비자 이해는 듣는 사람에 맞춰 '뜸들이기'

[알렌 정의 마케팅 스토리] 9) ‘광고 아닌 마케팅 효과’ 얻기 위한 소비자 이해와 소통법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이메일을 체크하는 것이 첫 번째 일과입니다. 광고 이메일을 하나하나 지워가면서 체크하고 음악을 듣기 위해서 유튜브를 틀면 또 다시 광고 영상과 마주하게 됩니다. 이어서 페이스북에 접속하고 나면 타임라인에는 최근 주요 관심사인 비트코인이나 다이어트 관련 광고 글들이 자연스럽게 노출이 됩니다.


우리는 이렇게 광고에 노출되어 살고 있습니다. 소비자에게 제품과 서비스를 알리려는 의도에서 시작했지만, 이제 많은 사람에게 마케팅은 귀찮은 광고로 여겨지고, 반복적인 정보에 소비자들이 피곤함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특히 사적인 공간으로 여겨졌던 소셜 미디어도 파급효과가 크다는 이유로 점점 비즈니스 광고 채널로 바뀌면서 마케팅에 대한 소비자의 불신은 어쩌면 너무나도 당연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반복적인 노출은 브랜드를 인식시키는 데는 충분히 효과가 있겠지만 그로 인해 소비자에게 나쁜 이미지를 함께 심어준다면 과연 ‘올바른 마케팅’이라고 평가할 수 있을까요?



저 역시 많은 업체의 마케팅을 대행하고 있으면서 가끔 딜레마에 빠지곤 합니다. 마케팅이란 곧 소비자와 소통하는 것이고 그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해야만 하는데 혹시나 소비자를 피곤하게 하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 말입니다. 아무리 좋은 정보라도 소비자가 받아들이는데 피곤함을 느낀다면 이미 실패한 마케팅이니까요.


현재 제주도관광공사의 의료관광 관련된 해외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얼핏 들으면 좋은 반응을 쉽게 얻을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들겠지만 처음부터 쉽지가 않았습니다. 차라리 미용이나 단순 관광이라면 다양한 콘텐츠를 이용해 쉽게 마케팅을 진행할 수 있었겠지만, 제주도 의료관광은 그다지 큰 장점이 없습니다.


또한 제주도가 한국, 중국에는 잘 알려져 있지만 북미를 포함한 해외에서는 그리 잘 알려진 곳이 아닙니다. 그렇다고 해서 이웃한 일본이나 홍콩, 타이완 등 다른 나라에 비해서 의료 시설이 특별히 발달된 것도 아니고 지리적 이점도 미흡합니다. 단순히 제주도에 와서 의료관광을 받으라는 콘텐츠를 노출하면 되겠지만, 이런 마케팅은 소비자가 알고 싶지 않은 정보를 제공해 역효과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에 대한 이해’가 곧 마케팅의 첫 걸음이라고 생각합니다. 먼저 제주도의 장점을 나열하고 아름다운 자연과 날씨에 악센트를 주었습니다. 제주도의 신비스러운 이미지를 담아 많은 사람의 관심을 끌어오는 것이 첫 단계이겠죠. 우리의 콘텐츠를 꼭 봐 달라고 강조하지도 않습니다. 자연스럽게 노출하면서 기존에 관심이 있었거나 막 관심을 두기 시작한 사람들이 몰려오기 시작합니다. 그러면 그들이 알기 위한 정보를 하나씩 제공하기 시작합니다.


좋은 관광지와 음식, 꼭 가봐야 할 곳과 행사 정보를 주면서 그들과 교류하기 시작하는 것입니다. 그들이 제주도에 관심을 보일 때 한 번씩 의료관광 관련 내용을 살짝 노출만 하면 됩니다. 그렇게 소비자를 이해하기 시작하면서 현재는 한국 내 다른 도시보다 훨씬 더 효과적으로 제주도 의료관광 콘텐츠를 널리 알려 나가고 있습니다.


20세기를 대표하는 경제학자 조지프 슘페터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질 좋은 비누를 생산하는 것만으로 충분하지 않다. 사람들이 씻고 싶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모든 것에는 순서가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마케팅을 통해 좋은 제품을 생산, 판매하려고 노력했다면 이제는 당장 필요하지 않은 제품을 사게 유도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마음을 움직임으로써 필요하지 않았던 제품을 사고 싶게 만드는 것이 우선입니다.


판매자 중심 마케팅과는 달리 소비자와 소통하면서 그들이 원하는 문제를 풀어주는 마케팅을 진행해 보십시오. 소비자들은 분명 그 호의에 보답하기 위해서 귀 기울이고 마케팅에 대해 답변을 할 것입니다. “~를 하게 하려면” 앞선 행위의 필요성을 강조하라는 슘페터의 말은, ‘소비자를 이해하는 데’서 비롯되는 게 아닐까요!


화자(話者)는 청자(聽者)에 맞춰 대화를 이끌어가야 소통이 됩니다. 정해진 악보에 따라 연주하듯 하는 대화는 불과 1천분의 2초밖에 뜸을 들이지 않는다는 심리언어학자의 연구가 있습니다. 마케팅은 그 뜸을, 시간을 충분히 들여야 합니다. 그래야 밥이 맛있고, 마케팅 효과도 기대할 수 있습니다.


ALC21 알렌 정 대표는...

ALC21의 창업자이자 대표 컨설턴트. Fuerza 북미대표, 제넥스엔터프라이즈 부사장, (사)식문화세계교류협회 해외홍보대사, 무역신문 칼럼니스트, 세계한인무역협회(OKTA) 2017-2018 부산시 글로벌 마케터 등 한국과 북미의 커넥터이자 다양한 직함으로 활동 중이다. ALC21은 토론토를 거점으로 15명의 스페셜리스트와 마켓리서치, 세일즈 마케팅 등 6개 팀으로 구성, 한국과 북미지역의 70여 개 단체, 기업의 온라인 마케팅과 세일즈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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