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2019년 유통 공룡들, '화장품 대전' 격돌

바바그룹 김성수 전무, 1강(올리브영) vs 2약(롭스·랄라블라) 점포 대거 증설
대형마트의 무인결제+콤팩트 운영시스템 주목

“내년 화장품 유통시장의 주목할 이슈는 올리브영, 롭스, 랄라블라 등 H&B숍의 경쟁 구도다. 현재 1강 2약의 구도가 재편성될 가능성이 높다. 거대 유통기업 간 심각한 격돌이 예상된다. H&B숍에 진입하려는 중소 브랜드의 전략적 선택이 중요해졌다.”

최근 ‘2018 화장품산업 정책포럼’과 ‘한국화장품미용학회 추계 학술대회’에서 바바그룹 김성수 코스메틱사업본부 총괄전무가 ‘H&B 채널의 지각변동’을 예고한 말이다. ‘화장품 유통구조 현황 및 유통채널 변화에 대한 대응’을 주제로 발표에 나선 그는 2019년 화장품 유통구조의 핵심을 ‘Down(↓) 브랜드숍, Up(↑) H&B·멀티브랜드숍’에서 찾았다.



#1. 치고 올라오는 ‘롭스’에 H&B숍 간 거센 충돌 임박

김성수 전무는 브랜드숍의 하향 추세와 H&B숍 등 편집숍 중심 화장품 유통 구조를 예견하면서 “이는 전 세계적 흐름”이라고 말했다.

유럽은 기본적으로 세포라, 더글라스 등 편집숍이,  일본은 드럭스토어가 높은 점유율을 차지한다. 동남아도 왓슨, 샤샤 등 메스티지 시장을 이끄는 H&B 채널이 화장품 유통의 주축으로 자리 잡았다. 

이런 흐름이 국내에도 그대로 적용될 것이며, H&B숍 시장이 내년부터 급격히 증가할 것이라고 김 전무는 내다봤다. CJ올리브네트웍스의 ‘올리브영’을 추월하려는 롯데쇼핑의 ‘롭스’의 몸집 불리기 조짐이 포착됐기 때문이다. 

김성수 전무는 “10월 현재 올리브영 점포수는 1010개다. 작년 H&B숍 시장은 1조 7천억원으로 이 중 1조 3천억원을 차지한 올리브영의 독과점 구조다”라며 “올리브영은 랄라블라(190개), 롭스(111개)와 매장 수가 큰 차이가 있다. 하지만 롯데가 그룹차원으로 움직이기 시작하면 롭스의 추격은 시간 문제”라고 단언했다.

이어 “롯데는 420개의 ‘롯데슈퍼’와 460개의 ‘하이마트’에 롭스 매장 입점 계획을 발표했다”면서 “GS리테일 역시 GS슈퍼마켓에 랄라블라 입점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이렇게 되면 가까운 시일 내 롭스가 최대 990여 개 매장을 보유하면서 매출액으로도 올리브영을 따라잡을 발판을 마련하게 될 것이라는 게 김성수 전무의 분석이다. 또 그만큼 H&B숍 시장 역시 파이가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새롭게 진입하려는 브랜드의 경우 H&B숍 중 어떤 채널로 진입해야 할지 충분한 고민과 전략적 판단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2. 2019년, 대기업의 공격적인 화장품 유통 예측

김성수 전무는 "화장품 유통구조는 기본적으로 △경제상황 △소매유통 현상 △화장품 유통 상태의 ‘상관관계’를 살펴봄으로써 변화상을 예측할 수 있다"고 전했다.

먼저 2019년 글로벌 경제가 전체적으로 밝지 않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한국의 경우 경제성장률이 2017년 3.1% → 2018년 2.8% → 2019년 2.6%로 지속적 감소가 예측됐다. 

소매 유통의 경우 면세점과 온라인 시장을 제외하고는 전반적으로 하락세다. 김성수 전무는 "이런 현상이 이어지면서, 판매액 지수가 상대적으로 높은 ‘화장품’ 유통에 대기업이 공격적으로 뛰어드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매출이 부진한 백화점과 대형마트의 운영 기업이 신세계, 롯데, 현대 등 대기업인 까닭에 '화장품 유통'으로 초점이 옮겨갈 가능성이 높다는 풀이다. “결국 매출의 빈 공간을 소매 시장 성장률 대비 고성장 중인 화장품으로 메우려 할 것”이라고 김성수 전무는 주장했다. 그 수단으로는 대기업이 보유한 면세점, H&B숍, 편집숍 등 채널을 적극 활용할 것이라고 봤다.  

실제 화장품 판매액 지수는 2015년 기준 대비 2016년 112.7, 2017년 120.6으로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화장품 판매액 지수란 기준 되는 시점을 100으로 설정한 뒤 증가나 하락을 수치화 시키는 것을 의미한다.  

2019년에는 화장품 유통 채널 중 변모를 꾀하는 ‘대형 마트’를 예의 주시해야 한다는 의견도 그는 제시했다.

김성수 전무는 "내년에 이마트가 최저임금제로 증가한 인건비를 감당하기 위해 캐셔를 줄이는 대신 무인결제 시스템을 늘릴 것으로 전해진다"며 "관리 인력이 줄다 보니 판매할 SKU를 줄이고 좀 더 콤팩트하게 운영하는 형태로의 변신을 시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화장품의 매출 회복을 위해 ‘마스크팩 존’을 선보인 국내 대형 마트의 신선한 행보를 소개하며, “브랜드 위주로 화장품을 판매했던 국내 대형 마트가 셀프 셀랙션을 유도하는 유럽 마트의 '곤돌라 존' 형태로 진화하려는 것”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캐치 ‘셀 마켓’(Catch ‘Cell Market’).” 강의 말미에 김성수 전무가 힘주어 남긴 '팁'이다. 1인 미디어 시장을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는 의미다. 

올해 1월 SNP화장품 마케팅 총괄전무로 근무 당시 2명의 중국 인플루언서를 한국 본사에 초청, 3시간동안 SNP 제품의 판매 방송의 진행 결과 ‘이즈보’에서 264만 뷰, 2억 8천만원의 매출을 기록한 사례를 소개했다.

그는 “인플루언서는 더 이상 홍보가 아닌 판매 수단임을 인식해야 한다”면서 “셀 마켓을 새로운 유통 채널의 영역으로 바라보는 관점을 지녀야 한다”며 말을 맺었다.

한편, ‘2018 화장품산업 정책포럼’과 ‘한국화장품미용학회 추계 학술대회’는 11월 30일 성신여자대학교 미아 운정그린캠퍼스 중강당에서 개최됐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 한국화장품미용학회 공동주관으로 열린 이날 행사는 국내 화장품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국내 화장품 산업의 생태계 조성 △해외시장에서 낮은 국내 브랜드 인지도 △대외환경 변화에 따른 불확실성 고조 △소비자의 요구증대에 따른 안전관리 강화 △수출저해 국내외 규제요인 등의 극복을 위한 전략 모색의 자리였다.      

CNCNEWS=차성준 기자 csj@cncnews.co.kr

관련기사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