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로드숍 부진 ‘유커’ 때문...외국인 국내소비 늘려라

KDI, 2017년 외국인 국내소비 27.9% 감소, 유커가 55% 준 탓
외국인의 국내소비가 국내소비 증가율에 44.7% 영향 미쳐

로드숍의 매출 부진을 설명할 때, ‘유커의 급감에 따른 소비 감소’가 원인이라는 말이 많았다. 이를 실증적으로 분석한 보고서가 29일 발표된 KDI(한국개발연구원)의 ‘외국인 국내소비의 변동과 시사점’이다.



앞서 언급한 중국 단체관광객의 소비 급감이 소비 측면에서 괴리가 있다는 평가는 그동안 수치적으로 증명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KDI는 “2017년 민간소비는 비교적 빠르게 회복되었으나, 소비 관련 산업에서 관측되는 경기와는 괴리가 있다는 평가가 제기되고 있어, 그 원인과 함의에 대해 고찰할 필요”가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즉 민간소비와 국내소비의 포괄범위가 다르다는 점에 착안, 국내소비에만 포함되는 외국인 국내소비의 특징을 살펴보고 소비관련 산업에 대한 영향을 평가한 것이다.


민간소비=내국인 국내소비+내국인 해외소비를, 국내소비=내국인 국내소비+외국인(비거주자) 국내소비라는 등식이 성립된다.


2017년 외국인의 국내소비는 1년 전보다 27.9% 줄었다. 이에 따라 국내소비는 전년(2.5%)보다 낮은 1.7% 증가에 그쳤다. 외국인의 국내소비 감소는 전체 국내 소비 증가율을 0.6%p 낮춘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글로벌 금융위기가 진행되던 2008년 4/4분기~2009년 1/4분기에 내국인 국내소비는 전년 동기 대비 2.7% 감소했으나, 외국인 국내소비가 151.8% 증가해 국내소비(-1.5%) 부진을 일부 낮춘 바 있다.


이런 비교를 통해 외국인 국내소비가 전체 국내소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하나, 변동성이 높기 때문에 국내소비 변동에 작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게 KDI의 연구 결과다.


글로벌 금융위기 시 국내소비 변동성을 완화하였던 외국인 국내소비는 최근 국내소비 증가율 변동에 대한 기여율이 44.7%까지 상승하면서 국내 소비에 작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외국인 국내소비는 음식·숙박업에서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고 있고 최근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의 국내소비는 통상 환율과 흐름을 같이한다. 하지만 작년의 큰 폭 감소는 환율 변동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사드(THADD) 이슈로 중국인 관광객 수가 55.1% 급감하면서 국내소비가 크게 줄었다는 분석이다.


이 때문에 쇼핑 1위 선호품목이었던 화장품, 특히 명동·면세점 등 관광상권의 로드숍 매출 실적 부진에 큰 영향을 미쳤음을 알 수 있다. KDI는 “이런 결과는 향후 국내소비가 중국인 관광객을 중심으로 외국인 관광객 수의 회복 속도에도 영향 받을 것임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KDI는 “단기적으로 환율 신축성 확보해 국내소비의 변동을 완화하는 한편 장기적으로 서비스업 경쟁력 강화가 요구된다”고 제안했다.


화장품 업계의 입장에서는 향후 예상되는 경제성장세 둔화로 내국인 국내소비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하는 가운데, 중국인 관광객 수의 회복 속도에 관심을 둘 수밖에 없다.


한편 10월 중국 국경절 연휴(1~7일)에 중국인 관광객은 8만 5588명이 입국했는데, 이는 사드 이전인 2016년(8만 8376명)과 근접한 숫자다. 작년에는 6만 2855명이 한국을 찾았다. 또한 지난 9월 한중 경제협의를 가진 데 이어 중국 고위급의 방한도 이어지고 있다.


그렇다고 사드 보복 해제에 나선 것은 아니고, 남·북 정상회담에서의 남·북·미의 3자 종전선언, 미·중 무역전쟁 등 외부 환경 변화에 따른 중국의 견제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다만 양국 간에는 사드 보복 장기화는 국제외교 관계상 바람직하지 않고, 실제 센카쿠 분쟁도 길게 끌지 않았다.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 손성민 연구원은 “중국인 외의 외국인 관광객 수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이들을 매장에 끌어들이는 유인 전략이 필요하다”며 “한편으로는 중국 소비자들은 한국에서 산 화장품 영수증 인증샷을 위챗에 올린다는 점을 이용해, 꾸준히 K-뷰티의 우수성을 홍보하는 등의 유커 방한 대비 경쟁력 강화에도 관심을 가질 것”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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