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상장의 저주’로 증권가 입성을 미뤄온 화장품 기업들에게 ‘애경산업’이 ‘꽃길’을 선물했다. 올해 첫 화장품 상장사이자 코스피 1호 애경산업이 투자자들의 매수를 이끌어내며 쾌조의 스타트를 보였다. 상장 첫날인 22일 애경산업은 3만40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시초가 대비 6000원, 21.43% 급등하면서 60년 전통 생활뷰티 기업의 저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공모가가 2만9100원으로 상장 전 저평가 됐고 시초가는 3.2% 낮은 2만9000원으로 출발했으나 한때 3만5500원까지 상한가를 치며 반등에 나섰다. 작년3분기 기준애경산업의 매출액은 4406억원으로 치솟았는데 화장품 부문의 가시적인 실적이 투심을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된다. 사실 애경산업의 이번 성과는 사드 보복으로 인한 작년 화장품 상장사의 ‘저주’를 풀었다는데 남다른 의미가 있다. 작년 한해 증권가의 화장품 기대주가 상장만 하면 줄줄이 고배의 잔을 마셨다. 중국 사드 보복이 투자의 불신을 키워서다. 2017년 화장품 상장 시작을 알린 ‘에스디생명공학’의 공모가는 1만2000원. 상장일인 3월 2일 1만5200원의 시초가는 성공적인 데뷔를 전망케 했다. 그러나 종가는 1만2200원,
22일 코스피에 입성하는 애경산업이 올해 ‘2020년 1조 매출’을 선포하며 ‘생활뷰티’ 기업으로 노선을 전격 변경했다. 생활용품 중심에서 수익성 높은 화장품 사업의 비중을 늘리면서 이익규모가 빠르게 증가해서다. 눈칫밥 먹던 애물단지 ‘화장품’은 애경산업의 ‘잠룡’이었다. 2014년 6.6%에 불과했던 화장품 매출 비중은 2017년 3분기 누적(이하 3Q17 기준) 36.9%까지 급성장하면서 생활용품과 함께 애경산업의 원투 펀치로 자리 잡았다. 2014년 256억원에 불과했던 화장품 매출이 2016년 처음으로 1000억원을 돌파하면서 전체 매출도 5000억원 반열에 올렸다. 증권가는 2017년 4분기 화장품 매출 급상승에 더욱 무게를 뒀다. KTB투자증권은 2017년 4분기 화장품 매출이 1100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추정했고, 한국투자증권은 작년 화장품 매출 비중이 43%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측했다. 3Q17 기준 전체 매출액(4406억원)을 감안할 때 6000억원 경신도 점쳐진다. 한국투자증권의 2017년 예상 매출액은 6300억원으로 2016년보다 1230억원 오를 것으로 전망했는데 증가한 화장품 매출 예상 폭과 맞물린다. 애경산업의 매출 상승에 화장품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