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렌 정의 마케팅 스토리

북미시장에서 K-푸드 인기 비결...K-뷰티도 통할까?

알렌 정 마케팅 스토리 (72) K푸드 인기 분석을 통한 해외 마케팅 전략...현지화·고급화·차별화 어떻게?

뉴욕 맨해튼 번화가에 있는 한인 타운은 제가 매번 뉴욕에 출장 갈 때마다 방문하는 곳입니다. 지난 3월 말에도 저녁식사를 하기 위해 32번가를 찾았는데요. 이번에는 색다른 모습이 눈에 띄었습니다. 수많은 현지인이 한국 핫도그를 사기 위해 긴 줄을 마다하고 서 있었습니다.  

제가 거주하는 캐나다 토론토도 골목마다 한국 핫도그 가게를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이제 막 10대가 된 제 딸아이가 비(非) 한인 친구들과 한국 핫도그를 먹는 건 익숙한 일상이 되었을 정도죠. 자연스럽게 북미에서 'K-푸드'가 녹아들고 있음을 느낍니다.  

맨해튼 한국 식당에선 스페셜 음식으로 굴전과 김치전을, 이어 제육볶음, 곱창전골, 닭똥집도 맛볼 수 있었습니다. 당연히 한국 소주와 맥주도 곁들였죠. 놀라운 건 대부분 손님이 비한인이었습니다. 다들 소주잔을 기울이고 전에 열광하고 김치 리필을 요청하는 걸 보고 새삼스레 놀랐습니다. 평일인데도 식당은 만석이었고 밖엔 대기 줄이 길게 늘어섰습니다. 아래층 한국 고깃집도 마찬가지로 긴 줄이 생겼습니다. 몇 년 전 한인만 가던 식당을 현지인들이 점령한 걸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음식도 예전에 김치나 비빔밥, 불고기가 전부였다면 지금은 코리안 프라이드 치킨이나 떡볶이 등 다양한 한식을 북미에서도 쉽게 접할 수 있습니다. 레스토랑뿐만이 아닌 푸드코트, 푸드트럭에서도 만날 수 있죠. 그렇다면 K-푸드 인기는 어떻게 형성됐을까요? 

역시 넷플릭스를 통한 K-드라마 인기와 함께 BTS, 블랙핑크 등이 주도하는 K-팝 등 한국문화 확산 영향입니다. 다양한 인종의 미국 젊은이들이 소셜미디어에서 콘텐츠를 쉽게 찾아보고, 지속적으로 노출되면서 K-푸드의 관심은 계속 확산 중입니다.

저는 한국 음식문화가 현지에 전혀 알려지지 않았던 때부터 북미에서 생활했기 때문에 변화를 실감할 수 있어 정말 반갑기 그지없습니다. 

저의 회사 직원 모두 비한인인데요, 한국 문화에 관심이 많아 회식도 토론토 중심가의 치킨 프랜차이즈에서 진행했습니다. 익숙하게 음식을 먹길래 신기해서 물어봤더니, 여러 번 우버잇(Uber Eat)에서 배달 경험이 있다고 했습니다. 또 매운 떡볶이도 즐길 줄 알더군요. 

캐나다는 미국보다 작은 시장임에도 3개 주에 벌써 40개의 BBQ 치킨점이 자리 잡았습니다.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외식 브랜드 2위에 미국 내 BBQ 치킨점이 올랐다는 소식도 들려옵니다.

미국 프로농구 NBA 슈퍼스타 르브론 제임스는 '비비고' 로고가 새겨진 LA 레이커스 저지를 입고 뜁니다. 미국인들은 기존 중국 만두가 아닌 현지 입맛에 맞춰진 비비고 한국 만두에 열광합니다. 비비고 만두는 미국 만두 점유율 1위로 이어서 유럽을 공략하고 호주와 다른 아시아권 나라들을 공략하고 있죠. 



K-푸드는 현지인의 호기심 차원이 아닌, 맛과 건강을 키워드로 하는 하나의 푸드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제가 운영하는 ALC21도 식품 카테고리 비중을 늘려 현지 마케팅을 진행 중입니다. 마침 한 고객 기업은 유자차를 이미 미국과 캐나다 코스트코에 대량 납품하고 있으며, K-푸드의 성장 대표 상품인 라면을 비롯해 많은 제품을 코스트코와 월마트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K-푸드가 지속 가능한 소비와 수출로 연결하기 위해서 앞으로 더 큰 노력이 필요합니다. 위의 성공 사례는 운으로 쉽게 이룬 게 아니며 수많은 실패와 긴 도전 과정을 거치고 다양한 피드백을 통해 보완하며 성장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K푸드 인기를 높여줄 마케팅 전략의 첫 단계는 현지화입니다. 한국의 전통적인 맛을 유지하면서 현지 식문화와 트렌드를 반영해 그들이 한식 문화에 공감토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한국에서 즐기는 음식’을 강조하기보다 현지 여건에 맞는 맞춤형 마케팅 전략을 통해 현지인들이 공감하고 경험할 수 있게 해야 하는 것이죠. 

결국 이 제품을 누가 어디서 먹는지를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며, 현지 잠재 고객들과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어야 합니다. 온라인 유통시장을 확대하고 인플루언서들을 활용하며 소셜미디어를 통해 노출을 극대화하면서 홍보 효과를 높여 나가야 합니다.

두 번째가 한식의 고급화로 지금의 인기를 지속하기 위한 전략입니다. 불과 몇 년 전 한식은 현지인이 쉽게 접하는 음식이 아니었고, 막상 “먹어보면 저렴하고 생각 외로 맛있는 음식”이라는 인식이 대부분이었는데요. 현지 고급 레스토랑에서의 일식이나 유럽 음식처럼 K-푸드 고유의 브랜드 개발을 통해 그 가치를 인정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가격은 결국 그 가치를 의미하기 때문이죠. 

마침 K-드라마 영향으로 젊은층 사이에서 한국과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일시적 유행이 아닌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해내는 고급화에 성공할 수 있는 기회입니다.

마지막으로 제품 다변화를 통한 차별화에 주목해야 합니다. 이미 나와 있는 제품과 경쟁하는 것도 좋지만, 품목들을 다양하게 가져가면서 새로운 카테고리를 만들어 나갈 필요가 있는데요. 떡볶이만 하더라도 초기에는 떡이 외국인들에게는 물렁거리는 식감 때문에 거부감이 컸지만, K-콘텐츠의 힘을 빌어 이를 넘었고 더 많은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며칠 전 미국 NBC 방송에서 떡볶이가 소개되어 인기를 증명했으며 BTS 지민이 떡볶이를 먹는 모습이 미국 팬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죠. 이제는 고추장도 현지에서 쉽게 접할 수 있어서 떡볶이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졌습니다. 또 간편하게 조리하고 즐길 수 있는 떡볶이 패키지까지 등장하면서 비건족 및 다이어트족 등과 같은 건강이나 웰빙을 중시하는 소비자 시장까지 확대되는 중입니다.

저는 지금까지 모든 카테고리 앞에 'K'를 붙여 단순히 K의 힘을 빌려서 판매하려는 전략에 부정적이었지만, K-푸드는 조금 다르다고 봅니다. 한국 고유문화의 일부이고 한국만의 독특한 식문화라고 할 수 있는 K-푸드가 전 세계 가장 큰 소비 시장인 북미에서 인정받고 가치를 창출해 낼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전통적 내수 산업이었던 한국 식품이 정부의 수출 활성화 지원책 확대와 기업들의 꾸준한 노력, 그리고 현지에서 차별화된 마케팅을 꾸준히 진행해야 합니다.  

​K뷰티도 북미에서 선전 중입니다. K-푸드와 마찬가지로 현지화, 고급화, 차별화를 통해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됩니다. 

ALC21 알렌 정 대표는...
토론토대학교(경영학, 심리학) / ALC21대표 & 컨설턴트 / 아마존 베스트셀러 ‘Walking the path others do not’ 저자

Fuerza North America 대표 / Zenex Enterprises Limited(전) 부사장 / 캐나다 비영리단체ELCA & TorontoMaker 대표이사 / 캐나다법인 AGAR Place &SZM Inc 전무이사 / Toronto Film School & Humber College 인턴십 프로그램 멘토 / (재)전남테크노파크 & (재)광주테크노파크해외비즈니스센터 캐나다지역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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