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

인공지능 마케팅, 오프라인 살릴 '신호탄' 쏜다

H&B스토어·편집숍, 스마트기기, 앱 등 시대 반영 ‘인공지능 마케팅’ 활발

한 여성이 화장품 편집숍 거울 앞에서 얼굴을 촬영한다. 잠시 후 거울에는 촬영된 여성의 얼굴과 함께 피부 타입, 알맞은 제품, 메이크업 연출법, 피부 관리법 등이 나타난다. 촬영 후 금새 유용한 정보를 얻은 여성은 신기하기만 하다. 

또 다른 여성은 H&B스토어를 방문, 대형 태블릿 PC처럼 생긴 테이블에 전시된 제품을 스크린에 올린다. 즉시 해당 제품의 정보부터 진열된 매장 위치를 확인할 수 있다. 제품 하단에 달린 센서가 스마트 테이블에 인식되는 방식을 활용했다.



최근 화장품 마케팅에 인공지능이 확산되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매장을 찾은 소비자가 신기하고 즐거워해서다. 사람이 아니라 스마트기기가 여러 가지를 체크하고 정보를 제공해 주니 편리하다. 단지 아이쇼핑 위해 방문한 매장에서 직원이 응대하면 불편할 수 있는데 스마트 기기는 눈치 볼 필요가 없어서 좋다.

LG생활건강이 운영하는 뷰티 라이프스타일 편집숍 ‘네이처컬렉션’ 강남점이 올해 여름 스마트 기기로 무장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인공지능 메이크업 전문가 ‘오늘 나의 메이크업’이다. 이 애플리케이션은 촬영된 사진을 바탕으로 화장이 잘 됐는지 평가해주고, 메이크업 팁도 전수해준다. 베이스, 아이, 섀딩, 립, 아이브로 등 5가지 항목별로 메이크업 완성도를 점수로 환산해준다.  

메이크업 분석과 제안이 가능한 것은 동서양인 3만여 건의 메이크업 이미지 빅데이터를 보유하고 있어서다. 또 이세돌 9단의 알파고 대국 때 적용됐던 딥러닝 방식으로 학습한 인공지능을 활용했다. LG생활건강, 서울대 장병탁 교수팀, 한국정보화진흥원 빅데이터센터가 공동 개발했다.

아모레퍼시픽은 LG생활건강보다 한발 앞서 3차원 가상 메이크업 시뮬레이션 앱 ‘뷰티 미러’를 선보였다. 스마트폰만 있으면 누구나 손쉽게 설치해 사용할 수 있다. 이 앱을 활용하면 제품을 테스트한 뒤 자신에게 알맞은 색조 제품을 고를 수 있다.

이 앱의 핵심기술은 ‘미러링’이다. 사용자 얼굴의 미세한 움직임까지 실시간으로 인식한다. 가상 메이크업을 적용한 뒤 3차원으로 보여준다. 사람의 움직임과 빛 각도에 따른 변화를 대부분 반영하고 있어 실제 화장한 것 같은 모습을 보여준다.

지난 9월 말 개점 이후 한 달 만에 누적 방문객 50만명을 돌파한 올리브영 강남본점. 다양한 뷰티 스마트기기 체험이 가능해서다. 이 H&B스토어의 장점은 스마트 기기로 해당 브랜드 제품만 살펴볼 수 있는 브랜드 편집숍에 비해 매장 내 진열된 브랜드라면 제한 없이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1층에 위치한 ‘가상 메이크업 애플리케이션’ 파운데이션부터 아이라인, 블러셔, 립스틱까지 올리브영 내 주요 색조 제품들을 얼굴에 미리 입혀 볼 수 있다. 또 피부톤 진단용 ‘측색기’도 인기다. 클렌저로 얼굴 화장을 살짝 지우고 측색기를 얼굴에 갖다 대면 피부 밝기, 웜(warm)&쿨(cool)톤 여부 측정이 가능하다.

각 브랜드마다 스마트 기기를 직접 설치해 소비자의 구매욕을 자극하기도 한다. 독일 더마코스메틱 브랜드 ‘유세린’은 ‘스마트 미러’를 설치했다. 피부 유수분 함유량, 민감도, 자신만의 피부 고민 등을 체크한 뒤 얼굴을 거울에 대면 피부 분석과 적합한 제품을 추천한다.

스마트 기기, 빅데이터를 마케팅에 활용하기 위한 핵심 기술은 인공지능이다. 스마트한 세상에서 화장품 매장에 인공지능 도입은 오프라인 시장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세계적인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 박사의 “인공지능이 인류 미래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경고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는 “AI 시스템이 인류의 의지를 따르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축적된 빅데이터를 통한 피부 분석과 알맞은 처방은 편리하고 유용할 수 있다. 그러나 일부 메이크업 아티스트들은 “화장은 개인의 개성을 표현하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이라며 “인공지능이 제공하는 정보는 참고만 하라”고 전했다. 결국 메이크업 완성은 본인 몫이라는 조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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