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민간 인증 대신 ‘ESG 경영’이 마케팅에 도움

유럽에선 천연인증, 친환경 패키징, 해양안전 플라스틱, 100% 재활용, 탄소 중립 등 ESG 규제에 소비자의 80% 구매 의사

식약처가 다양한 화장품 민간인증마크를 허용키로 함에 따라 ‘24년 6월 관련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다만 임의 인증이 마케팅 수단으로 사용됨에 따라 공신력 없는 인증이 소비자를 현혹할 가능성도 높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기업들도 듣보잡 해외인증에 비용과 시간을 들이기보다 소비자가 원하는 ESG 실천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브랜드 대표는 “동물실험 프리, 비건, 그린 인증이 넘쳐나다 보니 소비자들도 헷갈려 한다.  실제 민간 인증은 비용만 들어갈 뿐 마케팅 효과는 없다는 게 경험상 알게 된 사실”이라고 말한다. 

최근 프랑스 이브비건의 국내 에이전시와의 충돌 이면에는 한국에서 유독 마케팅 수단으로 임의 인증이 널리 사용됨을 반증한다. 

하지만 유럽에선 ESG 경영이 소비자 선택을 받을 가능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PwC가 실시한 ESG 소비자 인식 조사에 따르면 “소비자의 80%가 ESG 실천 기업의 제품을 구매할 것”이라 응답했다. 

유럽에선 2020년부터 ‘성분 프리에서 책임에 기여’(from Free-from claims to Clean Responsibility)하는 방식으로 트렌드 변화가 진행 중이다. 이는  Free-from claims, 비건(vegan), 동물실험 금지, 지속가능한(sustainable) 소재 → 천연인증, 친환경 패키징, 해양안전 플라스틱, 100% 재활용, 탄소 중립 등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뜻한다. 



코트라(KOTRA)는 '유럽 화장품시장 및 규제 동향‘에서 “화장품 관련 강제 인증제도는 화장품 규정을 통해 명시된 책임자(RP) 지정, CPNP 등록, 라벨링, 제품정보파일(PIF) 등이 있다. 단 수출 희망 지역에 통용되는 임의 인증을 취득, 마케팅 목적으로 활용 가능하다”고 지적한다. 다만 민간 인증이 수백여 가지나 되는 데다, 자의+임의 인증이 범람하고 있어 유럽에서도 공신력 있는 독일+프랑스+이탈리아 기구 간 통폐합이 진행되고 있다. 대표적인 게 COSMOS다. 

유럽 화장품시장 트렌드는 지속가능성의 확장, 즉 친환경 뷰티 제품의 가치소비 트렌드를 의미하는 컨셔스 뷰티다. 유해 화학 성분을 첨가하지 않은 클린 뷰티, 동물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 비건 뷰티 → ESG 실천(성분은 물론 환경을 생각한 플라스틱 프리 패키징과 부피와 무게를 최소화한 패키징 디자인 등 모든 친환경 요소를 고려)의 소비 트렌드로 확산 중이다. 

이에 따라 ESG 관련 규제가 논의되고 있다. △ 탄소국경조정제도 (CBAM, Carbon Border Adjustment Mechanism) △ 지속가능한 제품 에코디자인 규정 (ESPR, Ecodesign for Sustainable Products Regulation) 등이 그것이다. 

코트라는 화장품 업계 대응 방안으로 ➊ 재활용 가능한 포장재 사용, 베스트셀러 제품은 리필 스테이션 제공 ➋ 유기농 원료 조달 및 환경에 악영향 적은 화학물질 사용 ➌ 물 사용량 줄이고 물이 적게 함유되는 포뮬러 개발 ➍ 근로자 노동권 보장, 안전과 보건 교육 실시 ➎ 아동노동 금지 ➏ 다양한 성별과 인종에 적합한 색조제품 개발로 포용성 강조 ➐ ESG 경영 시나리오 작성 등을 제안하고 있다. 

글로벌 리서치 칸타도 화장품 및 퍼스널케어 소비자들은 제품 구입시 지속가능성 및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환경의식 등을 고려한다며, ESG 경영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실제 에코패뷸러스코스메틱(EcoFabulous Cosmetics), 파이스킨케어(Pai Skincare)와 같은 소규모 화장품 기업도 ESG 투자 시나리오를 통해 자본 유치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화장품 기업들도 단순히 수출 희망지역의 ‘민간인증’을 사용하기보다 ‘ESG 경영’이 현지 소비자에게 소구력이 더 크다는 점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 

대한화장품협회도 올해 ‘지속가능위원회’를 설치해 화장품산업 ESG 동향 보고서 발간 등 정보 제공 및 환경 규제 설명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현재 동물실험 화장품은 퇴출된 상황이며, 비건 제품 소비도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는 카드사 매출 조사도 있다. 임의 인증에 매달리기 보다 진정성 있는 ESG 경영이 도움이 된다는 점을 깨달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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