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공동부유’로 소비시장 변화...새로운 ‘포지셔닝’ 기회

2022.03.14 17:07:50

합리적인 가격대의 30대 부유층 겨냥한 ‘하이엔드’ K-뷰티 포지셔닝 필요

중국 화장품시장이 소득 업그레이드 및 ‘공동부유(共同富裕)’ 정책 추진, 로컬의 고품질과 가격경쟁력 향상 등으로 하이-로우 엔드 시장으로 양분되고 있다. 이에 따라 K-뷰티의 시장 포지셔닝 재구축이 당면 과제로 떠올랐다. 

중국의 1인당 GNP는 2020년 1만 511달러로 ‘중상소득 국가’로 진입했다. 참고로 세계은행은 1인당 국민소득 1만 2695달러 이상의 경제를 고소득 경제 또는 부유한 사회로 분류한다. 이를 근거로 중국은 2021년 4월 탈빈곤 백서를 내고 ‘샤오캉 사회’(의식주 걱정 없는 비교적 풍족한 사회)를 달성했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중국의 고민은 3대 격차에 있다. 즉 ①도시-농촌 간 격차(도시와 농촌 간 소득 격차 2.55배), ②동부연안과 중서부 내륙 지역간 격차(동부 5개지역 고소득 인구 수 전국의 44% 차지), ③소득 격차(근로소득 〈자본소득) 등에 따라 ‘중간 소득 함정(middle income trap)’에 빠지지 않도록 사회경제를 개혁해야 한다는 목소리다. 이 때문에 중국 정부는 ‘공동부유’를 내걸고 절대빈곤 퇴치 및 경제 패러다임을 성장→분배로 바꾸는 등 3대 격차(불균형) 감소로 정책 방향을 잡고 강력한 규제를 시행하고 나섰다. 

공동부유 정책은 소비시장에도 변화를 몰고 왔다. 사치품으로 인식되는 명품 소비가 감소하고, 대신 합리적인 가격대의 하이엔드 상품을 찾는 심리가 폭발하고 있다는 보도다. 



‘2022 중국 부유층 명품소비 트렌드 설문조사’(후룬리포트, 胡润百富)에 따르면 부유층의 가구당 평균자산은 4200만위안(약 80억원), 평균연령 37세, 1선 거주자 40%, 주택 3채 보유로 나타났다. 중국 전체 부유층의 자산규모는 96조위안(약 1경 8321조원)에 달한다.(‘21년) 이들 부유층 중 30세 이하의 연간 명품 소비액은 31만위안(6041만원)으로 가장 높았다. 

중국의 경우 스타트업 활성화와 고소득 직군이 늘어나면서 신흥 부유층이 형성되고 있으며, 상위 중산층의 소비계층도 새롭게 생겨나고 있다. 1세대 부유층의 재산 상속 및 증여 등의 이유로 부유층 인구의 평균 연령도 낮아지고 있다.(30대에서 8%P 증가)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2021년 중상소득층(연 가처분소득 4만 4949위안) 증가율은 9.2%를 기록했다. 

중국 부유층 수는 전세계 약 1/4을 차지하며 그 증가속도가 다른 국가에 비해 빠르다. 알리안츠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전 세계 부유층(순 자산 4만 9700유로, 약 6700만원 이상) 인구에서 중국 인구는 24%를 차지하며, 2000~2020년 사이 연평균 13.7%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중국의 명품 소비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세다. 하이난 섬의 면세점 매출은 ’21년 602억위안(11.3조원)으로 전년 대비 84% 증가했다. 코로나로 인해 해외 여행이 금지되고 중국 내 면세점에서의 소비 확대 정책에 힘입은 바 크다. 





이에 대해 무역협회 상하이지부는 “중국의 신흥 부유층 및 상위 중산층 소비자는 우리 기업에게 새로운 기회다. 이들은 변화와 유행에 민감한 만큼 시대 수요에 맞는 상품 개발 및 마케팅이 필수”라고 분석했다. 즉 기존 클래식 유럽 명품을 고집하는 초부유층보다 젊은 신흥 부유층 및 상위 중산층 소비계층을 겨냥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공동부유를 통해 부의 재분배를 추진하는 상황에서 부유층의 과도한 명품 소비는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SNS에서 이뤄지는 과시형 명품 소비문화는 우선 관리 대상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실제 불룸버그통신 보도에 따르면 중국에서 명품을 규제하자 합리적인 가격을 강조하는 미국의 패션브랜드 코치(coach)는 작년 7~9월 매출이 25% 증가했다고 전했다. 사치품 규제에 영향을 받지 않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대신 중국 내 명품 시장의 성장이 제한될 경우 코로나 이후 해외여행 자유화와 함께 명품 쇼핑관광 상품이 크게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이런 배경 하에서 “우리 기업은 ▲하이엔드 제품으로 ‘공동부유’를 넘어 신흥 부유층 및 상위 중산층 공략 ▲Z세대 부유층 어필하는 디자인으로 승부 ▲코로나 이후 중국 소비자의 명품 관광에 대비 등을 준비해야 한다”고 무협 상하이지부는 주문했다. ('2022 중국 부유층 명품 소비 트렌드 및 시사점')

사실 하이엔드는 유럽의 명품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어 한국 기업이 뛰어들긴 어렵다. 대신 신흥 부유층 및 상위 중산층에 어필하는 스타 퍼포머(star performer) 브랜드로 성장하는 마케팅 전략 수립이 요구된다. 

중국 화장품시장은 하이엔드(high-end)와 로엔드(low-end) 시장의 양극화가 뚜렷하다. 하지만 브랜드 포지셔닝에서 이렇다 할 K-브랜드는 보이지 않는다. 이를 반영하듯 지난 1월 화장품의 대중국 수출은 44%나 급감했다. 자칫 포지셔닝 실패가 ‘K-뷰티 몰락’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패러다임과 마케팅의 대전환이 필요하다. 

권태흥 기자 thk@cn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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