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뷰티 '아시아 맹주' 노린다...'화장품산업 비전' 선포

2021.10.05 21:34:19

스킨케어 기술력으로 카테고리 겹치는 아시아지역 유리 분석
삶의 질(QOL) 향상과 과학적 근거 등 J-뷰티 가치 홍보 강조

일본이 ‘화장품산업 비전’을 발표하고 경쟁력 강화와 지속적인 발전을 목표로 한 구체적인 대책 마련에 나섰다. 화장품 관련 산·학·관이 개발한 최초의 비전이자 J-뷰티의 현주소와 향후 전략과 대책 등을 담고 있어 K-뷰티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일본 화장품업계는 고기능·고품질, 안심·안전으로 해외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음에도, 코로나19 감염사태로 인바운드 관광객의 수요가 사라지고 외출 자제로 국내 수요도 감소하면서 화장품 매출이 크게 부진했다. 또한 한국·중국 기업과 아시아 시장에서 글로벌 경쟁이 격화되고 있어, 이를 타개하기 위해 ‘비전검토회’가 발족하고 작년 8월 이후 4차례 회의를 거쳐 올해 3월 최종안을 발표했다. 

‘화장품산업비전검토회’는 “산·학·관이 개발한 최초의 비전이라는 의미 외에 비전 수립을 위해 일본 화장품산업 관계자들이 향후 미래에 대해 솔직하고 진지한 토론을 나눌 수 있었다는 프로세스에 의미가 있다”라며 “향후 본 비전에 대해 상황 변화 등을 감안하면서 필요에 따라 업데이트를 도모해 가고 싶다”라고 기대감을 표시하고 있다. 이는 J-뷰티가 국내 안주에서 벗어나 해외 진출을 통한 성장 전략을 표방함으로써 글로벌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분석된다.   

세계 화장품산업은 인당 명목 GDP와 높은 상관관계를 지닌다. 즉 소득이 높을수록 인당 화장품 소비 금액도 증가한다는 특징이 있다. 따라서 화장품산업이 더 빨리 성장하기 위해서는 명목 GDP 성장률이 높은 해외시장을 노려야 한다고 보고서는 적고 있다. 



일본은 저출산, 고령화를 상쇄할 정도의 명목 GDP 성장률이 높지 않기 때문에 어떻게 해외 매출을 늘려 나갈 수 있는지가 향후 성장의 열쇠라고 분석하고 있다. 

그렇다면 '화장품산업 비전 검토위원회’가 꼽은 J-뷰티의 강점과 약점은 무엇일까? 먼저 강점으로는 ▲아시아 지역의 제품 니즈가 일본과 유사 ▲안티에이징 니즈와 고령화 사회에 대응하는 제품개발 선도 ▲니즈에 대한 세심한 대응 ▲자사 생산 메이커 등을 꼽고 있다. 

즉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화장품시장에서는 스킨케어 제품의 규모가 크며 이는 일본에게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또한 노인의 삶의 질(QOL)을 향상시키는 노력이 앞서고, 다양한 틈새 수요를 채우는 화장품의 세분화로 다른 나라의 업체가 흉내 낼 수 없을 정도의 고품질·고기능의 제품이 요구되고 기술 향상으로 이어진다. 이밖에 화장품산업은 마케팅 비용 비율이 높지만 상대적으로 일본은 자사 생산 메이커 비율이 높아, 기업 스스로 제품 추적 및 지속가능성을 가능케 하며, 차별화에 유리하다 등이 강점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약점으로는 ▲해외 매출 비중이 낮고 ▲디지털화 지연 ▲화장품의 가치 전파에 약하다 등이 지적됐다. 예를 들어 로레알의 해외 매출 비중은 73%인데 비해 일본 상위 3사(시세이도 56% 가오 37% 고세 32%)는 국내 수요 의존도가 높다. 해외 경쟁력이 약하다는 비판이다. 

또 코로나19로 환경변화가 일어남에 따라 시세이도는 화장품 대면 판매에서 미용사원에 의한 터치업을 자제하고 대신 비대면 구매 니즈에 맞춘 온라인+오프라인 융합의 옴니 채널 모델을 구축하고, 디지털과 뷰티전문가를 연결하는 판로 개척에 힘을 쏟고 있다. 

특히 “화장품이 몸을 깨끗이 하고 미화하는 역할 외에 치매 진행을 완화시키고 기분을 전환하고 자신감을 높이는 등의 QOL(삶의 질) 향상 효과의 과학적 근거가 확인되고 있음에도 그런 가치 홍보 등이 미흡하다”고 위원회는 비판하고 있다. 

이에 따라 비전위원회는 향후 세계의 변화를 10년 후, 30년 후로 전망하고 이에 맞춘 “일본의 첨단기술과 문화를 기반으로 Japan Beauty를 세계에 알리고, 인간의 행복(well-being)과 세계의 지속가능성에 공헌하는 산업”이라는 비전을 선포했다. 

이를 뒷받침하는 목표로 ▲국내수요 의존 비즈니스 모델에서 성장하는 아시아를 중심으로 해외수요 발굴 ▲지속가능한 사회 실현을 리드하는 산업 등을 정하고 7가지 실천 목표를 수립했다.  

즉 ①신규 수요를 발굴하는 비즈니스 전략으로 전환 ②유행에 휘둘리지 않는 절대적 ‘일본’ 브랜드 확립 ③디지털 기술 활용을 전제로 한 마케팅 전략으로 전환 ④산·학·관에 의한 비즈니스 환경 정비 ⑤진화된 연구개발 노력 경주 ⑥다양한 인재 활용 ⑦SDGs에의 적극적인 공헌 등을 제시하고 있다. 



한편 보고서를 검토한 한국뷰티산업무역협회(KOBITA) 김승중 부회장은 “일본 화장품업계의 구조적인 문제와 특징, 해외시장 분석, 디지털화와 친환경 패키지 등 현장 목소리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라며 “J-뷰티가 해외 진출을 미래 목표로 제시함에 따라 K-뷰티도 산업계 당사자의 목소리를 반영해 과감한 규제 해소가 필요하다”며 전향적인 ‘화장품산업 육성법’ 제정을 제언했다. 

J-뷰티가 아시아를 겨냥한 성장전략을 비전으로 천명함에 따라 아시아에서 한국과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이에 대비한 K-뷰티 비전 마련이 시급해졌다. 
권태흥 기자 thk@cn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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