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년 화장품 생산실적 “빛보다 어둠이 더 짙다”...X-이벤트에 취약성 노출

2022.07.07 12:42:51

역대 최고 수출실적, 무역수지 9조 흑자 등 정점에서 ‘불황 그림자’ 짙어 방안 마련 시급...1개사당 매출액은 코로나 이전보다 적어 수익성 악화

‘2021년 화장품 실적 보고서’가 7일 발표됐다. 식약처는 2021년 화장품시장 특징을 ▲수출 강국 세계 3위(프랑스-미국-한국) ▲역대 최고 수출실적 달성(10조 5099억원 +21.3%) ▲무역수지 흑자 9조원 돌파(전년 대비 +28.6%) ▲영업자 수 증가(책임판매업체 2만2716개, 제조업체 4428개, 맞춤형화장품판매업 185개) 등이라고 분석했다.



지난 2012년 화장품의 무역수지가 흑자로 돌아선 이래 수출실적과 영업자 수가 정점을 찍었다. 이를 반영하듯 ‘21년 생산실적은 전년 대비 9.8% 증가한 16조 6533억원으로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됐다. [최근 3년간 생산실적 : (’19) 16조 2,633억원 → (’20) 15조 1,618억원 → (’21) 16조 6,533억원] 

유형별 생산실적은 △기초화장용(10.2조원, 61%, +1.92%p) △인체 세정용(2조원, 12%, -0.6%p) △색조(1.8조원, 11%, -0.32%) △두발용(1.7조원, 10%, -0.86%p) 등이었다.(생산실적, 점유율, 전년 대비 증감)

하지만 2021년 생산실적은 2020년의 기저효과일 뿐 업황 개선이라고 보긴 어렵다. 오히려 기초만 증가했을 뿐 나머지 유형에선 감소해 기초화장품 편중 현상이 심화됐다. 또한 생산실적도 코로나 이전 보다 불과 2% 증가했을 뿐이어서, 이는 유통기한이 설정된 화장품 특성상 오히려 마이너스일 가능성이 더 크다. 

그런데도 책임판매업체+제조업체 합계는 1만 8618개(’19년)→2만3840개(‘20)→2만2716개(’21)로 증가하며 시장 포화상태가 심화됐다. 



생산실적을 신고한 업체는 7580개(’19년)→8942개(‘20)→9359개(’21)로 여전히 증가세다. 다만 생산실적을 업체수로 나눠 1개사당 생산액을 비교하면 21억원(’19년)→17억원(‘20)→18억원(’21) 등이었다. 코로나 이전보다 업체당 수익성이 악화됐다. 이마저도 빅2를 제외하면 1개사당 매출액은 6.8억원에 불과하다. 수출다변화의 주역인 중소기업의 체질이 현저히 약화됐음을 알 수 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21년 유통인사이트에서 화장품 매출 증감율이 오프라인 +8.3% 온라인 –1.8%라고 추산했다. 

한편 화장품 수출 20대국 중 미국(3위→2위) 일본(4위→3위) 홍콩(2위→4위) 등 순위 변동이 있을 뿐 나머지 국가는 유지했다. 이중 수출증가율이 가장 높은 국가는 △키르기스스탄(62.1%, 20위) △우크라이나(+52.5%, 14위) △카자흐스탄(+43.4%, 16위)) △UAE(+36.3%, 17위) △러시아(+19.2%, 6위) 등 러시아+CIS, 중동지역 증가율이 높았다. 

이 때문에 올해 러-우 전쟁이 화장품 수출 악재로 작용해 아쉽게 됐다. (‘22 1~5월 누적 △우크라이나 –40% △러시아 –18.1% △카자흐스탄 –23.2% △키르기스스탄 +2.4%)



기업별 생산실적에서는 LG생활건강이 5조 4886억원을 기록 ’19년 아모레퍼시픽을 제친 후 3년 연속 1위 자리를 지켰다. 아모레퍼시픽은 4조 7554억원으로, 두 회사의 시장 점유율은 61.5%에 달했다. 상위 10대 기업 중 시장 점유율을 늘린 기업은 LG생활건강·아모레퍼시픽·애경산업·해브앤비(유) 등 4개사였으며, ㈜카버코리아·애터미(주)·코스맥스(주)·(주)지피클럽·이니스프리·(주)클리오 등은 줄었다. 

품목별로 생산실적 1위는 ㈜LG생활건강의 ‘더히스토리오브후천기단화현로션’으로 6355억원이었다. 상위 10개 품목 중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이 각각 5개씩이었다. 

이밖에 기능성화장품의 생산실적은 4조 9891억원으로 점유율은 30%에 육박했다. 이중 복합기능성 11%, 주름개선 9.8% 자외선차단 2.8% 등이었다. 

산이 높으면 골도 깊다. 2021년 화장품 생산실적은 역대 최고 실적이라는 정점을 찍었다. 이젠 팬데믹과 중국시장 환경 변화로 인한 충격의 골짜기를 넘어야 한다. 지난 2년 여 팬데믹 상황에서 소비재 중 유일하게 실적이 하락한 화장품산업은 X-이벤트(extreme event)에 취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즉 X바이러스, 기후변화, 환경파괴 등 돌발상황 발생 시 화장품산업의 대처 능력이 부족하다는 진단이다. 게다가 원천기술 부족과 스케일 업(scale up) 실패로 인한 글로벌 경쟁력의 질적 한계를 넘어서야 한다. 

만일 코로나19를 뛰어넘는 X바이러스가 재발한다면, 팬데믹 하에서 얻은 교훈은 무엇인가? 회복력(resilience)을 고려한 전략을 생각해봐야 하는 시점이다. '일본 화장품산업 비전'은 SWOT 분석을 통해 미래를 제안한다. 그런데 K-뷰티는 각자도생으로 산업 자체에 몰아닥친 위기를 외면하고 있다. 참으로 안타깝다. 

권태흥 기자 thk@cn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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