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화장품수출 4.7%↓...‘한국 따라하기’ 전략으로 中 파운드리 해외 진출 본격화

2023.05.01 21:11:38

‘2023 볼로냐 코스모프로프’에서 C-ODM 수탁 경쟁...아세안·CIS 등에서 K-뷰티와 치열한 경쟁 예고

4월 화장품 수출액이 3개월 연속 증가를 이어가는데 실패했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의 ‘4월 수출입동향’에 따르면 화장품은 6.8억달러로 전년 대비 4.7% 감소했다. 작년 5월 이후 8개월째↓ , 2개월째↑ 후 다시 ↓하는 그래프를 보였다. 

1~4월 누적 수출액은 25억 7300만달러를 기록했으며, 누적 수출증감률은 -18%(1월) → -3.4%(2월) → +1.3%(3월) → -1%(4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국가별 수출에서 중국은 작년 5월 이후 11개월째 감소세다. 반면 아세안·중동·유럽·북미 등은 꾸준한 증가세로 중국 감소분을 커버하는 수준까지 도달했음을 알 수 있다. 



그런데 K-뷰티 수출 전선에 중국 ODM이 새로운 경쟁자로 등장했다. 그 현장이 지난 3월에 열린 ‘볼로냐 코스모프로프’다. 

라라뷰티코스메틱 안보라미 대표는 중국 기업에서 상품 개발 담당 후 귀국해 3년째 수출 일선에서 현장을 누비고 있다. 그는 페이스북에서 “한참 중국 수출이 활발했던 그 시절이 다시 올까 많이들 궁금하실 거 같은데 … K-뷰티는 K를 버려야 한다. 중국 브랜드는 현지에서 대형화되고 성장을 함으로써 더 이상 한국 화장품이 필요치 않다. 이미 그들의 기술과 생산시설은 몇 년 전부터 대형제조사와 브랜드사 헤더들의 영입을 통해 많이 성장했다. 현지에서 코스맥스, 한국콜마를 통해 만들던 회사들은 다른 중국 ODM으로 갔다. 로레알이나 P&G 역시 중국 제조사에서 생산한 지 몇 년째 됐다. 중국은 더 이상 우리의 바이어가 아니라 브랜드사와 제조사 모두 경쟁하는 곳이다”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로레알 뒤편에 made in China라 해서 그 제품을 안 사지 않는다. 로레알을 보는 거지 제조사를 보는 건 아니잖는가?”라며 “현재 우리나라에 한국 브랜드인지 아는 많은 브랜드 중 중국 자본이 유입된 회사가 얼마나 많은지 아는가? 한국 제조사, 연예인을 쓰며 무지막지하게 마케팅하는 회사가 한국사인가 중국사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럼에도 안 대표는 “화장품 시장의 황금기는 다시 오지 않을 거란 걸 모두 다 안다. 하지만 이 위기를 살려야 할 의무가 있다. 제가 브랜드를 시작한 것도 그 이유 중 하나다”라며 각오를 다졌다. 

또 다른 A대표는 “라벨에 적혀 있는 제조사의 단가표를 가지고 부스를 찾아와 가격 흥정을 하는 바이어 때문에 곤혹스러웠다”고 말한다. 한국산 화장품의 콘셉트는 현지화하고 싶지만 로얄티 주면서 수입하기 싫으니 대신 가격을 후려치려는 심산이라는 게다. 

이런 행태가 전시회 참가 브랜드사 부스마다 심심찮게 벌어졌다는 후문이다. 브랜드사는 공급가 인하와 ODM 직접 주문으로 수익성 악화를 감수해야 하는 고민에 빠졌다. K-ODM은 C-ODM과의 제조원가 경쟁에서 밀려날 처지에 몰렸다. 이는 한국 브랜드사-ODM 양쪽 모두 실적 하락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결국 화장품법의 ‘제조사 표기’가 브랜드사의 성장을 막는 족쇄가 됐고 마냥 잘 나갈 것 같던 K-ODM에겐 자승자박이 됐다. (관련 기사 http://www.cncnews.co.kr/news/article.html?no=8091)



매체 보도에 따르면 수출 주문 감소와 외국인 투자 축소로 인한 지난 3년간의 고립을 만회하기 위해, 중국 전역의 지방정부들은 작년 말부터 제조업체와 수출업체의 해외 출장 장려에 나서, 항공료 및 호텔비용을 지원하고, 비자 발급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고 한다. 

최근 중국국제무역촉진위원회(CCPIT)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동안 1만개 이상의 중국 기업이 수출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해외 무역박람회, 특히 독일과 미국 등 선진국 개최 박람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선진국 외 주요 중국기업이 참가한 무역박람회 개최지는 사우디아라비아,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러시아, 태국 등 중국의 일대일로 이니셔티브에 참여한 국가들로 응답기업의 28%가 참가했다. 

중국 매체(中國新聞网)는 화장품 기사에서 “중국 내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한 로컬 브랜드의 해외 진출이 본격화될 것”라고 보도한 바 있다. 이는 ‘판매와 제조의 분리’에 이어 화장품 수입국가→수출국가 전환에 성공한 K-뷰티 사례를 모방해, ODM을 통한 해외 진출을 C-뷰티가 추진한다는 시나리오다. (与韩国代工市场发展路径相似) 또 일본 시장에서 중국 메이크업 브랜드 인투유(INTO YOY)가 지난 가을부터 품절 사태를 보이는 등 주목받고 있다. 

중국 화장품 굴기가 수입→해외 수출로의 방향 전환에 따라 아세안·중동·러시아 등에서 향후 K-뷰티와 C-뷰티의 접전이 예상된다. 그 동안 글로벌 전시회에서 제조사(OEM/ODM) 간 수탁 경쟁이었다면 ’23년부터는 K-뷰티 vs C-뷰티 브랜드사 경쟁도 치열해지리라는 전망이다. 



권태흥 기자 thk@cn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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