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화장품 대중 수출 30% 감소...‘K-뷰티 위상 약화’ 뚜렷

2022.03.27 22:06:25

중국 현지, “K-뷰티 경쟁자는 C-뷰티”...소비자 인식 변화 및 화장품법 규제로 한국 화장품 경쟁력 재정비 필요

올해 2개월 연속 화장품의 대 중국 수출액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며 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대한화장품협회에 따르면 화장품의 올해 1~2월 누적 수출액은 4억 9800만달러로 전년 대비 30.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 홍콩 수출액도 1~2월 누적 5949만달러에 불과해 작년에 비해 39.9%나 급감했다. 중국 점유율도 52.1%(‘21. 1~2월)→43%(’22. 1~2월), 홍콩 7.2%→5.1%로 추락하며 중화권 수출에 비상이 걸렸다. 

다만 대중 수출액이 1월(–44.1%) → 2월(–11%)로 감소폭이 줄어들어 반전을 기대케 했다. 



중국 화장품 시장은 시장, 소비자, 제품 트렌드에서 예전과 다른 변화를 맞고 있다는 게 한·중 업계의 공통된 시각. 먼저 중국 소비자들의 화장품 지출 관련 신중한 태도가 눈에 띈다. 코로나19로 인해 중국은 최근 2년간 부동산 가격 상승과 물가상승으로 개인의 지출 부담이 커진 상태다. 이에 따라 소득과 비용의 불균형으로 지출 시 이성적인 소비태도로 가성비가 높은 제품을 찾는다는 게 현지 소식통의 말이다. 

두 번째는 화장품감독관리조례 등 각종 규제 법규에 따라 유명 ODM의 중국 철수 소문도 나돌 정도로 화장품 제조사의 20%가 위기를 맞을 거라는 예측이다. 브랜드사의 경우 소비 감소와 화장품법에 따른 비용 부담으로 철수를 고려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는 게 현지 소식통의 전언이다.

ODM업계 전문가 A대표는 “중국의 위생허가 개편 목적은 중화 화장품 법규의 글로벌 표준화다. 실무자들 사이에서는 난이도가 EU+로레알 Audit+미국 FDA를 합친 것보다 어렵다고 얘기할 정도다. 해외에서 만들어서는 쉽게 중국에 진출 못하게 하려는 느낌을 받는다”라며 고개를 저었다. 

세 번째는 중국 내에서의 K-뷰티 위상 저하다. 소비자들이 비슷한 품질이라면 수입화장품보다 자국 화장품을 선호하고, MZ세대의 궈차오(애국) 마케팅 바람도 거세다. 중국 쪽에서 들리는 소리로 “한국 화장품 이제 볼 거 없다, 우리가 이미 다 앞서고 있다”는 핀잔이 양쪽 관계자 사이에서 공공연히 오간다. A사 수권서를 가진 유통상들도 고전하고 있다는 말도 들린다. 

중국 OEM/ODM 닝페이(宁斐)의 HU SHENG 대표는 “한국 화장품의 경쟁자는 바로 ‘중국 화장품’이다”라고 말한다. “중국의 화장품 생산기준이 엄격해졌고 새로운 화장품 규정이 실행되면서 자국민의 신뢰도가 점차 높아지고 수입화장품을 대체하는 추세다. 때문에 한국 화장품에게 새로운 도전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글로벌 코스메틱 포커스 1호에서 인용) 

이어서 “일본, 프랑스와 비교할 때 K-뷰티의 시장 입지는 예전보다 떨어진다. 많은 한국의 중소 브랜드는 중국 시장에 진입할 때 브랜드 스스로 홍보에 뛰어들지 않고 현지 유통업체들이 대신해주길 바란다. 과거 한국 화장품기업들이 중국에 직접 들어와 전시회도 진행하고 연예인을 기용한 홍보 활동도 활발했지만 최근에는 거의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글로벌 브랜드가 시장 진입 초기부터 모든 홍보 수단을 동원해 브랜드 가치를 알리는 데 주력하며 현지 마케팅 업체를 활용해 맞춤 홍보를 전개함으로써 판매량에 연연하지 않고 브랜드 인지도가 높아질 때까지 기다린다는 점과 비교한 것이다. 



그는 “한국의 유명 기업은 제품 연구개발 능력이 뛰어나고 품질도 우수하지만 문제는 시장에 비슷한 제품이 너무 많다는 것”이라며 “중국 소비자는 일본 제품의 품질이 가장 좋다는 인식이 있다. 그래서 일본 화장품은 비슷한 제품이 있더라도 큰 타격을 받지 않는다. 한국 화장품은 일본 제품의 품질을 뛰어넘기 힘들고 가격적인 면에서 중국 제품과 경쟁에서 밀리고 있다”며 K-뷰티의 경쟁력 약화를 꼬집었다. 게다가 한중 국가 관계 이슈에 따라 감정 싸움이 일어나는 것도 한국 화장품 판매에 영향을 끼친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여전히 중국에는 한국 화장품의 팬이 많다. 창의적이고 섬세한 이미지로 인식되고 있고, 콘셉트부터 사용방법, 포장재까지 혁신적이다”라며 “향후 중국 규제에 부합해 제품 안전성을 보장하고 한국의 차별화된 성분을 이용해 혁신을 지속한다면 중국 시장 내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실 한국 화장품은 중소기업 비중이 높은 데다 영업 방식이 소비자에 직접 홍보하기 보다 밴더 영업 의존도가 높았다. 판매 개런티에만 신경 쓸 뿐 브랜드 인지도 확대나 중국 유통사와의 파트너십 구축에 소홀했었다. 특히 한국 기업의 ‘치고 빠지는’ 영업방식은 현지 파트너사의 불만을 샀고 상황이 반전되며 ‘자승자박’이 됐다는 반성이다. 

위기 시에는 숨겨왔던 문제점이 무더기로 노출되며 상황을 악화시킨다. 이제라도 K-뷰티의 장점을 더욱 살리고 외면했던 단점을 과감히 도려내야 할 시점이 됐다. 

권태흥 기자 thk@cn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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