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기획개발자로 유명한 안보라미(安普罗美, borami ahn) 대표가 돌아왔다. 중국에서의 3년여 만에 귀환. 최근 신상품을 출시, 주목을 받았다. 20년간 한국과 중국 시장을 경험하고 ‘라라뷰티코스메틱(LaLa Beauty Cosmetic) 브랜드로 직접 내놓은 제품이어서 업계의 호기심이 가득하다.
‘글리터 하이드로겔 마스크시트’는 반짝반짝(glitter)+에센스100%로 만든 하이드로겔 마스크시트의 특징을 가진 신개념 마스크시트. 안 보라미 대표는 ”타깃은 독특하고 자신감 넘치게 표현하는 소비자인 1020세대다. 그들의 습관을 반영, 세안 후가 아닌 ‘건조 시 바로 붙이는 반짝반짝 빛나는 글리터 마스크 시트’가 신제품의 키포인트“라고 설명했다.
#1 라라레서피...유니크 자연주의 코스메틱
이어서 그는 “Z세대는 트렌드와 소비에 민감하고 빠른 뷰티에 관심이 많다. 화장 후 건조할 때 바로 붙여도 되며, SNS에서 빛나보이도록 글리터(glitter)로 즐거움을 줬다”며 소구 포인트는 ’예뻐지는 동안 예쁘게~‘라고 표현했다.
현재 롭스, 일본 스킨가든 도쿄점, 러시아 드럭스토어 체인 빠도로슈카, 베트남 센도몰(cendo) 등에 입점하는 등 빠르게 글로벌 판매 거점을 확보 중이다. 입소문을 타며 1020 사이에서 SNS에 다양한 컷이 빠르게 올라온다.
이번 신제품의 콘셉트는 안보라미 대표가 창안한 ’라라레서피(LaLaRecipe)‘를 근거로 한다. 슬로건은 ‘유니크와 친환경을 고려한 내추럴 코스메틱‘이다. 비건(Vegan)·크루얼티 프리(Cruelty Free)·Unique Visual·Smile Effect·천연원료(Natural Ingredient)의 5요소를 레시피로 해서, ①안전한 성분 ②윤리 철학 ③감각적 디자인 ④즐거움 ⑤효능 등을 Z세대에게 소구하는 전략이다.
안보라미 대표는 “Z세대가 2020년 소비층의 40%를 차지하며 주류로 떠올랐다. 시장조사에 따르면 Z세대 소비자는 품질은 물론 사회에 대한 긍정적 영향력에 관심이 많다. 때문에 브랜드 미션을 ’착한 신념‘으로 설정, 이들 요소를 제품에 담았다”고 덧붙였다.
#2 한·중 시장에서 풍부한 상품기획개발 경험
업계에선 안보라미 대표의 컴백에 대해 기대감이 높다. 한·중 화장품시장에서의 수천 여 SKU 개발 경험을 K-뷰티의 신개념, 신선한 아이디어와 접목시켜주길 바라기 때문이다.
20년간 그가 론칭한 브랜드는 Nature Republic·SK Chemical & ETC(한), QUTY·ROJANK(중) 등이며, SKU만 해도 3천여 개. 메가 히트만 해도 알로에 수딩 젤, 슈퍼 아쿠아 맥스, SWEET DESSERT CAFE, SWEET WINTER LIP BALM, Tone Up Cream 등 수두룩하다.
현재 건국대 화장품학과 대학원에서 상품개발과정을 강의하며, 라라뷰티코스메틱 대표, 상품기획자이자 컨설턴트로 활동 중이다.
먼저 중국 시장에 대한 안 대표의 견해를 물었다. 그는 “중국 화장품시장은 넓고 역동적이다. 그곳에서 전권을 맡겨줘서 원 없이 일했다”며 “상품기획자를 믿고 지속적으로 투자하는 환경이라야, 브랜드가 지속가능하다”며 소감을 전했다.
그가 일한 SUHU China는 8.3만평의 색조 공장과 물류를 갖춘 브랜드사로 기술진은 일본에서 스카웃했다. 중국의 오프라인 시장은 프랜차이즈식 멀티스토어로 B2B2C로 진화 중이다.
안 대표는 “3~4년 전과 다르게 중국 브랜드사 제품은 K-뷰티를 넘어섰으며, K-뷰티가 카피하는 제품이 있을 정도로 성장했다. 특히 중국 브랜드를 보면 ’똑같이‘ 하는 회사가 없다. 차별화는 물론 개성과 눈에 띄는 디자인이 돋보인다”라고 평했다.
티몰에 따르면 거래량 100% 이상 증가한 600여 개 브랜드 가운데, 중국산 화장품 브랜드 183개가 ’19년 1000% 이상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적인 브랜드가 창업 2년만에 작년 광군제에서 색조 1위를 차지한 퍼펙트 다이어리(完美日记)다. 지난해 중국 화장품수입 시장에서 J-뷰티에 1위 자리를 뺏긴 K-뷰티에 대해 중국 매체들은 “사드 영향과 더불어 차별성 없는 K-뷰티에 중국 소비자들은 지쳤다”는 기사를 쏟아냈다.
#3 ‘트렌드 속 독창성’이 상품개발 포인트
한국 시장은 작고 포화상태에, 인디 브랜드가 팔 곳이라곤 H&B매장이 고작이다. 판로개척에 어려움이 많다보니 수출에 매달린다. 그렇지만 중국 화장품시장은 글로벌 전장터로, 웬만한 K-브랜드가 발붙이기 어렵다. K-뷰티만의 역동성이 절실하다.
화장품업계는 무턱대고 경쟁에 뛰어들었다가 시장에서 퇴출된 기업이 수두룩하다. 이와 반대로 소규모로 창업한 인디 브랜드가 세계적인 기업의 M&A 타깃이 되기도 한다. 그 차이는 어디서 비롯될까?
안보라미 대표는 “OEM이 활성화되며 제품 개발이 쉽고 활발해짐에 따라 획일화되고 차별성 없는 브랜드가 많아졌다”고 지적했다. 때문에 상품기획개발 과정에서 ①브랜드 색깔과 방향성의 정의, 정리 ②유통 채널과 소비자층 분석 ③해당 채널에서의 경쟁자 파악 ④자기만의 색깔에 장점이 될 포인트 개발 ⑤적절한 출시 타이밍 등 5단계를 제안했다.
그는 “△제조사가 주는 대로 △타사의 잘 나가는 것과 유사하게 △아무 조사 없이 제품을 내놓는 브랜드가 돼선 안된다. 신제품 홍수 속에서 ▲시장 변화를 파악하고 ▲나만의 차별화된 아이디어를 더하는, ‘트렌드 속 독창성’이 상품개발 포인트”라고 강조했다.
#4 인디 브랜드 성공은 ‘상품개발 역량껏’
헤드헌터사에 따르면 기업들이 수시로, 자주 찾는 직종이 상품기획개발 전문가다. 그래서일까 그의 건국대 강의에는 현직, 스타트업 지망생들로 붐빈다. 안 교수는 “일상화된 시장조사, 해외박람회 참관, 트렌드 자료 등에서 아이디어를 얻는 방법을 연구, 토론하는 수업이 재밌다. 라라레서피의 경우 일상생활 속에서 영감이 될만한 것을 수시로 사진을 찍어둔다. 시간이 지나도 다시 꺼내보며 아이디어를 가다듬는다”고 덧붙였다.
상품기획개발 과정에서 한국과 중국의 차이점은 ‘베이안(备案)’이라는 게 안 대표의 전언. “한국은 네거티브 제도로 쉽게 만들 수 있는 반면 사후관리에서 법적 책임을 묻는다. 중국은 베이안을 통해 CFDA에서 성분 및 표시 등에서 모든 승인을 받기 때문에 제품 출시가 어려운 편이나 대신 승인만 되면 처방과 문안(文案) 등을 보호받을 수 있어 안전하다“는 설명이다.
강의와 현장에서 만나는 인디 브랜드에 대해 조언을 부탁하자, 안 대표는 ”시장 분석 및 제품 개발 단계에서 ‘클린 및 그린 뷰티’, ‘천연 및 유기농’, ‘Cruelty-free’ 등 트렌드 반영이 필수적“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화장품사업은 알면 알수록 모르는 게 많아지는, 깊이와 넓이가 필요하다“며 ”과학보다 감성을, 논리보다 공감을, 어렵게가 아닌 어떻게 하면 쉽게 접근할 수 있는가?에 주목한다면 성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며 말을 맺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