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펑리위안 애용’ 장수 브랜드의 재활성화에 성공

2018.11.27 11:22:35

미래 중국 화장품기업, 바이췌링(下)혁신 통해 토종 브랜드 한계 뛰어넘고 글로벌 무대로!
애민(愛民)+천연성분의 무자극성 화장품+시진핑 주석 부인 펑리위안의 선물로 유명세


바이췌링의 홈페이지는 4대 특징으로 △87년 역사의 중국 스킨케어 브랜드 △북위 30도의 천연 약초 원료 사용 △IFSCC 가입 중국 첫 번째 브랜드 △7가지 뷰티 & 스킨케어 브랜드 소유 등을 꼽았다. 특히 IFSCC 가입으로 글로벌 브랜드로서의 위상을 확보했다는 강한 자부심을 내걸고 있다.


중국 최초의 화장품 회사로 출발한 바이췌링은 1990년대까지는 토종 브랜드의 한계에 부딪쳤고, 젊은 세대에게는 ‘추억 속 잊혀져가는 브랜드’였다. 한때는 몇 십만 위안으로 브랜드 상표를 팔았다가 나중에 500만 위안(8억원)에 되사오는 부침도 겪었다.


#1 브랜드 스토리, 애민(愛民)과 셀럽이 애용한 영양크림


바이췌링(百雀羚)은 단어 그대로 옮기면 100마리(百, 많은)의 참새(雀)와 영양(羚)이다. 영양(羚)은 상하이 사투리로 신비로운 광채(靈光)와 동음이의어다. ‘신비로운 광채를 내는 효과 좋은 화장품’이라는 뜻이다. 실제 1930년대 나온 바이췌링의 영양 크림은 ‘중국 바셀린’이라는 별칭이 붙어 있다.


파란 색 띠를 두른 노란 화장품 케이스의 디자인으로 유명한 바이췌링의 대표 제품인 영양 크림 뚜껑에는 참새 네 마리가 그려져 있다. 참새는 집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텃새다. 설립자 구즈민(顧植民)은 자신처럼 평범한 사람들을 전선 위에 앉아 옹기종기 노니는 참새라고 생각했다. 따뜻하고 소박하게 살아가는 일반 시민들의 삶이 참새와 같다고 여긴 그는 영양 크림 뚜껑에 참새를 그려 넣었다.


바이췌링은 저렴하면서 품질 좋은 스킨케어 화장품을 만드는 데 정성을 기울였다. 비록 가내수공업으로 만들었지만 여성들로부터 큰 인기를 모았다. 당시 중국 4대 명문가로 꼽히는 송씨 세 자매(宋氏三姐妹)가 사용해서 유명해졌다. 또 여배우 롼링위(阮玲玉), 후뎨(胡蝶) 등이 바이췌링의 크림을 애용해서 ‘상하이 여성의 아름다움을 지키는 화장품’으로 명성을 얻었다.


2013년에는 시진핑 주석의 아내 펑리위안 여사가 해외 국빈 선물로 ‘바이췌링’을 선택하면서 중국 화장품의 대표 브랜드로 세계적 반열에 올라섰다.


바이췌링의 영양 크림은 피부보호는 물론 화장품을 지우는데 쓰는 리무버 겸 마스크팩 등 다용도로 활용된다. 또 바이췌링은 아토피가 있어 민감한 피부를 가진 어린이를 위한 화장품과 노인을 위한 보습화장품을 따로 출시해, 전 세대와 계층을 아우르는 화장품으로 사랑을 받고 있다.


#2 브랜드 혁신, 복고 & 체험


바이췌링은 2000년 국가기업이 되면서 브랜드 혁신에 나섰다. 2006년 차오번궁팡(초본공방) 브랜드를, 2008년에는 한방 재료로 화장품을 업그레이드 시킨 한팡징추이(漢方精萃)와 차오번징추이(草本政萃) 제품라인을 선보였다.


한방 재료를 섞어서 한방이란 단어가 붙었고, 식물성 성분을 강화해 초본이라는 단어를 썼다. 초본은 단단하지 않은 연한 줄기며, 정췌(精萃)는 에센스의 뜻이다. 젊은 층의 기호에 맞게 브랜드를 리뉴얼하면서 ‘식물성 약초 화장품’을 콘셉트로 내세웠다. 가격도 일반은 10~80위안으로 고가제품은 200위안으로 맞췄다. 1930년대부터 시작된 최초의 오리지널제품은 5~8위안으로 고정시켜, 처음 쓰는 사람의 접근성과 친밀성을 높였다.


마케팅 전략으로는 ‘복고풍(RETRO)’을 내세웠다. 마케팅전문가 ALC21 알렌 정 대표는 “사람들은 과거의 힘든 경험도 아름답게 포장하려는 ‘무드셀라 증후군’이 있다. 지나간 추억과 그때의 감정을 재해석하여 소비자에게 다가가는 감성 마케팅”이라고 풀이했다.


마침 중국 CCTV는 ‘국산품의 어제와 오늘’이라는 다큐멘터리를 방영하면서, 역사가 긴 중국 토종 브랜드의 창립 발전과정, 현재의 모습을 고스란히 담아냈다. 중국 전통 브랜드에 대한 추억을 소비자들에게 불러일으키면서 국산품 구매붐이 일어났다. 바이췌링은 일약 중국의 대표 화장품 브랜드로 젊은 층의 호감을 샀다.


주로 일반 채널을 통해 제품을 공급하던 바이췌링은 2008년부터는 인터넷을 주목했다. 2011년 7월 티몰 플래그십 스토어에 입점하면서, 오픈 한 달에만 11만 위안의 매출을 올렸다. 이해 광군제 때는 무려 2000만 위안 매출을 기록했다.


12월에 바이췌링은 복고풍 제품을 출시하며 철 소재의 케이스에 복고풍 머리와 반달 모양 눈썹을 한 고전 미녀들이 전통의상 치파오를 입고 있는 그림을 새겨 넣었다. 이 제품은 48시간만에 79위안 제품 3만 6000여 세트가 팔리는 판매고를 올렸다.


여기서 바이췌링은 ‘체험’ 마케팅을 전개했다. 운송료 6위안만 내면 52위안짜리 화장품 10만세트를 배송해주는 이벤트를 열었다. 웨이보에는 당일 방문자 수 22만명, 거래건수 12만 3291건이 기록됐다. 깜짝 할인은 젊은 층에게 ‘서프라이즈’를 선사하는 기쁨을 주었다. 바이췌링 온라인 매출의 70%는 90후 세대로부터 나온다.


바이췌링은 트렌드에 맞춘 메인 스폰서십과 SNS 매체 활용, 디자인 개선 등에도 성과를 냈다. 2013년 바이췌링은 중국 최대 규모의 광고제 중 하나인 'ROI광고제(ROI Festival)'에서 디자인 금상을 거머쥐며 디자인 혁신에 성공했다.


2015년에는 TV 인기 프로그램 ‘보이스 오브 차이나 시즌4’와 ‘쾌락대본영’에 메인 스폰서로 중국 시청자들에게 브랜드의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또 디즈니 (Disney) 및 일본 아톰 등의 브랜드와 협업해 어린이 케어 제품 시리즈도 출시했다.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 손성민 주임연구원은 “역사가 오래된 브랜드라도 추억에 현재의 트렌드를 주입하여 신비스러움을 담는다면, 구세대와 신세대의 사랑을 받아낼 수 있다”며 “추억의 향수와 신선함을 창의적으로 진화시킨 게 바이췌링의 브랜드 혁신”이라고 분석했다. 고객 가치 최우선, 디자인 개선 등을 통해 바이췌링은 장수브랜드의 재활성화 전략에 많은 시사점을 주고 있다.

권태흥 기자 thk@cn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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