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화장품 수출 1위 미국'... 두 달 연속 중국 제쳐

  • 등록 2024.09.29 23:2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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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수출 증가율 미국 80% vs 중국 –24%... ‘24년 누계 실적도 미국 1위 등극 기대감 상승

미국이 중국을 추월하며 7, 8월 연속 화장품 수출 랭킹 꼭대기에 올랐다. 이는 화장품 수출 사상 역대 최초 기록이다. 또 세계 화장품 시장 규모 1위 미국에서 한국 화장품의 ’글로벌 경쟁력 입증‘을 뜻한다. 

28일 대한화장품협회에 따르면 미국 vs 중국의 월별 수출액은 ▲ 7월 1억 7400만달러 vs 1억 6600만달러 ▲ 8월 1억 9500만달러 vs 1억 5700만달러로 나타났다. 미국과 중국 수출액은 6월 800만달러 차이로 좁혀졌다가, 7월 미국향 수출 실적이 중국을 800만달러 차이로 누르며 1위에 올랐다. 



이어 8월 미국과 중국 수출액 차이는 3700만달러로 더욱 벌어졌다. 미국 vs 중국 월별 증가율도 ▲ 7월 80% vs –16% ▲ 8월 80% vs –24%로 그 격차가 커졌다. 이런 추세라면 ’24년 누계 실적에서도 미국이 중국을 추월할 가능성이 높다. 

미국향 화장품 수출은 아마존, 울타뷰티, 월마트, 타겟, 세포라 등에서 한국의 인디 화장품을 대거 입점시키면서 변화가 감지됐다. 인스타그램, 틱톡 등 SNS를 통한 저비용, 고효율 마케팅이 효과를 보이면서 코스알엑스, 아누아, 구달, 조선미녀, 티르티르, 스킨1004 등이 매출 호조를 기록 중이다. 

게다가 색조화장품, 미용기기 등 품목이 다양해지고 온·오프 채널의 H&B 코너에 K-뷰티가 대거 등장하며 현지 소비자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이런 배경엔 미국 유통 트렌드의 변화가 있다. 뷰티인플루언서 주드 차오(Jude Chao)는 “도심에 사는 경우 외에 다수 미국 소비자들은 온라인을 통해 관심을 가진 제품을 오프라인에서 체험하기 불가능하다. 따라서 뷰티 트렌드에 민감하고 새로운 체험을 써 보기 좋아하는 소비자들은 주로 온라인 채널에서 제품을 구매한다. 올해 초 세포라 키즈 현상이 크게 이슈가 되었는데, 이는 오프라인 매장에서의 쇼핑 경험을 불편하게 만드는 요소가 됐다“라며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글로벌 코스메틱 포커스 7호(미국)에서 인용)

아시아 뷰티 제품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예스스타일(YesStyle) 등장, 올리브영 글로벌 웹사이트의 인플루언서와 파트너십 등은 온라인에서 K-뷰티 활성화를 불러왔다. 예를 들어 티르티르는 레드 핏 쿠션 파운데이션 캠페인을 통해 피부 컬러 범위를 크게 확장하고 인플루언서의 조언을 담은 개선된 제품을 증정하는 이벤트로 유튜브, 틱톡, 인스타그램 등에서 화제를 모아 인기 제품이 됐다. 

K-뷰티의 경우 틱톡, 인스타그램에서 인플루언서들이 제품을 매력적인 비주얼과 트렌디한 사운드로 소개하는 짧은 동영상이 홍보 수단이고, 알고리즘이 아닌 특정 인플루언서의 게시물로 알게 되는 사례가 많았다. 이젠 대형 소매채널에서 쉽게 K-뷰티를 찾아볼 수 있어 원산지로 미국 소비자의 이목을 끌기 어렵다는 진단도 나오고 있다.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은 ”브랜드만의 차별화된 독특한 포뮬러와 브랜딩이 필요하다“고 분석하고 있다. 즉 너무 많은 한국 브랜드들이 ➊ 클린, 심플, 비건을 키워드로 비슷한 콘셉트 ➋ 특정 성분을 동일하게 사용하면서 몇 가지 식물 추출물만 바꾼 유사한 제품 ➌ 깔끔하고 미니멀한 스타일이 난무하며 브랜드가 지향하는 이미지, 패키지 디자인 등에서 뚜렷한 차이점을 발견하기 어려움 등이 약점으로 지적된다. 이는 경쟁이 치열한 미국 시장에서 눈에 띄기 어렵다는 비판이다. 

그럼에도 올해 하반기 미국향 수출엔 유리한 여건이 조성되고 있다. 당장 10월 8~9일 아마존 ‘프라임빅딜데이’에 관심이 모아진다. 아마존의 유료 멤버십 프라임 회원을 상대로 한 대대적인 할인행사인데, 작년에 한국 화장품이 순위 상위권에 코스알엑스가 이름을 올리며 주목을 받았다. 

코스트코의 10월 할인 행사에 이어 블랙프라이데이 등 빅 세일이 연말까지 계속 이어질 예정이어서 한껏 기대를 모으고 있다. 기업들도 ‘물 들어올 때 노 젓기’ 위해 맹렬하게 대시 중이라는 소식이다. 

화장품 수출은 2014년 첫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한 이래 중국 특수에 이은 침체기를 불과 1년만에 극복하고 2024년 미국·일본·유럽 등 선진국에서 활로를 찾는 놀라운 회복력(resilience)을 보여주고 있다. 


권태흥 기자 thk@cn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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