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코로나 3년, 300억 매출 올린 30대 사장의 ‘분투기’

2022.12.19 22:27:44

[인터뷰] BGT Company 김병수 대표...‘릴레이션십(relationship) 마케팅’으로 일본 유통채널 개척, “불가능은 없다” '한일 뷰티 연합 플랫폼' 내년 출범 예정

뜨거운(hot) 일본 화장품시장에서 창업 3년여 스타트업 30대 대표가 300억 원대 매출을 올려 화제다. 2019년 4월 설립한 비지티컴퍼니(BGT Company, 대표 김병수)가 화제의 기업으로 올해 10월까지 누계 매출은 287억원, 월 10억대 매출고를 자랑한다. 코로나 직전 일본에 상륙 후 여섯 차례의 대유행 속에서 이룬 성장이어서 ‘놀랍다’는 평가다. 



사실 김병수 대표는 중국어과를 나온 10년여 경력의 중국통. 하지만 사드 보복이 그의 행로를 바꿔 이젠 일본통으로 화려하게 변신 중이다. 그는 “해외본부장으로 근무하면서 트렌드가 빠르게 변화하고 가격경쟁이 심해지는 등 중국 시장이 급변했다. 많은 기업이 베트남이나 동남아로 옮겨 갈 때 고민 끝에 세계시장 3위인 일본을 택했다”라고 말했다. 

“어디로 가는지 모르면, 가고 싶지 않은 곳으로 간다.” 이는 BGT컴퍼니의 비전이다. 김 대표는 선진시장에서 승부를 걸고 글로벌 진출로 빠르게 발전하고 싶었다. 

김 대표는 경쟁우위에 서기 위해선 전략보다 비즈니스 모델이 중요하다고 봤다. 시장에서 포지셔닝도 중요하지만 경쟁사가 모방하고 비슷한 상품군이 즐비한 상태에선 마케팅이 통하기  어렵다. 성공할 것 같던 전략도 기업이 가진 한계에 부닥쳐 생각대로 진행되기 어려웠던 점도 고려했다.

성공한 기업은 전략이 강한 게 아니라 전략을 뒷받침하는 내부 구조가 단단해야 한다. 성과를 올리는 과정에서 전략과 구조 사이에 선순환이 생기는 비즈니스 모델이다. 김 대표는 “영업+물류+온라인사업+경영지원이 생물처럼 살아 움직여야 한다”고 믿는다. 그래야 전략의 적합성과 실현 가능성, 전략의 질이 높아진다. 

BGT컴퍼니의 일본 공략은 ▲채널 관계성 이용 ▲공급체인 변경 ▲제휴처 레버리지의 3대 전략으로 추진된다.  

먼저 일본 유통시장을 뚫으려면 잠재 고객과 특별한 관계가 있는 채널과 맺어져야 한다. 사람과 사람 간 관계를 잘 활용하면 경쟁사보다 우위에 설 수 있고, 또 선점할수록 유리하다. 

김병수 대표는 “일본은 이다료코쿠도, 아라타 등 총판과 수천여 개 점포 체인망을 갖춘 백화점·드럭스토어·버라이어티·잡화의 구조다. 매장과 벤더와의 관계 설정이 중요하다. 또한 온라인마켓도 가능하면 상위 MD와 직접 소통하며 의견을 실시간 반영해 초단위의 판매전략을 세운다”라고 설명한다. 

일일이 유통 채널을 접촉하며 첫 단추를 잘 꿰고 줄줄이 합을 맞춰가는 과정에서 김병수 대표의 세심한 인맥관리와 마음가짐이 돋보인다. 

그는 “‘내 것을 먼저 주어야 얻을 수 있다’라는 자세로 MD와 소통한다. 시간·자금·노하우 등 아무것도 주지 않고 얻으려고 하면 상대방은 금방 눈치를 챈다”라며 “지금은 내가 잃은 것 같지만 항상 더 많이 얻어왔다”고 강조한다. 물론 경쟁이 치열하다보니 오래 관계를 유지하는 게 예전 같지 않지만, 일이 성사되도록 ‘소통에 열심’이라고 김 대표는 말한다.    



둘째, 채널 구축 이후 김병수 대표는 ‘공급체인 변경’에 엄청난 공을 들인다. 이는 경쟁사나 업계 기준과 다르게 BGT컴퍼니만의 리드타임, 커스터마이징, 가격 등을 차별화하려는 노력과 신뢰 쌓기다. 이를 위해 BGT컴퍼니는 △젊은층에 맞는 제품 구색 맞추기 △온라인 상세 페이지 꾸미기 △체험단 운영 △SNS 홍보 △3PL 배송 △약사법에 맞는 라벨링 △바코드 위치와 재활용 표기 등 친환경 강조 △수입통관 대행, 컨설팅 진행 등에서 끊임없는 혁신을 시도한다.

김 대표는 “일본 기업의 특징은 리스크 회피다. 쉽게 말해 책임을 지지 않으려 하니 밀당 시점에서 답답할 때가 있다. 그래도 조금 잃더라도 최대한 맞춤형으로 가다보니 이젠 따라와 주더라”라며 미소를 지어보였다. 또 그는 “고객사를 위한 ‘가치의 창조‘가 중요하다. BGT컴퍼니만의 ‘일본 진출 A to Z 업무 지원 및 현지화 정착’ 프로그램으로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하고 있다”고 강조한다. 

셋째 김병수 대표는 내년 1월 수입통관자격증 취득을 계기로 ‘BGT컴퍼니 한·일 연합 플랫폼’을 출범한다. 이른바 노하우를 가진 ‘제휴처 레버리지’를 활용해 시장 진입과 성장 가속을 꾀하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한국 브랜드사·제조사와 일본 벤더 간 소통채널을 오픈할 예정이다. 

김 대표는 “현재 일본 화장품 유통시장은 ①머니(money)→마니아(mania)로 중심축이 이동하는 단계 ②코로나 이후 소비자의 오프라인(첫 구매)→온라인(재구매) 경향 ③큐텐의 메가와리(대규모 할인) 성공에 라쿠텐(이벤트 대거 준비)·아마존(포인트 제도와 빠른 배송시스템 도입)의 반격 ④기존 벤더(이다, 오오야마)의 부진과 신규 벤더(아라타, 포라이트, 파르타쿠)의 도전 ⑤드럭스토어의 H&B매장 변경, 어패럴의 한국 브랜드 유치(전용 사이트 운영), 면세점의 드럭스토어 변신 등 요동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 코스메를 취급하려는 유통채널의 확대는 K-뷰티에겐 기회이지만 △높은 운영비용 △낮은 이익률 △타나와리(판매부진 시 1개월에도 시즌 아웃) △일본만의 거래조건(최장 90일의 운영 코스트) 등 어려움이 예상된다는 분석이다. 

김병수 대표는 “BGT컴퍼니는 △일본 현지 브랜딩 △온·오프라인 마케팅 전개 △물류·배송 △일본 수입통관·물류 대행 △로컬 컨설팅 등 탄탄한 내부 구조를 갖추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유통채널과 탄탄한 관계(relationship)를 맺고 있다”라며 “고객사들이 BGT컴퍼니를 레버리지로 삼아 일본 사업의 성공 방정식을 쓰기 바란다”라며 희망을 전했다. 

PS. 김병수 대표는 ‘좋은 생각’의 선한 영향력을 믿는다. 그의 뜻은 네이밍과 로고에도 묻어 있다. BGT란 'Bungsoo's Good Thinks'의 약자. 그는 “B가 Beauty, Beyond의 뜻도 있다. 굳이 이름을 넣은 건 ‘좋은 생각’을 늘 되새김하기 위해서”라고 의미를 더했다. BGT 로고는 하늘(스카이 블루) 동물·사람·지구(그린) 바다(다크 블루)의 3색이다. 30대 젊은 수출기업가의 포부가 드러난다. 

권태흥 기자 thk@cn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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