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후 中 신문화 ”비즈니스 기회로 활용“

2021.07.13 13:20:08

탄막 및 클라우드 문화·전통과 충돌하는 식탁 신문화 등 소비패턴 변화에 주목
공중위생과 프라이버시권 충돌 등 인식 변화

“코로나19로 촉발된 중국의 사회·문화 변화가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고 있으며, 이를 비즈니스 찬스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최근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중국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다방면에 걸쳐 다양한 변화를 불러오고 있다”고 전했다. (코로나19 이후 중국의 분야별 변화와 시사점) 



정치면에서는 당-국가체제의 적응력이 나타나며 ‘결집효과’가 두드러졌다. 코로나19 책임론을 둘러싸고 미·중 갈등과 경쟁은 확대 중이지만 협상은 축소되고 있는 실정. 이 때문에 강대국의 글로벌 리더십이 약화되며 ‘각자도생’을 확인시켰다고 분석했다. 

경제면에서는 중국 중심의 글로벌 가치사슬(Global Value Chain)이 미국 주도로 재편되면서 중국 기업들이 아세안에 생산기지를 구축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활로가 막힌 수출품의 내수전환을 적극적으로 시행하고, 역내 산업의 공급사슬 확충을 추진하고 있다. 

이런 거시 변화 속에 화장품 업계가 주목해야 할 부분은 ▲방역 과정에서의 국민 사생활(프라이버시)권 제한과 침해 ▲분찬제(分餐制)와 공용 수저 사용 문화 확산, 음식 낭비 줄이자는 사회적 운동 ▲사회적 상호작용과 소통방식 변화, 탄막(彈幕)과 클라우드 문화(云互动) 등이다. 

연구원은 “중국의 새로운 문화와 소비 패턴에 따른 수요 변화를 대중국 비즈니스 전략 수립에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먼저 코로나19는 중국 정부에 방역과 경제회복이라는 이중 과제를 안겨줬다. 코로나 초기 공중방역 위생을 위해 대대적인 역학조사를 실시하면서 공민(국민)의 프라이버시권 제한과 침해가 빈번히 발생했다. 이 과정에서 개인정보 공개, 대중의 알 권리와 프라이버시권의 충돌, 방역과 프라이버시권의 우선 보호 순위 등의 문제가 불거졌다. 

시진핑 주석은 “방역이 어려울 때일수록 법률에 따른 방역을 견지하여야 한다. 법제도 내에서 역학조사가 원활히 진행될 수 있다”라고 강조한 바 있다. 향후 개인의 프라이버시권 보장을 위한 기본원칙, 개인정보의 수집 및 공개 주체의 명확화, 알 권리 보호경계의 명확화 등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진행되리라는 전망이다. 이와 함께 감염이 확산하는 과정에서 인터넷상의 유언비어와 가짜뉴스, 비과학적 정보 등이 만연했는데, 중국 정부는 인터넷 관리·감독을 강화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언론 자유 요구를 잠재우는 구실로 삼았다. 



코로나19는 중국 사회에 신문화를 발생시켰다. 음식문화에서 분찬제(요리를 1인분씩 나누어 따로 먹는 형식)와 공용 수저(공용 젓가락과 숟가락) 사용이 전국적으로 추진 중이다. 이는 비용증가(식기 설비 지출+노동량 증가) → 음식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면서 소비자의 발길을 돌리게 만들었다고 전하고 있다. (성균중국연구소, 진신 책임연구원 자료 인용)

하지만 소규모 음식점과 식당, 길거리 가판대 등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은 분찬제와 공용 수저 사용에 소극적이다. ITTIME(全拓数据)의 설문조사(‘20.5월)는 분찬제 찬성 39% 공용수저 53% 찬성으로 나와 바꾸기가 쉽지 않음을 보여준다. 네티즌들은 “식사 중에 젓가락을 계속 바꿔 쓰는 것이 번거롭고, 자칫 잘못 사용할 수 있어 더 큰 불편을 초래할 것 같다”, “긴장하면서까지 밥을 먹고 싶지 않다”, “서로에 대해 거리감이 느껴져서 식사 분위기가 깨지고 섭섭함을 느낀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대체로 외식 때는 공용수저 사용에 동의하지만, 가정 내에서는 필요 없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이 나타났다. 



중국의 전통문화는 식탁은 배를 채우고 식욕을 충족하는 공간이자 친밀한 가족관계를 만들고 소통하면서 인간관계를 개선하며 비즈니스에서 우호적 분위기를 만드는 장소로 인식한다. 즉 중국인은 식사 외에 ‘정’을 나누는 공간으로 인식하는 문화를 가지고 있다. 중국의 음식이 색향미의형(色香味意形: 색·향·맛·의미·형태)을 추구하는 것도 이런 인식 때문이다. 

그렇지만 ‘혀끝 안전’(舌尖上的安全)을 중시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높아지고, 방역 필요성이 제기됨에 따라 중국의 식탁에서 점차 분찬제와 공용 수저 사용이 늘어나는 추세다. 산둥성은 ‘외식업체 분찬제 디자인 가이드라인’(餐饮业分餐制设计实施指南)을 발표해 공용 수저 디자인을 쉽게 구분하도록 했다. 그런데도 거부감을 나타내는 사람도 적지 않다. 

이런 현상은 동조문화가 강한 중국 사회에선 개인 의사보다 다수 흐름에 따르는 경향이 뚜렷해 신문화를 받아들이는 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라고, 보고서는 전하고 있다. 

지난해 8월 시 주석이 “음식 낭비 현상에 가슴 아프다”라는 발언 이후 시작된 음식 낭비 줄이기 운동(反浪费·光盘行动)도 코로나19로 자칫 식량 확보에 대한 불안감을 반영한다는 해석도 있다. 음식 배달도 방역 조치로 외부인의 거주지 출입 제한함에 따라 위생 조치를 갖춘 ‘스마트 음식 보관함’이 등장했다. 

엄격한 외출 규제로 4050세대의 네티즌이 폭발적으로 증가, 생활의 온라인화가 젊은 세대에서 전 세대로 급속히 확산한 것도 코로나19 영향이다. 이로 인해 온라인 경제의 새로운 고객층이 대거 등장했다. 



재택근무의 경우 앱(Ding Talk 钉钉)을 통해 출퇴근 표시한 이용자가 일일 평균 2억 명을 넘기도 했다. 온라인 진료 이용자도 전년 대비 17배나 증가했다. 

주목해야 할 커뮤니케이션 방식의 변화가 탄막 문화다. 탄막이란 시청자가 영상을 보면서 생각이나 기분을 댓글 형식으로 올리는 것인데 이것이 화면에 영상과 함께 흐르면서 다른 시청자와 공유하게 된다. 주로 영상물에 대한 시청자의 생각과 느낌, 평가인데 그 자체로 영상 작품의 일부분이 되고 있다. 때로는 영상보다 탄막 내용이 더 재미있어서 시청률을 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탄막 문화는 영화·드라마·애니메이션·예능 프로그램 등 전통 영상뿐만 아니라 각종 생방송 및 개인 라이브 방송에도 활용되고 있다. 

클라우드 문화는 인터넷 라이브에서 타인과 어울리는 활동을 말하는데 클라우드 술자리(云喝酒), 클라우드 클럽(云蹦迪), 클라우드 면접(云招聘), 클라우드 공부방(云学习 등 다양한 클라우드 놀이가 생겨나고 있다. 클라우드 결혼식에서는 수백만 명의 네티즌들이 온라인 결혼식에 참석해 함께 축복해준다. 실제 한 커플 결혼식은 비리비리를 통해 470만여 회의 시청 횟수와 15만여 건의 축하 메시지라는 기록을 남겼다. 

연구원은 “코로나19를 계기로 중국에서 새로 등장하거나 더욱 확대되는 문화에 대해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문화는 다양한 영역에 걸쳐 장기적으로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중요한 사회적 요소이기 때문에, 이를 비즈니스 기회로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권태흥 기자 thk@cn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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