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경산업, 화장품 상장 ‘저주’ 풀고 ‘꽃길’ 열다

2018.03.23 09:43:59

올해 화장품주 첫 상장 22일 ‘애경산업’ 공모가, 시초가 대비 6000원 ‘급등’ 3만4000원 마감 기염, 2017년 연이은 화장품 ‘상장 저주’ 사슬 끊어

2017년 ‘상장의 저주’로 증권가 입성을 미뤄온 화장품 기업들에게 ‘애경산업’이 ‘꽃길’을 선물했다. 올해 첫 화장품 상장사이자 코스피 1호 애경산업이 투자자들의 매수를 이끌어내며 쾌조의 스타트를 보였다.  



상장 첫날인 22일 애경산업은 3만40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시초가 대비 6000원, 21.43% 급등하면서 60년 전통 생활뷰티 기업의 저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공모가가 2만9100원으로 상장 전 저평가 됐고 시초가는 3.2% 낮은 2만9000원으로 출발했으나 한때 3만5500원까지 상한가를 치며 반등에 나섰다. 작년 3분기 기준 애경산업의 매출액은 4406억원으로 치솟았는데 화장품 부문의 가시적인 실적이 투심을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된다.

사실 애경산업의 이번 성과는 사드 보복으로 인한 작년 화장품 상장사의 ‘저주’를 풀었다는데 남다른 의미가 있다. 작년 한해 증권가의 화장품 기대주가 상장만 하면 줄줄이 고배의 잔을 마셨다. 중국 사드 보복이 투자의 불신을 키워서다.

2017년 화장품 상장 시작을 알린 ‘에스디생명공학’의 공모가는 1만2000원. 상장일인 3월 2일 1만5200원의 시초가는 성공적인 데뷔를 전망케 했다. 그러나 종가는 1만2200원, 시초가 대비 3000원 하락했다. 

7월 12일 상장된 ‘아우딘퓨쳐스’는 공모가 2만6000원 대비 2600원 떨어진 2만3400원으로 시작해 100원 더 떨어진 2만3300원으로 장을 마감했고, 12월 7일 상장한 씨티케이코스메틱은 공모가 5만5000원에 청약경쟁률 145.75대 1을 기록하며 화제를 모았다.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시초가는 4만9500원으로 출발했고 종가는 7200원 폭락한 4만2300원을 기록하며 큰 실망을 안겼다. 

사실 상장 전 애경산업을 향한 투자자의 심리는 걱정과 기대 사이에서 엎치락뒤치락했다. 애경산업 관계자는 “IR설명회 자리에서 애경산업을 향한 질문 중 ‘잘 될 수 있겠냐’가 다수였다”고 밝혔다. 이어 “22일 코스피 입성 결과를 만족스럽게 평가하고 있다. 이는 최근 상장을 진행한 화장품 기업과는 애경산업이 다른 행보를 보였기 때문”이라 덧붙였다.

22일 애경산업 측은 장을 마감하면서 △60여 년 역사의 생활용품사업이 탄탄한 기반이 됐다는 점 △이 기반을 토대로 최근 화장품 사업이 급성장하고 있다는 부분에서 투자자에게 ‘기존 원브랜드 기반 화장품 상장사와 차별화를 지녔다’는 인식이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현재 애경산업은 자체 R&D센터, 디자인센터, 생산설비 등 화장품에 최적화된 인프라를 오래전부터 구축했다. ODM 방식의 타 브랜드와의 변별력을 인정받은 것. 자체 개발·생산한 AGE 20’s의 ‘에센스 커버 팩트’는 2016년부터 1000억원 매출을 돌파하며 베스트셀러로 등극했고 홈쇼핑과 백화점, 면세점에서 꺾이지 않는 눈부신 성장세를 기록 중이다. 올해 상반기에는 더마‧링거 성분 에스테틱 브랜드 ‘더마브랜드(가칭)’와 친환경 코스메틱 브랜드 ‘FFLOW’ 신제품 출시로 ‘견미리 팩트’의 매출 편중을 분산할 예정이다.  

특히 최근 ‘한중 화해 분위기 조성’ 시점에서 중국향 수출 확대 가능성도 한몫했다. 화장품과 생활용품의 중국 수출은 2014년 115억원을 기점으로 164억원(2015), 351억원(2016), 455억원(2017 3분기 기준) 꾸준히 성장했다. 중국 시장 공략을 결정한 애경산업은 작년 9월 ‘중국 상해 현지법인’ 설립을 통해 AGE 20’s와 루나 브랜드 인지도 확산에 나섰다. 이 외에도 온라인, H&B스토어 등 유통 채널 확대도 적극적이다.

올해 상반기 최대어로 꼽힌 애경산업의 현재 시가총액 8882억원. 화장품 실적을 앞세운 고상장과 함께 ‘2020년 1조원 클럽 가입’ 예고 축포가 터졌다. 덤으로 화장품 ‘상장의 저주’ 사슬도 끊어졌다. 움츠린 화장품주 IPO 러시 재개 포문을 애경산업이 열었다.
차성준 기자 csj@cncnews.co.kr
Copyright ©2017 CNCNEWS. All rights reserved

PC버전으로 보기

씨앤씨뉴스 I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서울, 아52335 I 등록일자: 2019년 5월 14일 제호: CNC News 주소: 서울시 강남구 테헤란로28길 42, 101호(역삼동, 씨엘빌딩) 발행인: 권태흥 | 편집인: 권태흥 | 전화번호 : 02-6263-5600 광고·문의: 마케팅국 02-6263-5600 thk@cncnews.co.kr Copyright ©2019 CNC News.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