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보복 장기화 대비 신전략은?

2018.03.05 11:36:26

평창 겨울올림픽 기간 중 방한 유커 2만명 불과…시진핑 주석 마음 돌리기는 역부족
중국 웨이상, 면세점 육성 정책에 따른 변화 대응 필요

유커의 귀환 지연이 장기화될 조짐이다. 게다가 중국 소비시장의 소비율 저하와 구링허우(90后)의 가성비 상품 선호 현상, 웨이상의 진화 등 여건 변화에 따라 화장품 업체들도 새로운 전략이 필요해 보인다.


본지가 조사한 2017년 화장품 상장사 26개의 성적표는 붉은 행렬 일색이었다. 영업이익은 LG생활건광과 제이준코스메틱의 단 2개사를 빼고 큰 폭의 감소 또는 적자전환을 기록했다. 매출액 또는 손익구조 30% 이상 변동 업체만도 20개사에 달했다.


원인은 똑같이 △사드 이슈로 인한 매출액 감소 △중국 관광객 감소에 따른 면세채널과 관광상권 매출 하락이다. 이밖에 브랜드숍은 H&B숍과의 경쟁 심화를, ODM사는 해외 진출 사업의 고정비 증가 등을 이유로 들었다.




특히 의외의 실적을 보인 건 ODM, 부자재 업체들이다. 작년 초만 해도 사드 타격에서 비켜갈 것으로 모든 증권사가 예측했으나, 영업이익 하락은 피해가지 못했다. 한국콜마가 한자릿 수 감소일 뿐 코스맥스, 코스메카코리아, 연우, 코스온, 제닉 등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2017년 실적 부진을 가져온 사드 보복 외 중국 소비시장의 변화도 주목된다. 중국 실적 회복을 위한 전제 조건은 세 가지다. 첫째가 유커의 귀환인데, 한국만의 희망(?)에 그칠 가능성이 커졌다. 평창 겨울올림픽에 고작 2만명 정도 방한한 것으로 집계됐다. 차기 동계올림픽 개최지가 베이징이라는 점에 비춰볼 때 상당히 실망스런 숫자다. 작년 12월 한·중 정상회담 후 겨울올림픽 기간 동안 무비자 입국 특혜를 내걸었지만 백약이 무효가 됐다.


최근 열린 중국의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 시진핑 주석의 장기집권을 두고 ‘1인 절대권력’체제에 대한 해외의 우려가 크다. 문제는 사드 보복이 시 주석이 내린 결정이라 한한령이 풀리지 않는다는 점이다. 또 미국 견제와 북미 대화를 위해 한국 정부의 행동을 보고 결정하겠다는 다분히 레버리지 효과를 노린다는 점에서 유커 관광금지 전면 해제는 상당 기간 지속될 가능성도 있다.


둘째 웨이상이다. 올해 1월 면세점 매출과 외국인 객단가는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외국인 이용객 수가 전년 동기 대비 20% 줄었음에도 면세점 매출액은 13억 8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외국인이 10억 6900만달러, 내국인이 3억 11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1%, 19% 상승했다.


면세점 이용객은 외국인이 134.6만명으로 내국인(268.1만명)의 절반에 불과하다. 이용객은 절반으로 줄었는데 매출은 3배가량 뛰었다. 바로 따이공 때문이다.


셋째 중국 내 면세점 육성정책이다. 중국인들은 한국에 오지 않아도 중국 내 채널이 다양해지면서 좋은 상품을 구매할 수 있게 됐다. 메리츠증권 양지혜 연구원은 “웨이상은 개인 네트워크 위주의 대리구매에서 신뢰와 정품 보장을 내걸고 직접판매 채널로 바뀌고 있다. 또 중국 정부의 자국 면세점 육성 정책에 따라 해외직구가 성장하고 있다. 중국의 대표적인 면세기업인 CITS(China Internatio nal Travel Service)의 실적이 큰 폭으로 개선된 점이 반증한다”고 전했다.


중국 현지 업체 관계자는 “중국 소비자들도 한국 화장품 정보를 소상히 알고 있고, 웨이상도 데이터 기반 구매 대행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중국 진출 시 한국 내 판매 실적을 요구하는 수입상이 많다”거나 “웬만한 품질 수준은 중국 로컬 브랜드가 다 따라잡아서 한국 제품이라고 무조건적으로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는 게 대체적인 전언이다. 특히 중국 소비자의 가성비 상품 선호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는 게 중국 방문 관계자의 얘기다.


중국 소비시장이 소득수준 향상과 소비 업그레이드, 중국 정부의 내수 위주 성장정책으로 큰 변화를 맞고 있다. 막연히 유커의 귀환을 기다리기보다 내적 경쟁력 향상이 더 필요해 보인다.


권태흥 기자 thk@cn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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