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과 의약품 융합 매치메이커

2018.01.17 10:32:10

[인터뷰] 비앤피코리아(B&P KOREA) 배노을 대표…히알루론산·연어DNA·경피흡수제형 설비 및 관련 특수포장재 공급
‘거래의 원칙’은 상호 이익, ‘거래의 기술’은 바둑의 포석과 비슷

식품-화장품-의약품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융합의 시대다. 먹고(Inner Beauty)-바르고(Cosmetic)-필러(Filler)로 피부 관리하는 복합 처방이 유행이다. 새로운 비즈니스 창출을 위해 업종 간 구분은 사라지고 이합집산과 합종연횡이 활발하다. 최근 LG생활건강이 태극제약을 인수한 사례가 그것이다. 


이번에 CNCNEWS가 인터뷰를 진행한 비앤피코리아(B&P KOREA) 배노을 대표는 제약사 출신으로 의료기 화장품분야까지 산업 및 업종 간 융·복합 흐름 중간에서 컨트롤하는 매치메이커(Matchmaker)다.




배 대표는 “최근까지 국내시장에 주로 의료기·제약등급으로만 판매되던 프랑스산 연어DNA(PDRN)를 화장품 시장에 판매확대를 위하여 화장품 등급의 ‘PDRN 1% 솔루션’ 제품을 기획중이다. 연어의 정액 또는 정소에서 추출·가공한 DNA인 PDRN(Polydeoxyribonucleotide)은 인대·힘줄·피부 등 몸속 조직 재생과 염증완화에 특별한 효과를 낸다”며 “제약사 경험을 살려 히알루론산·PDRN 등 글로벌 최신 소재를 화장품업계에 소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근에는 화장품원료사에서 제약바이오 사업 확대를 모색 중인 큐젠바이오텍(대표 이종대)에  다당류인 베타글루칸의 화장품+의약품 사업화의 융합 컨설팅을 진행하기도 했다.


매치메이커는 원래 ‘결혼 등을 중매하는 사람’이란 뜻이지만, 배노을 대표에겐 “같은 것을 원하는 수요와 공급을 정확히 매칭해 주는 사람”이다. 그의 ‘거래의 원칙’은 양쪽 모두 이익이 되는 것이며, ‘거래의 기술’은 접촉할 수 있는 기회다.


그가 단순 브로커와 다른 점은 양쪽의 일치된 이익 외에 제3의 가치 창출이다. 배 대표는 “거래처인 프랑스 제조사가 화장품용으로만 소량 팔던 PDRN원료를 제약과 의료용으로 확대해 국내 제약사에 납품계약을 성사시키고, 추가로 히알루론산 원료까지 프랑스사 공급계약을 맺어 양사 모두 끈끈하며 지속적인 파트너십을 맺을 수 있었다”며 “에이전시나 무역업체는 단순히 계약이나 거래만으로 끝나서는 안되고 양사의 비즈니스 모델을 관찰해 윈-윈 아이템을 발굴, 상호필요로 하는 것을 절충하고 해결하도록 아이디어를 제공해야 한다”고 했다. 그래야만 비즈니스의 연속성과 유대를 가져갈 수 있다고 강변한다.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화장품 기업들의 소재 전쟁도 007 작전 못지않다. 배 대표는 “매치메이커에게 기회가 오는 경우는 △구매처에서 의뢰받거나 △에이전시가 소싱해서 국내에 소개하는 두 가지 경우”라고 설명한다. 전자는 구매처에서 구하기 어려운 관계로 난이도가 높다. 후자는 수요를 찾아다녀야 한다. 둘 다 어렵다. 이럴 때 배노을 대표는 과학(Science)보다는 네트워크를 활용한다.


그의 링크드인(Linked-IN) 친구 또는 팔로워 수는 약 1만 5000명에 달한다. 코스메틱·파머슈티컬·메디컬 등 종사자라면 친구를 맺고 상호 산업정보를 교환한다. 질문과 요청도 많이 받는다. 원료 구해 달라, 이런 원료 팔아 달라, 연락처를 가르쳐 달라 등 정보 홍수 속에서 그는 알토란같은 원료를 찾아낸다.


배 대표는 “IT 네트워크를 최대한 활용한다. 할랄이나 코셔 인증 등 확인 사항도 많다. 업무 외 시간이나 모임 중에도 틈틈이 대화를 나누고 기회를 엿본다. 비즈니스 기회는 역시 발품이 우선이다”라고 말한다. 그는 파트너사, 전시회, 학회 등 출장이 잦다. 정보와 트렌드를 놓치면 그만큼 기회가 줄기 때문이다.


그의 출장은 출장계획을 제본한 한권의 책으로 만들면서 시작된다. 비행기 항공권·현지교통편 및 숙박예약정보부터, 관련 이메일·브로슈어·자료·출장일정·협의 내용·샘플·각종 보고서 등을 준비하고 갔다 오면 결과 보고까지 책 한 권이 뚝딱 만들어질 정도로 꼼꼼하고 치밀하게 작성한다.




배노을 대표는 “파트너를 만나면 축구나 취미 등으로 대화를 시작하기도 한다는데, 실제로는 비즈니스 얘기를 충분히 하는 게 좋다. 비즈니스를 주제로 한 대화로 서로 친해지면서 친구가 되기도 한다”고 했다. 그는 “유럽·미국 파트너들은 한국의 산업 현황과 주요 회사, 아이템 등에 대한 정보를 원한다. 소소한 것(Micro)부터 큰(Macro) 것까지 둘 다 꿰고 있어야 바이어나 셀러가 좋아한다”고 전했다. 매치메이커라면 산업 전반에 걸쳐 정보가 풍부하다는 인상을 주어야 한다고.


이렇게 해서 100건의 비즈니스 진행을 하더라도 실제성사는 불과 한 자릿수에 머문다. 하지만 그 희박한 성공률을 위해서 하루에 많을 땐 40~50통의 이메일을 쓰고 1시간 단위로 국제화상회의를 진행한다. 주요 거래선인 유럽과는 시차로 밤낮이 따로 없다. 틈틈이 저녁이나 야간에도 유럽 거래선 요청에 실시간으로 응대한다.


배 대표는 사업을 하면서 수많은 실패를 경험했다고 한다. 하지만 나중에 깨닫게 된 것은 실패한 시도들이 시간낭비가 아니라, 설령 실패하고 성사되지 못한 비즈니스도 훗날 작은 포석이 되어 심지어 연쇄반응(Chain Reaction)으로 사업기회를 준다는 것이다.




아이큐어 근무 때 배운 의약품 경피흡수제형(Plaster, Patch) 덕분에 독일 설비회사 하로회프리거를 알게 됐고 이어서 스위스 미세먼지방지제품을 만드는 회사와도 일하게 됐다, 이태리 라메플라스트(Lameplast)사 점안제 설비를 취급하면서, 다른 이태리 발매틱(Valmatic)사의 화장품 설비도 취급하게 되었고, 이렇게 여러 연관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2018년 회사의 주요 사업 아이템인 경피흡수제형 특수포장재도 취급하게 됐다“며 “당장 어쩔지 모르지만 바둑 포석처럼, 작은 돌 하나가 나중에 집이 만들어지거나 대마를 잡을 수 있는 묘수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배 대표가 유럽에서 수입하는 경피흡수제형 특수포장재는 경피흡수제형류(패치·플라스터) 포장에 쓰이는 필수 제품이다. 미국 FDA와 유럽에 등재된 특수 물질이 내면에 도포되어 있어 활성의약품원료(API)가 포장지 내면 접합층에 흡수되는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했다. 올해 국내 주요 경피흡수제형 제조 제약사에 순차적으로 납품 예정이다.


또 국내엔 최초 소개하는 필름 열성형(Film ThermoForming Sealing) 방식의 화장품 액제 주입설비를 만드는 이태리 발매틱(Valmatic)사의 국내 공식 에이전시도 맡았다. 이 설비는 소포장 단회 사용(Single Mono Dose) 제품 포장 설비로, 화장품사용자의 제품 휴대·사용·보관이 간편하고, 제조면에서 일반 사출용기제품에 비해 가격 경쟁력이 있다고 한다. “종이로 2차 포장을 하면 H&B숍의 팝(POP) 진열에 어울리는 포장”이라고 그는 소개했다.


올해 비앤피코리아의 주요 추진프로젝트는 △스위스 M+P Pharma의 미세먼지 인체흡수 방지하는 NASCUM(Nasal Dust Blocker) △ 이태리 라메플라스트사의 점안제 설비와 프랑스 HTL사 원료(히알루론산 등) △독일 하로회프리거사의 경피흡수제형 제조설비 △인도 항암제 원료 수출(펩타이드원료 Leuprolide Acetate) 등이다.


밤 새워 출장을 준비하고, 12시간 비행에 렌터카로 거래처 대표를 밤길 300~400킬로미터를  운전해 계약을 성사시킨 경험도 있다. 긴 여정과 힘겨운 시간이지만 계약 후의 성취감과 보람으로 또 다른 도전에 나선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배 대표는 그가 좋아 하는 프란시스 베이컨의 격언 ‘현명한 사람은 그가 찾은 것보다 더 많은 기회를 창출해낸다’는 경구를 인용하며 ‘도전+창의+글로벌’ 3박자를 갖춘 보건의료산업계의 비즈니스 매치메이커가 될 것”이라고 다짐했다.




비엔피 코리아 배노을 대표는…
그가 창업하고 대표로 있는 비엔피코리아 창업 전에 한독·아벤티스(외자구매)→중외제약(해외사업, 개발)→한미약품(해외사업, 라이센싱)→세원셀론텍(세포치료제, 해외마케팅)등의 기업을 거쳤고 겸직 및 컨설팅 형태로 아모젠(ODF 필름)→아이큐어(해외사업본부장) 등을 거쳤다.
중앙대 의약식품대학원에서 산업약학석사학위를 취득하고 ‘치매환자의 의약품 복용실태 및 제형 다변화를 통한 치료효율성 개선방안 연구’라는 경피흡수제형 관련 논문도 썼다.

권태흥 기자 thk@cn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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