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김강립 식약처장과 화장품업계 ‘12년 만의 해후’

김 처장, 2009년 보건산업정책국장 재임 시 현재의 화장품산업 정책 기반 쌓은 인연 회고
“정부지원 R&D의 연속성 유지와 중장기 경쟁력 확보 기반 기술 논의”

김강립 식약처장의 화장품업계와의 인연은 200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한·EU FTA협정 타결을 앞두고 피해 업종으로 ‘화장품산업’이 꼽히면서, 업계의 위기감은 극에 달했다. 그 해 화장품 수출액은 4억달러 수입액 7억달러, 무역수지는 3억달러 적자였다. 

당시 주무 국장이 김강립 보건산업정책국장이었으니, 4월 8일 아모레퍼시픽 기술연구원에서 12년만에 마련된 식약처-화장품산업계 간담회는 ‘각별한’ 분위기였다. 



인사말 서두에서 김 처장은 “공무원으로 일하면서 10년 후를 돌아봤을 때 그 당시 함께 노력했던 일이 큰 과실로써 잘 성장하는 모습을 보며, 사회의 어떤 인정보다 스스로 가지는 자부심이 가장 큰 포상이었다”라며 소회를 전했다. 감정을 자제한 담담한 톤이었지만 그는 ‘기억’이라는 말을 서너 번 반복하며 ‘공직’의 무게를 실감하는 듯했다. 

그러면서 김 처장은 “당시 서경배 회장을 비롯한 업계 인사들과 안국동의 계동사옥에서 함께 대포 한 잔 하며, 정부 입장에서 화장품업계가 버겁다는 느낌을 가졌던 것을 기억한다”라며 “어떻게 성장할 것인가, 미래에 어떤 투자를 고민할 것인가 등을 놓고 힘을 합쳤던 기억이 있다”고 했다. 

이어 “고민 끝에 도출된 게 R&D 지원, 규제 개혁이나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 같은 인프라 고민, 몇 가지 법령 개선안, 제도 정비를 통해 나름 화장품산업 성장에 도움이 됐다고 생각한다”며 오랜만의 만남에서 ‘좋은 기억’ 떠올림을 다행스러워했다. 특히 “2009년 화장품산업종합발전방안을 발표했을 때 다들 ‘꿈꾼다’고 비난을 받았다. 그런데 비난을 훨씬 뛰어넘어 성장하는 모습을 화장품업계가 보여주고…또 지난해 어려운 환경 속에서 수출이 늘어나는 것을 보고 성장기반을 갖춘 산업으로 더 강해졌다고 평가하고 싶다”는 대목에선 뿌듯함과 기대감도 읽혀졌다. 

간담회에 참석한 업계 관계자는 “김 처장은 열악한 환경에 놓였던 화장품업계에 △원료 네가티브제 실시 △책임판매업자 제도 도입 △표시·광고 완화 △포장재 규정 관련 화장품업계 의견 반영 등 화장품 산업 이해가 깊었던 분”이었다고 기자에게 귀띔했다. 

김 처장은 “오늘은 국가가 주는 책무가 당시와 달리, 축구로 비유하면 보건복지부가 공격수라면 식약처가 수비수의 역할이다. 품질 안전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 화장품산업이 국내 소비자뿐 아니라 국제적으로 국가가 보증하는 범위에서 더욱 인정받고 진출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주는 것이 기본 역할이라고 본다”며 화장품업계의 이해를 구했다. 

또한 “코로나19 와중이지만 두 부처 및 협회, 업계 관계자들이 한 자리에 모인 것은 화장품산업에 대한 정부의 기대를 반영한 것”이라며 “여러 방안을 공유하고, 거꾸로 다양한 시각에서 고민거리를 나누는 자리다. 사안에 따라 신속하게 또는 국회 및 여타 경로를 통해서 굳건하게 해결, 도움닫기를 통해 도약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라며 말을 맺었다. 

대한화장품협회 서경배 회장은 “김강립 식약처장 이하 정부 관계자와 간담회를 통해 화장품산업이 힘차게 나아가리라 믿는다. 시대는 변하더라도 사람들이 가진 아름다움과 건강에 대한 욕망은 변함이 없다. … 대한민국 화장품산업이 글로벌 뷰티산업으로 성장하면서 국격을 높이고, 경제의 한 축을 담당할 수 있도록 값진 자리가 되길 바란다”라고 화답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아모레퍼시픽 기술연구원(기흥 소재)에서 관·산·학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정부에서는 김강립 식약처장, 바이오생약국 김상봉 국장, 보건복지부 조귀훈 보건산업진흥과장, 업계에서는 서경배 회장, LG생활건강 박헌영 전무, 한국콜마 강학희 기술연구원장, 아모레퍼시픽 박영호 연구원장, 한국화장품중소기업수출협회 박진영 회장, 화장품OEM협의회 노향선 회장, 대봉엘에스 박진오 대표, 엘리드 변경수 대표, 현대바이오랜드 이춘호 전무, 대한화장품협회 이명규 부회장 등이 참석했다. 학계에서는 대한화장품학회 조완구 회장, 피부과학응용소재 선도기술개발사업단 황재성 단장, 단국대 김규봉 교수가 참석했다. 

인사말 이후 회의는 비공개로 열렸으며, 식약처는 보도자료를 통해 ‘21년 화장품 관련 주요 정책 공유 및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업계 애로사항 청취, 부처간 협업을 통한 수출지원방안을 논의했다고 전했다. 

주요 내용은 ▲화장품 원료 안전성 평가자료 제공 및 검증 강화 ▲해외 원료정보 등록비 지원 확대 ▲국내 화장품 원료 안전성 평가자료 해외 인정 범위 확대 등이다. 

당초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에서 장소가 변경되고, 코로나19를 이유로 비공개로 진행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화장품업계 현안이 언론에 제대로 전해지지 않은 점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향후 참석 인사를 통해 김강립 식약처장의 ’화장품산업 발전방안‘에 대한 구상을 추가로 취재, 보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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